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주요대 수시 자연계열 지원자 3% 뚝…'사탐런' 가속화

서울 10개대 수시모집 경쟁률 분석…인문계열 지원 8% 늘어
"상위권 자연계열, 수능최저학력기준 충족 여부 따라 성패"

지난 7월 서울 중구 교육연구정보원에서 열린 '2026 대입 수시모집 대비 진학지도 설명회'에서 고등학교 3학년 지도교사들이 지원 전략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2025.7.12/뉴스1 ⓒ News1 이동해 기자

(서울=뉴스1) 김재현 기자 = 2026학년도 대입 수시모집에서 서울 주요 10개 대학의 인문계열 학과 지원자 수가 전년 대비 8% 늘었다. 반면 이들 대학 자연계열 학과를 희망하는 지원자 수는 3% 감소했다.

경쟁률이 오른 인문계열 상위권 입시 경쟁은 더 치열해지고, 자연계열은 의대모집 정원 축소와 이른바 '사탐런' 현상이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종로학원은 14일 2026학년도 주요 10개대 수시모집 경쟁률 분석 결과를 공개했다. 분석 대상은 서울대·연세대·고려대·성균관대·서강대·한양대·중앙대·경희대·한국외대·이화여대 등이다. 2026학년도 대입 수시모집은 지난 8~12일 진행됐다.

분석에 따르면, 10개대 인문계열 수시모집 지원자 수는 전년 대비 1만5450명(8.2%) 증가했다. 경쟁률도 20.59대1에서 21.87대1로 올랐다.

자연계열 지원자 수는 전년과 비교해 6705명(3.2%) 감소했다. 경쟁률도 25.25대1에서 23.82대1로 떨어졌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인문계열 수험생들은 수시 수능 최저학력 기준 충족 가능성 확대 등에 따른 소신 지원 경향이 나타나 경쟁률이 늘었다"며 "반대로 자연계열은 과학탐구 응시생이 크게 줄어 수시 수능최저학력기준 확보에 상당한 부담이 생길 것으로 판단해 수시 지원에서 하향 또는 안정 지원 경향을 보였다"고 했다.

수험생들이 선호하는 서울대·연세대·고려대 등 이른바 'SKY대'로 한정하면 자연계열 지원자 수 감소세가 더 두드러진다. 이번 수시모집에서 세 대학 인문계열 모집인원은 전년 대비 103명 늘고 자연계열은 3436명 줄었다.

특히 서울대·연세대 자연계열 지원자 수는 전년보다 3857명 감소했다. 두 대학은 자연계열 학과 지원 학생들의 수능 사회탐구 과목 선택을 사실상 불허하고 있다. 반면 이를 허용하는 고려대는 자연계열 지원자 수가 421명 증가했다.

이른바 '사탐런' 현상이 상당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사탐런은 수능 최저학력 기준에 충족하기 위해 학습 부담이 덜한 사회탐구 영역을 택하는 현상을 말한다. 최근 상당수 대학이 자연계열 지원자에도 사회탐구를 허용하면서 사탐런이 더 확대될 것이란 예상이 많았는데 이번 수시모집에서 그대로 확인됐다.

상위권 자연계열에 대한 예견된 악재도 입증됐다. 그동안 전년 대비 의대모집 정원이 2000명가량 줄어 최상위권 경쟁부터 치열해지고 사탐런 영향으로 과학탐구 영역에서 상위 등급을 받기 어려워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었다.

물론 희망이 아예 없는 건 아니다. 임 대표는 "자연계열은 수시 수능 최저학력기준 충족 여부가 매우 큰 변별력으로 작용할 가능성 높은 상황이지만, 반대로 해석하면 내신 불이익도 수능 최저학력기준 충족 여부에 따라 어느 정도 극복 가능성이 높아진 상황"이라고 했다.

kjh7@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