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조 쏟아부은 영주댐·해수담수화시설 '애물단지' 전락
준공 이후 제기능 못해 '철거·폐쇄' 위기
- 박기락 기자
(영주·기장=뉴스1) 박기락 기자 = 1300만 영남권 주민의 물 공급을 위해 건설된 영주댐과 기장 해수담수화시설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한채 '애물단지'로 전락할 위기에 처했다. 영주댐은 수질 문제로 댐의 본래 기능인 '담수'를 포기한 상태며 해수담수화시설은 충분한 용수 공급 기능을 갖췄지만 주민반대 탓에 가동이 멈춰있는 상태다.
지난 22일 찾은 영주댐은 본댐의 배사문을 전면 개방하고 유입량 전체를 방류 중이었다. 사실상 들어오는 물을 그대로 흘려보내는 자연 하천 상태를 유지하고 있는 것인데, 내년 농업용수 공급을 위해 담수 중인 여느 댐과는 다른 모습이었다.
영주댐은 이명박 정부가 4대강사업으로 낙동강 수질개선 및 용수 공급을 목적으로 건설했다. 2009년 환경영향평가 협의가 완료된 이후 공사에 착수해 2016년말 준공까지 1조1030억원이 투입됐다.
문제는 댐 건설 이후 수차례 녹조현상이 발생하는 등 수질 개선은커녕 수질이 더 악화됐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부분이다. 특히 2016년 이후 악취를 동반한 녹조 현상이 더 심각해지면서 일각에서는 댐을 철거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오기도 했다.
◇오염원 '불법 축분' 단속에 한계
수자원공사는 영주댐 녹조 발생 원인이 댐 상류에 위치한 축사와 농경지 등에 있다고 밝혔다. 유역내 높은 가축사육 밀도와 분뇨를 퇴비로 사용하는 농경지가 수질 악화의 원인이라는 분석이다.
이어 공사는 댐 건설 전 환경영향평가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부분에 대해서도 일부 인정하고 있다. 댐 유역으로 농경지가 넓게 분포된 지역 특성상 비가 오면 주변 농경지에서 흘러나온 유기물질이 하천으로 대거 유입되고 있음에도 이를 짚어내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다만 지난해 녹조현상을 겪었던 것과 달리 올해 영주댐의 수질은 상대적으로 양호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녹조 원인으로 꼽히는 유해남조류는 올 9월3일 이후 검출되지 않았다.
수자원공사는 대구지방환경청 등과 합동 수질조사, 실시간 자동채수기, 드론 등을 활용해 수질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있다. 또 합동점검을 통해 댐 상류 유역에 위치한 불법 축산분뇨를 적발하고 계도에 나서는 등 오염원 점검에도 나섰다.
하지만 댐 상류 지역에 야적된 축분만 800~1000개에 달해 비가 오면 댐에 유기물이 유입되는 것을 막기 어려운 실정이다. 또 불법야적 축분에 대한 단속권이 없는 상황에서 계도만으로는 대응이 쉽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수자원공사는 당분간 영주댐의 활용방안을 놓고 담수보다는 수질 개선에 집중하겠다는 방침이다. 또 내년 낙동강물관리위원회가 만들어지면 영주댐도 논의 대상에 포함시켜 수질 개선을 위한 데이터 등을 확보하겠다는 계획이다.
◇해수담수화시설 한번도 못쓰고 '폐쇄 위기'
기장군에 위치한 해수담수화시설은 용수 공급기능을 갖추고도 2014년 완공 이후 단 한번도 수돗물을 공급하지 못했다. 2000여억원이 투입된 해당 시설은 하루 4만5000톤 규모의 식수 생산이 가능하지만 주민 반대 탓에 공급계획이 보류되면서 폐쇄 위기에 놓여 있다.
기장 해수담수화시설은 기장 대변항 앞 400m 바다에서 바닷물을 채취, 염분과 불순물을 제거하고 미네랄 등을 첨가한 수돗물을 생산하는 시설이다. 문제는 원전 온배수가 방출되는 고리원자력발전소와 불과 11km밖에 떨어져 방사능 오염 등을 우려한 주민들의 반대로 지금까지 수돗물을 공급하지 못하고 있다.
부산시 상수도사업본부 측은 담수화시설을 통해 만들어진 용수의 수질에는 큰 문제가 없다고 말한다. 삼중수소를 비롯해 세슘과 요오드 등의 수치도 식수 기준에 부합한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지금의 과학기술로 검출하기 어려운 유해물질 함유 가능성 등을 두고 식수 공급은 절대 불가라는 입장이다.
더 큰 문제는 사실상 제대로 가동조차 해보지 못했던 이 시설의 수명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이다. 해수를 끌어다 쓰는 시설이라는 점에서 가동 정지가 장기화될 경우 설비 부식 등으로 재가동이 어렵다. 방사능 오염 이슈에서 비교적 안전한 곳으로 설비 이전을 하려해도 비용 문제 등이 얽혀 있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송양호 부산시 상수도사업본부장은 "시설의 활용방안을 두고 다양한 측면에서 고민하고 있지만 주민반대 등으로 여의치 않은 상황"이라며 "설비 방치시 추후 활용이 어렵다는 점에서 빠른 대안이 나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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