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걱세 "학원 교습시간 자정 연장, 시대착오적…즉각 폐기하라"

서울시의회, 조례안 입법예고…"타 시·도와 형평성"

서울 강남구 대치동 학원가 모습. 2025.2.7/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서울=뉴스1) 장성희 기자 = 서울 고등학생의 학원 교습 시간을 밤 12시로 연장하는 조례안이 발의되자, 교육시민단체 등 교육계에서 조례안 즉각 폐기 등을 요구하고 나섰다.

교육단체 사교육걱정없는세상(사걱세)은 고민정·김문수·정을호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과 함께 4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시대착오적 발상이며 모순투성이의 안건"이라며 이같이 비판했다.

앞서 서울시의회는 지난달 28일 '서울시교육청 학원의 설립·운영 및 과외교습에 관한 조례 일부개정조례안'을 입법예고했다. 국민의힘 소속 정지웅 의원(서대문1)이 발의했고 19명의 시의원이 찬성했다.

오전 5시부터 오후 10시까지로 규정한 고등학생 대상 학교교과교습학원, 교습소와 개인과외교습자의 교습 시간을 오전 5시부터 자정까지 연장하는 게 조례안의 골자다. 초·중학생은 현행대로 오전 5시~오후 10시로 유지한다.

이에 사걱세는 "대한민국 교육이 처한 가장 심각한 문제는 경쟁교육 및 사교육 고통"이라며 "과도한 입시경쟁 고통으로 대학생의 81%가 고등학교 시절을 사활을 건 전쟁터로 생각하고, 입시 및 학업 부담으로 초중고생 4명 중 1명이 자해와 자살을 떠올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과도한 사교육에 참여하지 않도록 하는 환경을 조성해도 시원찮을 판에 학원의 심야교습 시간을 연장하자는 조례는 누구를 위한 것"이냐며 "정권의 성향과 무관하게 경쟁교육 고통을 완화하고 사교육 부담을 경감시키자는 대국민 메시지를 내고 관련 정책을 쏟아내고 있는데 시의회가 여기에 비수를 꽂고 있다"고 꼬집었다.

또 타 시·도와 교육형평성을 맞추기 위한 취지라는 설명에 대해선 "서울시의 주당 사교육 참여 시간은 9.3시간으로 대도시(8.3시간), 광역시(7.6시간), 중소도시(7.5시간), 읍면지역(6.1시간)의 사교육 참여 시간을 상회한다"며 "교습 시간을 단축하는 방안을 강구하는 것이 교육적으로나 사회적 형평성 측면에서 온당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사걱세는 "이번 조례안은 사교육비 증가가 자명해 정부 정책에 정면으로 배치될 뿐만 아니라 서울 시민의 민생고를 외면하는 대표적인 발상"이라며 "시의회가 내놓은 제도와 정책이 대한민국 아동·청소년의 행복과 인간답게 살 권리의 옹호를 최우선으로 놓고 펼쳐지기를 거듭 강조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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