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감독관 10명 중 9명 "시험 전날 시험실 청소·준비 직접했다"
중등교사노조, 수능 시험장 운영학교·감독 교사 660명 실태조사
75%는 "3교시 이상 감독"…감독 2교시 이하·수당 현실화 요구
- 장성희 기자
(서울=뉴스1) 장성희 기자 =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에 참여했거나 수능 시험장 운영학교에 근무한 교사 10명 중 9명이 수능 전날 시험장 청소와 준비를 직접 했다는 설문조사 결과가 나왔다. 교사 76%는 3교시 이상 감독관 업무를 수행했다고 밝혔다.
중등교사노동조합(중등교사노조)는 지난 13~16일 교사 660명을 대상으로 수능 관련 긴급 실태조사를 진행한 결과를 17일 발표했다.
조사에 따르면, 수능 시험장으로 운영되는 학교에서 근무하는 교사 375명 중 331명(88.3%)은 '교사가 대부분 직접 청소·세팅을 했다'고 응답했다.
중등교사노조는 "단순한 책상 정리에 그치지 않고, 교사가 직접 바닥과 벽·책상을 닦고 안내문 부착, 테이프 작업을 소화했다"며 "스스로 초과 근무를 하며 작업을 무리하는 사례가 빈번했다"고 주장했다.
수능 당일 감독 시수와 관련해서는 교사 4명 중 3명(76.2%)이 3개 교시 이상 감독을 맡았다고 답변했다.
중등교사노조는 "교사들은 4~5시간 이상 앉지 못한 채 긴장 상태를 유지해야 한다"며 "영어듣기 시간에는 작은 움직임이나 기침도 할 수 없고, 학생과의 거리 문제로 교실 뒤 의자에도 앉을 수 없어 극도의 체력·정신적 소모를 겪는다"고 말했다.
이어 "실제로 이번 조사에서도 감독 중 어지럼증·실신·구토·편두통·공황 증상을 겪었다는 사례가 다수 보고됐다"고 전했다.
돌발상황에 따른 책임이 온전히 교사에게 전가된다는 지적도 나왔다.
중등교사노조는 "영어듣기가 중간에 끊기거나 음량이 서로 다르게 송출된 사례, 타종이 울리지 않거나, 일찍 울린 사례 등이 보고됐지만 방송 운영을 담당하는 인력은 전문가가 아니라 일반 교사였다"며 "교사에게 기술적 책임까지 떠넘기면서도 실제로 대처할 권한·자원·시간은 제공하지 않는 구조"라고 비판했다.
또 "올해는 한국교육과정평가원에서 제공한 컴퓨터용 사인펜·OMR카드 불량 문제가 유난히 심각했다"며 "이런 돌발상황에서 실시간 판단과 책임은 모두 감독관의 몫"이라고 했다.
중등교사노조는 처우 개선을 위해 수능 감독 시수를 2교시 이하로 제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감독수당 현실화 △수능 전날 청소·세팅·방송·시설 점검을 용역화 △키 높이 의자 배치 등 요구가 뒤를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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