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1 자퇴 1만명 시대' 내신 5등급제 때문?…교육부 반박 들어보니

작년 일반고 1학년 자퇴생 증가 규모, 2021·2022년보다 적어
작년 자퇴생 평균 6.7등급…성적 외 학교 부적응 등 복합적 요인

12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성균관대학교 600주년 기념관 새천년홀에서 열린 '초중고 의대 및 대입변화 특집 설명회'에서 학부모들이 입시자료를 살펴보고 있다. 2026.4.12 ⓒ 뉴스1 오대일 기자

(세종=뉴스1) 김재현 기자 = 지난해 일반고 1학년 자퇴생이 처음으로 1만 명을 넘어선 핵심 원인으로 내신 5등급제 전환이 꼽힌다는 입시업체 분석을 두고 교육부가 조목조목 반박하고 나섰다.

특히 일반고 1학년 자퇴 결정에는 학교생활 어려움, 해외 출국 등 복합적 요인이 있는 데다 이들의 지난해 내신 평균 등급은 3.7등급(9등급제 6.7등급)으로 하위등급 학생이 더 많다는 점을 강조했다.

교육부는 6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이런 내용을 담은 '내신 5등급제 전환에 따른 고등학교 자퇴생 현황 및 관련 분석' 브리핑을 진행했다.

한 입시업체가 지난해 일반고 1학년 자퇴생 수 첫 1만 명 돌파의 주요 원인으로 내신 5등급제 첫 적용 대상이라는 점을 지목하고 관련 보도도 확산하자 교육부가 과도한 오해를 차단하기 위해 마련한 자리다.

고1 자퇴생 이미 증가 추세…작년 자퇴생 평균 6.7등급 하위권 위주

교육부는 내신 5등급제 도입 첫해인 2025학년도 일반고 1학년 자퇴생 수가 1만 명을 넘어선 것은 맞지만 그 이전부터 이미 해당 학년 자퇴생 수는 지속 증가 추세였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최근 5년간 일반고 1학년 자퇴생 수를 보면 △2021년 6112명 △2022년 7880명(전년 대비 +1768명) △2023년 9373명(+1493명) △2024년 9346명(-27명) △2025년 1만6명(+660명) 등으로 집계됐다.

다만 일반고 1학년의 자퇴 증가 추세 핵심 배경에 대해서는 뚜렷한 답을 내놓지 못했다. 나현주 학생지원총괄과장은 "대인관계나 심리·정서적 어려움, 학업 문제, 질병, 해외 출국 등 진로 변경, 대입 전략 등 다양하고 복합적인 원인이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며 "원인을 찾기 위해 좀 더 연구나 조사도 병행할 계획"이라고 했다.

전년 대비 일반고 1학년 자퇴생 증가 규모를 봐도 내신 5등급제 도입을 핵심 원인으로 단정 짓기 어렵다는 점도 언급했다. 2021년과 2022년, 2022년과 2023년 등은 2024년 대비 2025년 자퇴생 증가 규모보다 크기 때문이다.

일반고 1학년 자퇴생 평균 내신 등급이 비교적 높지 않다는 점도 강조했다. 2025학년도 고1 자퇴생 평균 등급은 3.7이다. 이전 9등급제로 환산하면 6.7등급에 해당한다.

앞선 2023학년도 고1 자퇴생 평균 등급은 6.2등급, 2024학년도 6.3등급이다. 김한승 교육과정운영지원과장은 "오히려 2025학년도 고교 1학년 자퇴생은 하위 등급 학생이 많은 것으로 확인된다"고 했다.

지난해 일반고 1학년 자퇴생 중 1등급 학생 비율은 6.72%(393명)다. 2024년(6.04%, 341명) 대비 0.68%p 증가했지만 2023년(7.07%, 405명)과 비교하면 0.35%p 감소한 수치다.

이른바 '내신 리셋'이 두드러지지 않다는 점도 피력했다. 내신 리셋은 고1 자퇴 후 이듬해 다시 1학년으로 입학해 내신 성적을 처음부터 다시 받으려는 시도를 말한다. 해당 학생 규모는 지난해 1150명, 올해는 1225명으로 집계돼 큰 차이는 없었다.

내신 5등급제 도입에 변별력 약화?…전 과목 1등급 전체 학생의 1%뿐

내신 5등급제 도입에 따라 변별력이 약화했다는 관측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2025학년도 고1 1·2학기 모든 과목 1등급 학생 수는 4659명(1.08%)이다. 1학기 7373명(1.76%) 대비 38% 감소했다.

내신 5등급제에서는 9등급과 비교해 석차 등급 산출 과목 수가 보통교과 기준 42개에서 114개로 늘었다. 이를 감안하면 고교 3년간 전 과목 1등급을 받는 학생 비율이 더욱 낮아질 것이라는 게 교육부 설명이다.

김한승 과장은 "현재 추세를 고려하면 내신 전 과목 1등급 학생 수는 (이들이 대학에 갈) 2028학년도 의대 입학정원(3671명)보다 적을 것으로 추산돼 내신 변별력은 충분히 확보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전 과목 1등급을 받지 않으면 이른바 '인서울'이 어렵다는 전망에 대해서도 "2028학년도 서울 소재 19개 대학 입학 정원이 6만1939명임을 고려하면 이러한 인식은 사교육기관의 불안 마케팅에 불과하다"고 했다.

내신 성적이 좋지 않아 자퇴 후 대학수학능력시험 위주 전형을 준비하는 움직임에 대해서도 우려를 표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2028학년도부터 정시에서 학생부를 평가요소로 활용하는 대학이 확대됐다"며 "주요 대학이 수능 성적만을 평가요소로 하는 전형의 선발규모를 점차 줄이는 추세임을 고려할 때 수능 준비만을 위해 고교를 자퇴하는 게 우월 전략이 아니다"고 했다.

또한 대학에서도 내신을 핵심 평가요소로 활용하기보다 학생의 잠재력·성실성을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추세라는 점도 덧붙였다.

교육부는 향후 입시에 대한 학교 현장의 오해를 바로잡는 활동도 적극적으로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김한승 과장은 "교육부 고교학점제 담당 부서에서 7일부터 전국을 돌며 관련 설명회를 하고 대입정책과에서도 입시설명회를 진행하게 되는데 선생님, 학부모님들에게 이러한 내용이 잘 안내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라고 했다.

kjh7@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