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병값 걱정없는 수입맥주, 반사이익 '톡톡'…국내업체 '역차별' 하소연
내년 빈용기 보증금 인상되면 수입맥주 가격 경쟁력 더 커져
- 이은지 기자
(세종=뉴스1) 이은지 기자 = #요즘 갑자기 부쩍 더워진 날씨에 30대 직장인 A씨는 최근 대형마트 주류 코너를 찾았다. '맥주의 계절' 여름을 맞아 시원한 맥주를 사려고 맥주 코너로 직행했다. 맛이 다양한 수입맥주 500㎖ 4캔이 9000원에 판매되고 있다. 지난해만해도 1만원이었는데 더 싸졌다. 2만원에 500㎖ 9캔을 판매하는 행사도 하고 있다.
'공병' (빈용기) 문제로 골머리를 앓는 국내 맥주업체들과 달리 공병 부담이 없는 수입맥주 시장이 반사이익을 톡톡히 누리고 있다. 특히 빈용기 보증금이 내년부터 인상될 예정이라 수입맥주가 누리는 반사이익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19일 한 국내 주류업체 관계자는 "수입 맥주에 부과되는 재활용 분담금이 국내 맥주에 적용되는 빈용기 보증금보다 부담이 적은 것이 사실"이라며 "빈병을 반환하면 보증금을 돌려받을 수 있지만 그런 소비자가 많지 않은 상황에서 이런 가격 구조는 국내 업체에 상대적으로 불리하다"고 하소연했다.
빈용기 보증금 제도는 빈병 회수와 재사용을 촉진하기 위해 제품 출고가격에 일정금액의 보증금을 더해 소비자에게 판매하고 소비자가 빈 병을 반납할 경우 보증금을 돌려주는 제도다. 하지만 소비자들이 공병 반환에 무관심해 술값에 대한 '인상요인'으로 악용되고 있는 실정이다.
국내 맥주업체는 공병을 수거해 재활용해 사용하지만 수입맥주는 분쇄한 후 재활용하기 때문에 공병 보조금이 없다. 대신 재활용 분담금이 부과된다. 2015년 수입 맥주병 분담금은 1㎏당 34원으로 국내 맥주 500㎖ 한 병 무게가 430g인 점을 고려하면 국내 빈용기 보증금의 30% 수준에 그친다. 국내 주류업체에서 역차별이라는 불만의 목소리가 터져나오는 이유다.
특히 내년 1월1일부터 공병 보증금은 맥주 130원, 소주 100원으로 인상된다. 재활용 분담금과의 가격 차이는 더 커진다. 재활용 분담금이 인상되지 않는 한 빈용기 보증금의 1/10 수준에 불과하다.
국산맥주 가격은 빈용기 보조금 인상분만큼 오르지만 수입맥주는 오르지 않아 수입맥주의 가격경쟁력은 더 커진다. .
수입맥주 중에 유일하게 빈용기보증금이 부과되는 제품은 '버드와이저' 뿐이다. 수입맥주 브랜드이지만 국내 주류업체가 국내 제작해 병을 재사용하기 때문에 보증금이 부과된다. 호가든 역시 오비맥주가 국내에서 제조하기 때문에 빈용기보증금 부과 대상이지만 병 모양이 특이하고, 이동 중에 깨지는 경우가 많아 빈용기보증금을 부과하지 않고 있다.
다양한 맛에 가격경쟁력까지 갖춘 수입맥주가 늘면서 수입액은 매년 최고치 기록을 갱신하고 있다. 관세청에 따르면 2015년 맥주 수입액은 1억4186만달러(1665억원)로 통계 작성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2014년(1억1168만달러)보다 27% 증가한 수치다.
수입맥주가 국내 맥주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늘어나면서 수입맥주병의 재사용을 유도하는 정책이 마련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한 국내 주류 제조업체는 "국내 맥주시장 규모는 2억2000만원으로 수입맥주의 점유율이 10% 수준에 육박한다"며 "수입맥주라고 빈병을 무조건 파쇄하기보다는 수입 제조업체가 재사용 방안을 찾도록 유도하는 정책을 마련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이에 환경부 관계자는 "전세계적으로 수입맥주의 빈병을 재사용하도록 강제하는 법이 없는데다가 주류는 품질, 물류, 마케팅 등 복합적인 문제들이 많이 얽혀있다"며 "빈병 재사용은 현실적으로 어렵기 때문에 재활용 분담금을 부과해 파쇄된 빈병을 다른 유리 원료에 활용하도록 유도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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