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 가습기 참사 막는다…정부, 생활화학제품 전 주기 관리 강화

온라인·직구·복합노출 위험요인에 제조·유통·사용 세분화 관리
AI 활용 온라인 유통망 감시…QR코드제공 추진·수어·점자도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은 국회 의원회관 제1세미나실에서 피해자단체 대표들을 만나 간담회를 가지고, 피해자·유족에게 사과했다. 이 자리에는 더불어민주당의 안호영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위원장도 참석했다. 사법부 판결 이후 장관이 직접 피해자·유족에게 사과한 것은 처음이다. 2025.8.6/뉴스1 ⓒ News1 황덕현 기후환경전문기자

(서울=뉴스1) 황덕현 기후환경전문기자 = 제2의 가습기살균제 참사 등 화학제품 사고를 막기 위한 관리 강화안이 공식화됐다. 제조부터 유통, 사용까지 전 과정을 다시 조여 생활 속 화학물질 사고를 구조적으로 차단하겠다는 구상이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15일 오전 국무총리 주재로 열린 제9회 국가정책조정회의에서 '제2차 생활화학제품·살생물제 관리 종합계획'(2026~2030)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가습기살균제 참사 이후 도입된 관리 체계를 한 단계 끌어올려, 유사 피해의 재발 가능성을 제도적으로 차단하는 것이 핵심이다.

정부는 2019년 ‘생활화학제품 및 살생물제의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을 시행한 뒤, 1차 종합계획(2021~2025)을 통해 총 43개 품목, 약 20만 개 생활화학제품을 유통 전에 점검해 왔다. 연간 제조·수입량 기준으로는 17억 개에 달하는 제품이 관리 대상이었다. 살균제·살충제 등 살생물제품은 승인제도를 통해 안전성과 효과·효능 검증을 받도록 했고, 법 시행 이전에 유통된 물질과 제품도 순차적으로 재평가해 왔다.

2차 관리 종합계획…직구·융복합 제품·복합노출 선제 대응

2차 종합계획은 시장과 사용 환경이 빠르게 변하고 있다는 점을 전제로 한다. 온라인·해외직구 확대, 전자기기와 결합한 융복합 제품 증가, 복합 노출 가능성 확대 등 새로운 위험 요인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겠다는 방향이다. 이를 위해 제조·유통·사용 단계별로 관리 수단을 세분화했다.

제조 단계에서는 살균제·살충제·보존제 등 15개 전 제품 유형에 대한 살생물물질·제품 승인평가를 2032년까지 완료해 미승인 물질과 제품을 단계적으로 퇴출한다. 자동차·가전·섬유처럼 일상 접촉이 잦은 제품을 생산하는 주요 업종을 중심으로 민관 협력 안전관리 체계도 확대한다.

승인 이후에도 새로 확인된 유해성 정보나 사용량 변화를 반영해 정기 재평가를 실시하고, 내성·저항성 발생 여부를 감시하는 체계도 도입한다. 호흡 노출 가능성이 높은 생활화학제품은 안전관리 대상 품목을 2032년까지 최소 6개 이상 늘린다.

유통 단계에서는 온라인과 해외직구를 핵심 관리 대상으로 삼았다. 인공지능(AI)을 활용한 24시간 온라인 유통 감시 체계를 구축해 불법·위해제품을 신속 차단하고, 온라인 유통사에 적법제품 확인·고지 의무를 강화한다. 표시·광고 위반까지 신고 대상에 포함해 국민 참여 감시를 넓히고, 신고 포상금 제도도 확대한다.

더 쉽게 인지하게…QR코드 라벨 추진하고 장애인용 서비스·영유아 맞춤 교육도

사용 단계에서는 정보 접근성과 피해 예방에 초점을 맞췄다. 필수 정보는 크게 표시하고, 세부 정보는 QR코드로 제공하는 전자라벨 도입을 추진한다. 청각·시각장애인을 위한 수어·점자·음성 정보 제공도 병행한다.

영유아나 청년층, 고령층 등 연령대별 맞춤형 체험 교육을 확대하고, 피해 정보 수집을 자동화해 초기 대응 속도를 높인다. 살생물제품 피해구제제도는 장기 지원이 가능하도록 급여 기간 갱신을 허용하고, 화학제품 안전법 위반으로 인명 피해를 낸 범죄에 대해서는 과학적 증거가 있을 경우 공소시효를 최대 10년 연장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제도 운영 기반도 인공지능 중심으로 전환한다. 정부의 민원 서류 검토 기간을 20% 이상 줄이고, 기업의 법령 이행을 돕는 AI 어시스턴트와 24시간 챗봇 민원 응대 체계를 도입한다. 전성분 공개, 화학물질 저감 우수제품 등 ‘더 안전한 제품’ 확산을 위한 인센티브도 강화한다.

ac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