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춘기라 그런 줄 알았는데"…자살 예방의 날, 부모가 놓치면 안 될 신호
오늘 '세계 자살 예방의 날'…서울교육청 '자녀마음 체크인' 리플릿 배포
신체·감정·행동·학교생활 변화 점검…"치료받아도 대입 불이익 없어"
- 김재현 기자
(서울=뉴스1) 김재현 기자
중학생 자녀를 둔 A 씨는 최근 아이가 부쩍 혼자 있는 시간이 많아진 것을 발견했다. 대화를 피하는 일이 잦아졌고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하는 날도 늘었다. 학교에 지각하거나 결석하는 경우도 생겼다. A씨는 "처음에는 사춘기에 나타나는 자연스러운 변화라고 생각했지만 평소와 다른 모습이 반복돼 걱정된다"고 했다.
10일 교육계에 따르면 서울시교육청은 전날(9일) '세계 자살 예방의 날'(매년 9월 10일)을 앞두고 학부모가 가정에서 자녀의 마음건강을 살펴볼 수 있는 '자녀마음 체크인' 리플릿을 현장에 배포했다.
부모가 가장 먼저 살펴볼 수 있는 신호는 신체 변화다. 특별한 이유 없이 머리나 배가 아프다고 하거나 수면·식사·체중에 변화가 생기는 경우가 대표적이다. 반복적으로 다친 흔적이 보이거나 음주·흡연·약물 사용이 의심되는 경우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
평소와 달라진 감정과 행동도 눈여겨봐야 한다. 무기력하거나 우울해 보이고 짜증이나 화를 자주 내는 경우, 평소 좋아하던 일에 관심이나 의욕을 잃는 경우가 이에 해당한다. 자신을 낮추는 말을 하거나 가족·친구와 거리를 두고 혼자 있으려는 모습, 공격성이나 충동성이 커지는 변화도 살펴봐야 한다. 온라인 사용이 갑자기 늘어나는 것도 체크 대상이다.
학교생활 변화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특히 집중력이 떨어지거나 갑자기 성적이 하락하고 지각·결석·조퇴가 늘어나는 게 주된 신호다. 학교생활에서 문제행동이나 비행 사건에 연루되거나 진로·미래에 대해 지나치게 비관적인 말을 하는지도 확인해야 한다.
다만 이런 변화만으로 아이의 상태를 단정할 수는 없다. 사춘기의 게으름이나 반항, 예민함, 투정으로만 여기기보다 평소와 다른 변화가 반복되는지 먼저 살펴보는 것이 좋다.
아이의 변화를 대하는 부모의 태도도 중요하다. 자녀와 대화할 때는 다그치기보다 관찰한 변화를 먼저 이야기할 필요가 있다. 예컨대 "요즘 잠을 잘 자지 못하는 것 같아서 걱정돼"처럼 구체적인 변화를 언급하거나, "최근에 힘들거나 마음에 걸리는 일이 있니?"라고 물어보는 식이다. 아이가 이야기를 꺼냈다면 해결책을 바로 제시하기보다 "그동안 매우 힘들었겠구나. 이야기해 줘서 고마워"라고 먼저 들어주는 것도 방법이다.
아이의 휴대전화 사용도 무조건 제한하기보다 관심을 갖고 살펴볼 필요가 있다. 휴대전화가 친구나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사람과 연결되는 통로가 될 수 있는 만큼 아이가 무엇을 보고 누구와 대화를 나누는지 차분하게 소통해야 한다.
아이에게 상담이나 치료가 필요하다고 판단되더라도 학교생활기록부나 대입에 불이익이 생길까 걱정할 필요는 없다. 교육당국은 상담·치료가 학생부나 대학 입시에 불이익으로 이어지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자녀가 도움을 거부하더라도 먼저 이야기를 들어주고 '괜찮다'는 말만으로 상태를 판단하기보다 표정과 행동, 수면, 학교생활 등을 함께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다.
도움이 필요하면 청소년전화 1388이나 자살예방상담전화 109 등을 이용할 수 있다. 학교 위(Wee)센터나 정신건강위기 상담전화 1577-0199 등을 통해서도 상담과 지원을 받을 수 있다.
서울시교육청은 리플릿을 통해 "아이들은 말보다 마음의 신호를 먼저 보낸다"며 "평소와 다른 모습이 보인다면 '요즘 무슨 일이 있니?'라고 물어봐 달라"고 당부했다.
kjh7@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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