아카데미·골든글러브·에미상 받은 여배우, 기후 뮤지컬로 복귀 [황덕현의 기후 한 편]

제인 폰다, 4월 22일 청소년 뮤지컬 '지구의 날' 내레이션 참여
개발 논리 저항하는 '미래세대' 그려…지역 활동과 연계 계획도

편집자주 ...기후변화는 인류의 위기다. 이제 모두의 '조별 과제'가 된 이 문제는 때로 막막하고 자주 어렵다. 우리는 각자 무얼 할 수 있을까. 문화 속 기후·환경 이야기를 통해 기후변화에 대한 관심을 끌고, 나아갈 바를 함께 고민해 보고자 한다.

지난 2023년 열린 제75회 칸 영화제에서 배우 제인 폰다가 연설하고 있다.ⓒ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황덕현 기후환경전문기자 = 제인 폰더(Jane Fonda·88)는 미국 할리우드 영화계에서 상징적인 배우다. 영화 클루트(1972년), 귀향(1979년)으로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두 차례 받았고, 골든글러브와 에미상까지 거머쥐었다. 정극은 물론 최근에는 '심프슨(심슨) 가족' '틴에이지 크라켄 루비' 등 애니메이션까지 장르를 가리지 않는 필모그래피로 미국 현대 문화에 굵은 족적을 남겼다.

2020년에는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영화 '기생충'을 연출한 봉준호 감독에게 감독상 트로피를 전달하기도 했다.

제인 폰더는 사회운동가로도 활동해 왔다. 베트남전 반대부터 핵확산 반대, 여성 인권, 그리고 기후위기 대응까지 정치·사회적 현안에 목소리를 내왔다. 2019년 이후에는 워싱턴 D.C.에서는 기후 대응을 촉구하는 시위에 나서며 여러 차례 체포되기도 했다.

이번에는 무대에서 기후 위기 심각성을 알린다. 그가 참여한 작품은 기후변화를 주제로 한 뮤지컬 '디어 에브리씽'(Dear Everything)이다. 이 작품은 오는 4월 22일, '지구의 날'에 맞춰 미국 뉴욕 브루클린 아카데미 오브 뮤직(BAM)에서 단 한 차례 공연된다. 상징성을 극대화한 단발성 무대다.

'디어 에브리씽'은 개발 논리로 사라질 위기에 놓인 숲을 지키기 위해 청소년들이 행동에 나서는 이야기를 중심으로 전개된다. 어른들은 개발 결정이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항변한다. 이에 대해 청소년 활동가를 연기하는 배우들은 공동체가 어떤 방식으로 자연과 관계를 맺어야 하는지를 음악과 서사로 풀어낼 예정이다. 작품은 기후위기를 추상적인 재난이 아니라, 각 개인이 처한 구체적인 피해이자 문제로 투영한다.

제인 폰더는 이 작품에서 내레이터 역할을 맡는다. 고령 등을 이유로 무대 위에 서진 않지만, 무대의 서사를 관통하는 목소리로 작품의 주제 의식을 극대화한다. 수십 년간 사회운동에 몸담아온 그의 이력은 작품의 메시지와 겹친다. 기후위기를 다룬 공연에 그가 참여한다는 사실 자체가 하나의 선언처럼 읽히는 이유다.

이 뮤지컬이 주목받는 이유는 '기후'를 다루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방식이 공연 예술이라는 점 때문이다. 보고서를 읽거나 통계를 접하는 대신, 관객은 노래와 이야기 속에서 기후위기를 마주한다. 디어 에브리씽은 감상을 넘어서 참여를 요구한다. 제작진은 공연을 지역 청소년 기후 행동과 연계하는 프로젝트로 준비하고 있다.

지구의 날, 단 한 번 열리는 공연은 질문을 남긴다. 기후위기는 언제까지 미래형으로만 이야기할 수 있을까. 구순을 앞둔 제인 폰더는 이를 강조하기 위해 다시 무대로 향했다. 이번에는 사랑 이야기나 개인의 서사가 아니라, 우리가 함께 살아갈 행성의 이야기를 꺼내 들었다.

황덕현 경제부 기후환경전문기자.ⓒ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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