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정인 국교위원장 "논쟁적 사안도 교실에서 토론해야"

국교위, 학교시민교육 기본원칙안 토론회

차정인 국가교육위원장이 1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가교육위원회 2026년 제7차 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6.7.16 ⓒ 뉴스1 오대일 기자

(서울=뉴스1) 조수빈 기자 = 차정인 국가교육위원장은 "정치 사회의 쟁점을 주제로 삼아 논쟁적으로 다루는 교과수업은 학생의 사고력과 자율적 판단력을 기를 것"이라고 23일 밝혔다.

이날 국가교육위원회는 부산에서 '우리가 바라는 학교시민교육' 토론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담은 학교시민교육 국가 기본원칙(안)을 공개했다. 이번 원칙안은 전문과 3장 14개 조항으로 구성됐으며 향후 학교 시민교육의 국가 차원 최소 기준 역할을 하도록 마련됐다.

원칙안은 학교시민교육을 '학생의 시민적 역량을 함양하는 교육'으로 정의하고 적용 범위를 교과수업뿐 아니라 비교과활동과 생활지도, 상담 등 학교생활 전반으로 확대했다.

차정인 국가교육위원장은 "지금 우리 사회에서는 대립과 갈등이 심해지며 이에 뿌리를 둔 허위 정보와 혐오·차별, 극단적 주장이 학교 교실에까지 흘러 들어가고 있다"며 "그러나 안타깝게도 교육 현장에서는 시민교육 활동이 크게 위축돼 왔다"고 말했다.

차 위원장은 "학교는 갈등을 단순히 외면하고 회피하는 곳이 돼서는 안 된다"며 "우리 학생들이 혐오와 차별이 사라진 교실에서 서로 존중하고 배려하는 시민의 품성을 기를 수 있길 바란다"고 밝혔다.

원칙안의 핵심은 시민교육 내용을 '명확하게 교육할 사항'과 '논쟁적으로 다룰 사항'으로 구분한 점이다. 헌법과 교육기본법, 국가교육과정 등에 따른 내용은 학교가 명확하게 교육하도록 하고, 구체적인 적용이나 정책 등을 둘러싸고 사회적으로 견해가 갈리는 사안은 정치적 중립성을 유지한 채 다양한 관점을 제시하며 토론하도록 했다.

최근 서울 배재고의 5·18 민주화운동 조롱 응원 논란 등을 계기로 학교 역사·시민교육 강화 필요성이 제기되는 가운데, 이번 원칙안에는 혐오와 차별을 배격하고 디지털 시민성을 기르며 다양한 관점을 존중하는 시민교육 방향도 담겼다.

차 위원장은 "원칙안에는 학교시민교육에서 다뤄야 할 내용과 방법을 모두 제시해 학교 공동체 구성원 모두가 쉽게 이해하고 명확한 지침으로 활용하도록 했다"며 "교과수업뿐 아니라 비교과활동과 생활지도에도 적용됨을 분명히 하고, 이 원칙에 따라 수행한 정당한 교육활동을 보호하는 조항을 뒀다"고 설명했다.

이어 "교사가 정치적 중립성을 지키며 논쟁성을 살려 교육할 사항과, 옳고 그름이 분명해 논쟁의 대상이 아닌 사항을 구별해 명시했다"고 덧붙였다.

이날 공개된 국교위 국민참여위원회 학습자료를 보면 초등학교 6학년과 중학교 3학년 학생, 초·중학교 교사를 대상으로 민주 시민성에 대한 인식을 조사한 결과 학생들은 '아는 것(지식·이해)'에 비해 '실천·참여' 영역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학생들은 '수업 시간에 관련 내용을 더 배우기'보다 '학교 밖 단체와 함께하는 체험 기회', '학교 안 다양한 참여 활동', '창의적 체험활동의 다양한 프로그램'이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이날 토론회에는 학생과 학부모, 교원, 교육 관계자, 시민 등 500여 명이 참석해 원칙안에 대한 의견을 제시했다. 국교위는 오는 31일까지 누리집 국민의견플랫폼을 통해서도 의견을 수렴한 뒤 원칙안을 보완할 계획이다.

cho@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