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도 '문송합니다'?…서울대 인문사회 합격자 44%는 이과생
[통합수능, 이대로 괜찮나②] 주요 대학 절반 넘어
수학 1등급 94% 이과생…올해도 미적분 강세 전망
- 나연준 기자
(서울=뉴스1) 나연준 기자 = 문·이과 통합수능으로 치러졌던 2022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에서 문과생들은 수학에서 우위를 점한 이과생들에 밀려 눈물을 흘릴 수밖에 없었다. 선택과목에 따른 유불리가 지속된다면 올해도 비슷한 현상은 재현될 수밖에 없다.
15일 교육계에 따르면, 지난해부터 실시된 통합수능에서 이과생들은 상위권 대학 인문계열 전공을 휩쓸었다.
올해 초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정경희 국민의힘 의원실이 서울대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2학년도 정시모집 일반전형 모집단위 중 문·이과 교차 지원이 가능한 인문·사회·예체능 계열 최초합격자 486명 가운데 수능 수학영역 선택과목으로 '미적분'이나 '기하'를 선택했던 학생은 216명(44.4%)에 달했다.
서울중등진학지도연구회가 서울 지역 대학 인문 모집단위 지원 7600여건 중 과학탐구 응시자 2500여명을 분석했을 때 서강대(72.7%) 한양대(71.2%) 서울시립대(68.4%) 연세대(62.0%) 중앙대(59.8%) 경희대(56.0%) 등에서도 이과생의 문과 교차지원 비율이 절반을 넘겼다.
이과생들이 과감하게 교차지원에 나설 수 있었던 결정적인 이유는 수학에서 문과생들보다 강했기 때문이다.
현재 수능 체계에서 국어와 수학은 공통과목과 선택과목으로 구성되어 있다. 학생들은 선택과목에서 본인이 원하는 과목을 택해 시험을 치르는데, 여기서 큰 차이가 발생한다.
수학의 선택과목은 확률과 통계, 미적분, 기하로 구성되어 있다. 통상 이과생들은 미적분 또는 기하, 문과생들은 확률과 통계를 선택한다.
수학은 표준점수 산출 방식으로 성적을 내는데 여기서 선택과목에 따라 결과가 달라진다. 선택과목에 따른 유불리 문제를 막기 위해 공통과목 점수를 활용해 선택과목 점수를 조정하는데, 공통과목 점수가 평균적으로 높은 집단의 선택과목 점수가 상향 조정될 수 있다.
수학에 강한 이과생들이 많이 선택하는 미적분 또는 기하를 택하는 것이 결과적으로 유리할 수 있다는 것이다. 반면 확률과 통계를 택한 문과생들은 더 많은 문제를 맞혀야 이과생들을 따라잡을 수 있다.
지난 6월 수능 출제 기관인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주관한 모의평가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이어졌다. 서울중등진학지도연구회가 가채점 성적을 분석한 결과, 수학 영역 1등급 가운데 미적분을 선택한 학생이 89.7%, 기하를 택한 학생은 4.1%였다. 1등급 전체의 93.8%를 이과생이 차지한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현재로서는 올해 수능에서도 선택과목에 대한 유불리 현상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금년도 상황도 대부분 상위권 학생들이 수학에서는 미적분에 집중되는 추세인 점을 볼 때 선택과목 간 점수 차는 불가피하게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그렇다고 문과생들이 지금 시점에서 선택과목을 바꾸는 것은 위험하다.
김원중 강남대성학원 입시전략실장은 "점수 받기에 유리하다고 미적분 계열을 선택하면 안 된다"며 "표준점수 계산법이 있으니 확률과통계에서 조금이라도 점수를 올릴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yjra@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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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문·이과 통합형 대학수학능력시험이 두 번째 시행을 앞두고 있다. 그러나 제도 안착은 난망하다는 우려가 곳곳에서 나온다. 이과생이 인문계열 학과를 쓸어가면서 문과생들이 밀려났지만, 대학은 이를 바라만 보고 있었다. 문·이과를 통합하는 게 목적이었지만, 여전히 문과와 이과의 선택과목은 암묵적으로 나뉘고 있다. 제도 손질에 손 놓고 있는 사이 수험생들의 혼란은 날로 더해지고 있다. <뉴스1>은 수험생과 고등학교, 대학 등 다각도로 통합수능의 문제를 조명해보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