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교조, '투쟁·올드 노조' 이미지 벗나…37년만 간판 교체 논의
명칭 변경 포함한 조직 혁신 방안 발표
조합원 토론 거쳐 9월 총투표 추진…'교직원' 명칭 변경 가능성
- 김지현 기자
(서울=뉴스1) 김지현 기자 =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이 창립 이후 37년간 유지해 온 조직 명칭 변경을 포함한 조직 혁신 논의에 나선다. 오랜 기간 형성된 '투쟁적 노조' 이미지를 벗고 새로운 세대와 교육 환경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쇄신 시도라는 해석이 나온다.
4일 교육계에 따르면 전교조는 전날(3일) 서울 중구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교육장에서 신년 기자간담회를 열고 전국대의원대회에서 확정된 2026년 사업계획을 발표했다. 사업계획에는 명칭 변경을 포함한 조직 혁신 방안이 담겼다.
전교조는 조합원 토론을 통해 명칭 변경 논의를 시작한 뒤 의결 절차를 거쳐 최종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현경희 전교조 대변인은 뉴스1과 통화에서 "이번 대의원대회에서 명칭 변경을 확정한 것이 아니라 논의를 시작하기로 한 것"이라며 "6~7월 조합원 토론을 거쳐 8월 임시대의원대회에서 총투표 여부를 결정하고 이후 조합원 전체 투표로 최종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올해 창립 37주년을 맞은 전교조 안팎에서 '조직 대전환' 차원에서 명칭 변경 필요성이 제기되면서 실제 변경 가능성에도 무게가 실리는 분위기다.
2025년 조합원 의식조사에서는 설문에 참여한 교사 가운데 51.8%가 명칭 변경에 찬성한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전교조는 9월 중 조합원 온라인 총투표로 새로운 명칭과 발전 전략을 최종 확정한다는 구상이다.
현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이란 명칭에서 '교직원' 표현이 제외되는 방향으로 논의가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 현 대변인은 "교원이라는 용어는 교장·교감 등 관리자까지 포함하는 개념이라 사용하기 어려울 수 있다"며 "구체적인 명칭은 조합원 의견을 반영해 논의 과정에서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논의는 지난해 선출된 박영환 위원장의 조직 혁신 구상과도 맞물린다. 전교조는 2024년 11월 만 39세의 박영환 위원장을 선출했는데, 이는 전교조 역사상 최연소이자 첫 30대 위원장이다. 박 위원장은 당시 "전교조는 교직원이 아닌 '교사'를 위한 노동조합"이라며 "교사 삶에 밀착한 활동으로 신뢰를 얻겠다"고 밝히며 명칭 변경을 공약한 바 있다.
교육계에서는 전교조가 오랜 조직 정체성을 상징해 온 이름을 바꾸는 문제를 공식 의제로 올린 것 자체가 조직 쇄신의 신호라는 평가도 나온다. 다만 명칭 변경만으로 이미지가 크게 달라질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린다.
최근 교사 사회에서는 노조 활동에 대한 관심이 전반적으로 줄어드는 가운데 특히 젊은 교사층에서는 전교조를 '과거 세대의 조직'이나 '올드한 노조'로 인식하는 분위기도 적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때문에 단순한 명칭 변경만으로 조직 이미지를 쇄신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한 중학교 교사는 "전교조 간판을 바꾸는 상징성은 있지만 실제로 젊은 교사들에게 얼마나 호소력을 가질지는 지켜봐야 한다"며 "명칭보다 활동 방식이나 의제 변화가 더 중요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전교조는 이와 함께 악성 민원 및 무고성 아동학대 신고 대응, 교사 정치기본권 입법, 채용·시설·회계 등 비본질적 행정업무 분리 등을 2026년 핵심 사업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mine12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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