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펭톡·하이러닝 쓰려면 학운위 심의 필수…학교 현장 "행정 부담 과도"

공공 AI·디지털 교육자료만 최소 196종
서울교사노조 "심의절차 간소화할 수 있게 법 개정 필요"

수업을 시행 중인 서울 관악구 한 고등학교.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 2025.3.30/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서울=뉴스1) 조수빈 기자 = 오는 3월부터 학생 개인정보를 활용하는 소프트웨어는 학교운영위원회(학운위) 승인 없이는 사용할 수 없게 된다. 개인정보 보호를 강화하겠다는 취지지만 학교 현장에서는 매년 학운위 심의를 과도한 행정 부담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30일 교육계에 따르면 지난해 8월 교육자료를 규정하는 내용의 '초·중등교육법 제29조의 2'가 신설됨에 따라 올해 3월부터 모든 학교는 학생 개인정보를 활용하는 소프트웨어는 학운위의 심의를 받아야 한다.

심의 대상에는 교육부와 시도교육청, 공공기관이 개발·운영하는 에듀테크가 모두 포함된다. 교육부는 공공 부문 예시로 11개 시도교육청이 운영하는 인공지능 맞춤형 교수·학습 플랫폼(AIEP)을 비롯해 에듀넷, EBS 전자책, 똑똑 수학탐험대, AI 펭톡 등 AI·디지털 교육자료 196종을 예시로 제시했다. 국내외 민간 에듀테크 기업이 개발·운영하는 소프트웨어도 심의 대상이다.

다만 교사가 수업 준비나 행정 업무 과정에서 학생 개인정보를 수집·이용하지 않고 활용하는 소프트웨어나 방과후 수업·공공기관의 일시적 평가에 사용하는 프로그램은 심의 대상에서 제외된다.

제도 시행에 따라 학교는 심의 대상 에듀테크를 구분하고 각 소프트웨어마다 공급자(공공·민간)가 작성한 필수기준 체크리스트와 증빙자료를 확인해야 한다. 또 매년 법령에 해당하는 에듀테크를 전수 조사해 학운위 심의를 받아야 한다.

선정 절차는 △교원 의견 수렴 △기준 충족 여부 확인 △학교운영위원회 안건 상정 및 심의 △학교장 최종 확정 등 4단계로 진행된다. 시행 시점을 고려하면 이 모든 절차는 2월 중 마무리돼야 한다.

학교 현장에서는 모든 학교가 매년 동일한 에듀테크를 개별적으로 검증하고 학운위 심의를 반복하는 방식이 비효율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심의 부담이 커지면서 교육적 효과가 있는 에듀테크 활용 자체를 기피하는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이와 관련해 서울교사노조는 심의를 생략하거나 간소화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를 명시할 수 있도록 법 개정을 요구하고 나섰다. 서울교사노조는 지난 29일 성명을 통해 "초·중등교육법 제29조의2 제2항을 학운위 심의를 원칙으로 하되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심의의 일부 또는 전부를 생략하거나 간소화할 수 있도록 개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교육청을 향해서는 "법 개정 이전이라도 에듀테크 관련 학운위 심의 절차를 간소화할 수 있도록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며 "학습지원 에듀테크 목록을 사전에 제공해 학교가 개별적으로 소프트웨어 수요를 조사하지 않고 일괄 심의할 수 있는 체계가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cho@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