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니냐에도 꺾이지 않은 온난화…11년 연속 '가장 더운 해' 기록(종합)

세계기상기구 "2025년, 산업화 전 대비 1.44±0.13도 높아"
전 지구 해양 열용량 증가분, 2024년 세계 총 전력생산 200배

8개 국제 데이터세트로 확인한 1850~1900년 평균 대비 전 지구 연평균기온 편차(기상청 제공) ⓒ 뉴스1

(서울=뉴스1) 황덕현 기후환경전문기자 = 지난해 전 세계 평균기온이 관측 사상 역대 세 번째로 높게 기록됐다.

세계기상기구(WMO)는 14일(현지시간) 2025년 전 지구 평균기온이 산업화 이전(1850~1900년) 대비 1.44±0.13도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WMO가 분석한 8개 국제 기온 데이터세트 가운데 2개는 역대 2위, 나머지 6개는 3위로 평가됐다.

라니냐 현상이 연중 지속됐음에도 기록적인 고온이 이어졌다. WMO는 단기적인 자연 변동성이 장기적인 지구 온난화 추세를 되돌리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최근 3년(2023~2025년)은 모든 데이터세트에서 역대 1~3위를 차지했고, 2015년부터 2025년까지 11년 연속으로 관측 이래 가장 더운 해로 기록됐다.

해양 온난화도 지속됐다. 2025년 전 지구 해양 수온은 장기간 축적된 열을 반영하며 기록상 가장 높은 수준 중 하나로 분석됐다. 수심 2000m 이내 전 지구 해양 열용량은 2024년 대비 약 23±8ZJ(Zeta Joule·제타 줄) 증가했으며, 이는 2024년 전 세계 총 전력 생산량의 약 200배에 달하는 수치다. 또한 전 지구 해양 면적의 약 33%는 1958~2025년 관측 기록 중 상위 3위 이내, 약 57%는 상위 5위 이내에 들었다.

전 지구 연평균 해수면 온도는 1981~2010년 평균보다 0.49도 높아 역대 3위를 기록했다. 라니냐 영향으로 2024년보다는 0.12±0.03도 낮았지만, 장기 상승 흐름 자체는 유지됐다는 평가다. WMO는 해양이 지구 온난화로 발생한 초과 열의 약 90%를 흡수하고 있어 해양 지표가 기후 변화의 핵심 척도라고 밝혔다.

우리나라 역시 고온 경향이 이어졌다. 기상청에 따르면 2025년 우리나라 연평균 기온은 13.7도로 1973년 이후 관측 기록 가운데 두 번째로 높았다. 최근 3년이 모두 역대 1~3위에 포함됐다. 우리나라 주변 해역 연평균 해수면 온도도 17.7도로 최근 10년 가운데 두 번째로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셀레스트 사울로 WMO 사무총장은 2025년이 라니냐로 시작하고 끝났음에도 기록적인 고온을 보였다는 점을 들어, 대기 중 온실가스 축적이 폭염과 집중호우, 강한 열대저기압 같은 극한 기상 현상을 악화시키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조기경보체계 강화와 과학적 기반의 전 지구 기후 감시가 실제 대응으로 이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후정의행진에서 참가자들이 다이인(die-in)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2024.9.7/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WMO는 3월 중 최종 보고서를 통해 온실가스 농도, 해수면 상승, 빙하와 해빙 변화, 주요 기상재해 사례 등을 포함한 상세 분석을 공개할 예정이다.

앞서 유럽중기예보센터(ECMWF) 산하 코페르니쿠스 기후변화 서비스(C3S·Copernicus Climate Change Service)는 유사한 결과를 공개한 바 있다. 산업화 이전(1850~1900년) 대비 전 세계 평균기온 상승 폭은 1.47도로, 역대 최고였던 2024년보다는 0.13도 낮고, 2023년보다는 0.01도 낮았다.

지역별로는 남극이 연평균 기준 관측 이래 가장 더운 해를 기록했고, 북극은 두 번째로 더웠다. C3S는 최근 3년간 이례적 고온의 원인으로 온실가스 농도의 지속적인 증가와 해양의 비정상적인 고온 상태를 지목했다. 인간 활동에 따른 배출 증가와 자연 흡수원의 흡수 능력 약화가 기본 요인으로 작용했고, 엘니뇨와 라니냐를 포함한 해양 변동성, 에어로졸과 저층운 변화, 대기 순환 패턴의 변동이 겹쳤다는 설명이다.

ac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