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에 1500만원, 등골 뽑는 영어유치원…서울선 한달 135만원

(서울=뉴스1) 장성희 기자 = 수도권에 위치한 영어유치원의 지난해 월평균 학원비가 123만~136만 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이 한 명당 약 1500만원의 사교육비가 지출되는 셈이다. 학원비 상승 폭도 가팔라 일부 지역은 전년보다 15만원 넘게 비용이 올랐다.

교육 시민단체 사교육걱정없는세상(사걱세)은 10일 강경숙 조국혁신당 의원과 함께 지난달 7~30일 서울·경기도 5개 지역의 유아대상 반일제 영어학원(영어유치원) 현황을 전수조사한 결과를 발표했다.

사걱세에 따르면 서울시의 지난해 영어유치원의 월평균 비용은 135만 6365원으로 전년(131만 11원)보다 4만 6354원(3.5%) 인상됐다.

그중 가장 많이 오른 지역은 성북·강북구로 16만 2683원이 오른 137만 4749원이었다. 은평·서대문·마포구는 15만 3259원(12.7%)이 오른 136만 136원이었으며 강서·양천구는 12만 6912원(10.4%)이 오른 134만 3740원이었다.

가장 적은 증가 폭을 보인 지역은 강남·서초구로 전년보다 4만 4864원(3.4%) 증가한 136만 4875원이었다.

경기도 5개 지역(고양·안양·성남·용인·화성)의 지난해 영어유치원 월평균 비용은 122만 6711원이었으나 증가 폭은 12만 2389만 원(10.1%)으로 서울보다 컸다. 용인 지역은 전년보다 16만 1914원이 오른 129만 1184원이었다.

이번 월평균 비용은 지난해 정부가 조사한 유아영어학원비(월평균 154.5만원)보다 낮다. 이는 급식비, 차량비 모의고사 비용 등이 빠졌기 때문으로, 사걱세는 실제 가정에서 부담하는 총 사교육비가 이보다 더 많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가운데 영어유치원의 개수 자체는 전년보다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사걱세는 지난해 서울시에 위치한 영어유치원이 299개로 전년보다 34개 줄었다고 분석했다. 경기도는 119개로 전년보다 3곳 줄었다.

학원 수는 줄었으나 개설반이 늘어나는 현상도 나타났다. 서울의 경우, 영어유치원의 개설반이 623개로 전년보다 10개 줄었다. 반면 경기도는 376개로 전년 275개보다 101개가 늘었다. 특히 안양 평촌 지역은 개설반 수가 22개에서 116개로 94개 급증했고, 화성 동탄은 학원 수가 8개, 개설반 수가 17개 증가했다.

아울러 일평균 교습시간은 서울 영어유치원이 5시간24분, 경기권은 5시간8분이었다. 초등학교 1·2학년 일평균 수업시간(3시간 20분)보다 약 2시간, 중학교 1학년(4시간 57분)보다 약 30분 긴 수준이다.

사걱세는 "서울시는 학령인구의 감소로 영어유치원의 양적인 축소 속에서도 질적인 대형화와 특정 지역으로의 집중화가 동시에 진행되고 있고, 경기도는 학령인구 변화와 무관하게 확대되고 있다"며 "전반적으로 소규모 학원은 점차 시장에서 퇴출되고, 경쟁력을 갖춘 대형 학원 중심의 재편 가속화와 학원비가 급등하는 양상이 두드러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이는 일정 수준 이상의 경제력을 갖춘 지역·계층을 중심으로 조기부터 집중적인 사교육 투자가 강화되는 양상"이라며 "이를 방치할 경우, 과도한 가계 사교육비 부담은 물론 출산을 기피하는 주요 요인으로 작용해 우리 사회의 초저출생 현상은 더 악화할 것"이라고 교육당국을 향해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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