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재고 사태 교육만으론 해결 어렵다" 신중론…혐오 근원지는 SNS
국교위 '학교시민교육 국가 기본원칙' 발표
교원단체 "방향성 공감하나 구체적 기준과 보호 장치 필요"
- 조수빈 기자
(서울=뉴스1) 조수빈 기자 = 국가교육위원회가 배재고 사태 재발을 막고자 혐오와 차별을 배격하고 정치·경제·사회 현안을 교육 대상으로 삼는 '학교시민교육 국가 기본원칙안'을 내놓자 실효성을 놓고 다양한 의견이 나온다.
방향에는 공감하지만 교권이 무너진 상태에서 원칙만으로 교육 현장 갈등을 봉합하기는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무엇보다 학생들 사이에 퍼진 혐오놀이 문화는 SNS 사용에 따른 부정적 영향이 큰 만큼 이같은 원칙이 문제 해결에 기여하기 보다 정파적 논쟁의 원인이 될 우려가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24일 교육계에 따르면 국가교육위원회는 전날 부산에서 열린 학교시민교육 현장토론회에서 학교시민교육 국가 기본원칙(안)을 공개하고 국민 의견 수렴에 들어갔다.
기본원칙은 헌법 가치와 민주주의, 역사적 사실 등은 학교가 명확하게 교육하되 정치·사회적으로 견해가 갈리는 사안은 교사의 정치적 중립성을 유지한 채 다양한 관점을 제시하고 토론하도록 한 것이 핵심이다. 혐오와 차별을 배격하고 학생들이 타인의 권리와 다양성을 존중하는 시민으로 성장하도록 지원하는 내용도 담겼다.
학교 내 시민교육의 중요성은 최근 서울 배재고 학생들이 광주제일고와의 경기 도중 5·18 민주화운동을 조롱하는 "스벅 가야지", "탱크데이" 등의 응원 구호를 외치면서 더욱 주목 받고 있다.
다만 이번 기본원칙에 담긴 시민교육이 실효성이 있을지에는 의문이 남는다는 의견도 있다. 학교 현장에 혐오 표현이 놀이문화처럼 퍼진 상황에서 시민교육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교원단체들 역시 시민교육 강화 취지에는 공감하면서도 학교 현장에 적용할 구체적인 기준과 교사 보호 장치가 미흡하다고 평가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한국교총)는 의견서를 통해 "학교시민교육의 방향성에는 공감하지만 선언적 원칙만으로는 교실에서 발생하는 갈등을 해결하기 어렵다"며 "정치적 중립성에 대한 명확한 기준과 현장에서 적용 가능한 세부 지침이 마련돼야 한다"고 밝혔다.
한국교총은 배재고 사태를 민주시민교육 부족의 결과로만 해석하는 데도 선을 그었다. 한국교총이 최근 실시한 교원 설문조사에서는 학생들의 혐오·조롱 표현 원인으로 'SNS 등에서의 부적절한 표현 일상화'를 꼽은 응답이 가장 많았고, '역사·민주주의·인권교육 부족'을 원인으로 지목한 응답은 상대적으로 적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정치·경제·사회 현안을 교육활동 주제로 적극 수용하도록 한 학교시민교육 국가 기본원칙이 오히려 학교를 정파적 갈등의 장으로 만들 우려가 있다고 주장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도 시민교육의 필요성에는 공감하면서도 교사를 보호할 제도적 장치가 보완돼야 한다고 밝혔다.
전교조는 "명확성과 논쟁성을 구분하는 기준이 추상적이고, 민원이 발생했을 때 교사를 보호할 실행 체계가 부족하다"며 "교육부와 시·도교육청 차원의 세부 가이드라인과 민원 대응 체계가 함께 마련돼야 학교시민교육이 현장에 안착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국교위는 오는 31일까지 국가교육위원회 누리집 국민의견플랫폼에서도 국민 의견을 수렴한다.
cho@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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