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재학교 졸업생 이공계 진학률 80%…진로 변경 땐 '의대' 집중

영재학생, 공학계열 54.7%, 자연계열 25.1% 진학
전공 유지 학생 90.5%, 초기 선택 진로 이어가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일인 13일 오전 서울 광진구 광남고등학교에서 한 수험생이 시험 준비를 하며 컴퓨터용 사인펜 마킹 연습을 하고 있다. 2025.11.13 ⓒ 뉴스1 사진공동취재단

(서울=뉴스1) 조수빈 기자 = 영재학교 졸업생의 공학·자연계열 진학 비율이 80%에 육박하고, 대학 입학 이후에도 10명 중 9명 이상이 최초 선택한 전공을 유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전공을 변경한 학생들은 대부분 의약계열로 이동하는 경향을 보였다.

한국교육개발원은 26일 온라인 기자설명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26년 KEDI Brief 제2호 '영재학교 졸업생의 진로 선택 양상과 의미'를 발표했다. 이번 브리프는 2025년 수행된 수탁연구과제 '과학영재교육 실태조사'를 토대로 작성됐다.

연구진이 한국영재교육종단연구 2017 4~7차 자료를 활용해 영재학교 졸업생 613명의 전공 분포를 분석한 결과, 공학계열이 54.7%로 가장 많았고 자연계열 25.1%였다. 두 계열을 합한 공학·자연계열 비율은 79.8%로, 졸업생 10명 중 8명이 이공계 전공을 선택한 셈이다. 의약계열은 16.2%, 인문사회계열 등은 4.0%로 나타났다.

대학 입학 이후 진로 유지 여부를 보면, 전공을 유지한 학생은 90.5%였고 변경한 학생은 9.5%에 그쳤다. 대부분이 초기에 선택한 진로를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다만 전공을 변경한 학생들의 이동 경로를 분석한 결과, 가장 많은 이동은 의약계열로 나타났다. 자연계열에서 의약계열로 이동한 사례가 전체 변경의 43.9%로 가장 많았고, 공학계열에서 의약계열로의 전환도 뒤를 이었다.

실제로 2020년 대학 입학 당시 30명이었던 의약계열 재학생은 2023년 기준 99명으로 늘어났다. 대학 입학 이후에도 의약계열로의 선택·변경이 지속적으로 이뤄졌다는 의미다.

영재학교 학생들의 의대 진학은 영재교육 정책에서 꾸준히 논쟁이 돼 온 사안이다. 정부는 2021년 이공계 인재 양성이라는 설립 취지를 강화하기 위해 의약학 계열 진학 제재 방안을 도입한 바 있다.

연구진은 이러한 결과를 바탕으로 영재학교 졸업생을 위한 보다 정교한 진로 지원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단순히 의대 진학을 문제로 규정하기보다는 충분한 진로 상담과 함께 이공계·의약계를 아우르는 다양한 진로 모델을 제시해야 한다는 것이다.

아울러 자연계열 이탈을 완화하기 위한 기초과학 분야 지원 확대와, 여성 인재가 이공계 분야에서 진입·정착·성장할 수 있도록 하는 실효성 있는 정책 추진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cho@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