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교위원 6명 사퇴…"이배용 매관매직으로 부패 기관 전락"

3일 긴급회의에도 혁신안 합의 실패
"석고대죄 마음…총사퇴 강력 촉구"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국가교육위원회 현안 논의를 위한 긴급회의가 비공개로 열리고 있다. /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서울=뉴스1) 장성희 기자 = 국가교육위원회(국교위) 위원 6명이 4일 이배용 위원장의 김건희 여사에 대한 '금 거북이' 매관매직 파문으로 국교위가 부패 기관으로 전락했다며 사퇴의 뜻을 밝혔다.

김성천·이민지·이승재·전은영·장석웅·정대화 국교위원은 이날 오전 성명서를 내고 "오늘 자로 위원직을 사퇴한다"며 "국교위원 모두의 총사퇴를 강력하게 촉구한다"고 발표했다.

이들은 "사회적 합의를 바탕으로 교육정책을 수립해 교육 발전에 이바지하도록 설립된 합의제 행정기구가 끝없는 무능함과 무책임함으로 발족 후 3년 내내 국민적 비판을 받는 천덕꾸러기 신세를 면치 못하더니 급기야 이배용 위원장의 매관매직 파문으로 이제는 반교육적 부패 기관으로 전락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국교위가 사회적 합의를 바탕으로 본연의 책무를 수행하지 못한 것에 대해, 내부 갈등을 해결하지 못하고 운영 난맥상이 거듭된 것에 대해, 중장기 국가교육발전계획을 제대로 수립하지 못한 것에 대해, 지난 총선에 국교위원들이 무더기로 특정 정당에 공천 신청해 염불보다 잿밥에 눈이 어두웠던 것에 대해, 다수의 위원이 극우 편향적 관점을 가진 리박스쿨에 연루된 것에 대해 진심으로 국민들께 사과드린다"며 고개를 숙였다.

그러면서 "위원장이 매관매직 혐의로 압수수색을 당한 후 잠적하듯 사퇴한 상황에 대해서는 적절한 사과의 말을 찾기 어려운 참담한 심정"이라며 "국교위의 존속 자체가 위협받는 존폐의 위기에 직면했다"고 했다.

김 여사에 대한 매관매직 의혹을 받던 이 위원장이 지난 1일 사임 의사를 밝히고, 국교위원들은 전날(3일) 전체 긴급회의에서 향후 대응 방안을 논의했으나 혁신에 대한 별다른 합의안을 마련하지 못했다.

이에 대해 국교위원 6명은 "형식적 사과문을 내는 것에는 이견이 없었지만, 늘 그랬듯이 국교위의 거듭된 파행을 극복하고 근본적인 혁신을 마련하는 대책에서는 현저한 의견 차이가 존재했다"며 "현 사태를 바라보는 관점이나 지난 3년간의 국교위 상황에 대한 평가에는 건널 수 없는 간극이 있었고 쉽게 좁혀질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는 사실이 다시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향후 국교위의 성공을 위해선 총사퇴가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이들은 "국교위에 대한 높은 기대와 이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는 국교위를 향한 국민들의 따가운 질책을 동시에 느끼면서, 어렵게 발족한 국교위를 더 이상 무책임한 기구로 방치할 수 없다는 판단에 따라 석고대죄하는 마음으로 국가교육위원직을 사퇴하고자 한다"며 "국가교육위원회가 지난 3년간의 족쇄에서 벗어나 새 술을 새 부대에 담는 마음으로 새로운 출발을 해야 한다고 판단한다"고 했다.

이어 "우리 교육의 미래를 활기차게 열어가는 출발점을 마련할 수 있도록 현 사태에 책임있는 국가교육위원 모두의 총사퇴를 강력하게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국교위원은 이 위원장을 포함한 상임위원 3명 등 모두 20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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