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반달곰 56마리 백두대간 누빈다…서식지 제한 해제
올해 개체수 56마리…개체수 중심→서식지 중심 관리전환
"지리산 수용 개체수 외에는 다른 지역으로 이동할 것"
- 한재준 기자
(세종=뉴스1) 한재준 기자 = 지리산으로 한정했던 반달가슴곰의 서식 지역이 확대된다. 환경당국은 반달가슴곰 복원을 위해 서식지를 인위적으로 제한해왔는데 올해 확인된 개체수가 목표치에 도달해 반달가슴곰이 자연스럽게 서식지를 넓혀나가도록 유도할 방침이다.
환경부는 지리산에 방사한 반달가슴곰의 야생 개체수가 증가하고 서식 지역 확대가 예상됨에 따라 복원 중심의 개체수 관리 체계를 서식지 관리체계로 전환한다고 2일 밝혔다.
반달가슴곰은 2004년 첫 방사가 시작된 이후 지금까지 지리산에서만 서식해왔다. 개체수를 늘리기 위해 환경부가 포획과 방사를 반복하며 지리산으로만 서식지를 제한했기 때문이다. 지난해에는 반달가슴곰 1마리가 백두대간을 따라 경상북도 김천시 수도산까지 약 100㎞를 이동해 국립공원관리공단이 포획, 지리산에 다시 방사하기도 했다.
서식지 중심의 관리체계 전환에 따라 앞으로 반달가슴곰이 자연스럽게 서식지를 넓혀나갈 수 있게 됐다. 애초 환경부는 2020년까지 반달가슴곰 개체수를 최소존속개체군(50마리)까지 늘린 후 관리체계를 전환할 계획이었지만 올해 초 8마리의 새끼가 태어나며 개체수가 56마리로 늘어나자 정책 전환도 앞당겼다. 최소존속개체군이란 환경변화, 유전적 변화, 자연재해 등에도 불구하고 100년 또는 1000년 동안 99%의 생존율을 보이는 개체수를 말한다.
환경부는 1차적으로 지리산 내에서 반달가슴곰의 활동성을 보장해주고 향후 인근 지역의 서식지 개선을 통해 반달가슴곰 확산을 유도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지리산, 덕유산, 속리산 등 중남부권역으로 이어지는 국가 생태축의 훼손 및 단절지역을 조사하고 2022년까지 훼손지 복원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다.
또 서식환경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고속도로 폐도 복원 및 생태통로 조성 등 생태계 연결사업도 병행할 방침이다.
환경부는 반달가슴곰의 자연스러운 확산에 따라 지역사회의 관심이 필요하다고 보고, 전남, 경남 등 5개 도와 17개 시·군, 시민단체, 전문가, 국립공원관리공단이 참여하는 '반달가슴곰 공존협의체'도 구성하기로 했다.
공존협의체에 참여하는 지방자치단체는 반달가슴곰이 1회 이상 활동했던 지역 또는 활동 예상지역을 기준으로 선정했다.
현재 56마리로 추정되는 반달가슴곰은 약 20년의 수명을 고려하면 2027년에는 약 100마리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환경부는 지리산에서 수용할 수 있는 개체수(78마리)를 넘어선 나머지 반달가슴곰들이 다른 서식지를 찾아 이동할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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