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구점도 없는 작은섬 조도에서 서울대 합격생 탄생
"지리적·경제적으로 어려운 학생들 공부 돕고파‥"
전교생 28명, 학원은 커녕 문구점이나 서점조차 없는 전남 진도군 조도(鳥島)의 조도고등학교에서 1981년 개교이래 처음으로 서울대 합격생을 배출했다.
영광의 주인공은 김빛나양(18). 김양은 올해 서울대 영어교육학과에 지역균형선발전형으로 합격했다.
서울이나 대도시처럼 교육여건도 좋지 않은 낙도에서 김양이 서울대에 합격한 비결은 무엇일까.
그 비결은 김양의 '악바리 근성'에 있었다.
'무엇이든 최선을 다한다'는 김양은 정규 등교시간인 오전 8시보다 한 시간 일찍 학교에 나와 공부를 시작했다.
야간자율 학습시간도 남들보다 2시간 길어 매일 밤 12시께야 한 학년 아래인 남동생과 함께 집에 돌아갔다.
김양의 가장 자신있는 과목은 영어. 올해 수능에서는 아쉽게도 한 문제를 틀렸지만 김양은 학교수업과 인터넷강의, CNN 등을 이용해 영어실력을 쌓았다.
서울처럼 외부에서 유명강사를 끌어와 수업을 시켜주는 일도, 고액 과외를 받는 일도 없었지만 김양은 주어진 상황에서 최선을 찾아 영어공부에 몰두했다.
다른 과목에 비해 상대적으로 어렵게 느껴졌던 수학문제도 이제는 술술 푼다.
김양은 "열심히 공부하면 할 수 있다고 생각해 교육방송 강의를 들으면서 예습과 복습을 반복했고 한 문제집을 여러번 푸는 방식으로 공부했다"고 공부방법을 설명했다.
문제집은 인터넷쇼핑으로 주문해썼고 지우개와 연필, 샤프 등 문구류를 뭍으로 나갈 때마다 잔뜩 사와 두고두고 사용했다.
언뜻보면 공부만하는 학생처럼 느껴지지만 김양은 학교생활에도 열심이었다.
작년에는 학교축제인 '동백제'에 나가 학우들에게 춤과 노래를 선보여 1등상을 받았다. 고3이었지만 올해도 동백제 장기자랑에 참가해 인기상을 받았다.
공부도 학교생활도 열심히 하는 김양의 뒤에는 담임교사 조연주씨(46)가 있었다.
조씨는 간단하게 저녁을 간식으로 때우고 야간자율학습을 하는 학생들을 위해 학교 창고를 개조해 주방으로 만들어 아이들에게 저녁밥을 지어 먹였다.
조씨는 "빛나는 평소에도 성적이 뛰어난 학생이었지만 합격을 한 이상 이제는 앞으로가 더욱 중요하다"라며 "반기문 UN사무총장처럼 한국을 빛내는 사람이 돼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내년 3월 대학 새내기가 될 김양은 "멘토링프로그램에 가입해 나처럼 환경적으로 지리적으로 소외받는 후배들을 위한 학습조언을 해주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김양은 장래희망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는 "소외된 아이들에게 교육의 기회를 주는 따뜻한 선생님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kes@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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