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밀학급 대책 없이 전면등교?…부실한 '교육회복방안' 뭇매

교육감협이 먼저 지난 5월 '교육회복' 제안…대책 수립은 늑장
서울은 '교무실 공사'에 1천억 투입…인천은 세부 계획 안밝혀

서울 한 초등학교 1학년과 2학년 학생들이 지난 17일 2학기 첫 등교를 하고 있다. /뉴스1 ⓒ News1 사진공동취재단

(서울=뉴스1) 장지훈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국면에서 각급학교 등교 확대가 추진되고 있지만 시·도 교육청별 '교육회복' 세부 방안이 제시되지 않거나 부실해 현장의 불안을 키운다는 쓴소리가 나온다.

교육부가 추가경정예산(추경)을 통해 6조원이 넘는 돈보따리를 풀었지만 시·도 교육청이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다는 지적이다. 전국 시·도 교육감이 지난 5월 정부에 먼저 '교육회복 프로젝트'가 필요하다며 목청을 높였던 터라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20일 교육계에 따르면 서울시교육청이 전날 발표한 '교육회복 집중지원 방안'을 두고 교육 결손 회복과 학교 방역 강화를 위한 대책으로 미흡하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는다.

서울시교육청은 7344억원 규모 추경안을 마련했는데 이 가운데 교육회복 사업에 직접 투입되는 예산은 학습·정서·신체·사회성 결손 회복에 1038억원, 방역 지원에 414억원, 과밀학급 해소에 23억원 등 1475억원(20.1%)에 불과했다.

특히 과밀학급 해소 관련 대책은 시내 7개 학교 교실 증축 공사에 그쳐 비판 목소리가 높았다. 이은주 정의당 의원실에 따르면 서울 시내 과밀학급학교는 246곳에 달한다. 전체의 2.8%에서만 2학기 중 개선이 이뤄지는 것이다.

이병호 서울시교육청 교육행정국장은 이와 관련 "과밀학급 문제를 2학기에 당장 개선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며 "특별교실을 일반교실로 전환하거나 모듈러교실을 설치하는 방안 등 과밀학급 해소 노력은 내년부터 집중적으로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서울·경기·인천·충남 교육청은 과밀학급 문제가 특히 심각해 교육부와 1학기 때부터 해소 방안을 논의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서울시교육청이 더 적극적인 대책을 내놨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서울시교육청은 코로나19 비상 시국에서 상대적으로 급하지 않은 학교 교무실·행정실 환경 개선에 전체 예산의 13.6%에 달하는 997억원을 투입하겠다고 발표해 빈축을 사기도 했다. 또 2800억원의 예산은 시설환경개선기금으로 적립해 추후 활용하겠다고 밝혔는데 과밀학급 해소 등에 우선 투입해야 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전날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 상황에서도 오는 9월6일부터는 유치원과 고등학교뿐 아니라 등교 인원이 전교생의 3분의 2로 제한되는 초·중학교에서도 오전·오후반 분리' 등 탄력적 학사운영을 통해 전면 등교가 가능하다고 밝혔다.

과밀학급 대책도 제시되지 않은 상황에서 부적절하다는 비판이 나왔다. 오전·오후반과 시차등교를 통한 전면등교는 지난해부터 거론됐지만 서울지역에서는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교육계에서 제기된다.

인천시교육청의 경우 지난 18일 '교육회복 종합방안'을 발표했지만 세부 시행계획은 전혀 공개하지 않아 도마에 올랐다. 4개 분야에서 10개 중점 추진과제와 30개 세부 추진과제를 선정해 학교 현장을 지원하겠다고 밝혔지만 각 과제가 무엇이고 어떤 내용이 담겼는지는 설명하지 않았다.

교육회복 종합방안 추진을 위한 예산 규모도 마찬가지로 공개하지 않아 '깜깜이'인 상황이다.

교육부는 지난달 29일 교육회복 종합방안 기본계획을 발표하고 구체적인 사업·예산 계획은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를 통해 8월 중 발표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는 지난 5월26일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가 교육부 장관과 영상 간담회를 가진 자리에서 2학기 전면 등교 시행과 방역 강화를 위한 '국가교육회복 프로젝트'를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한 데 따른 후속 조치였다.

교육부는 이에 앞서 지난 6월25일에는 시·도교육청 예산과장 회의를 통해 총 6조1748억원의 보통교부금을 추가로 배분하겠다고도 안내했다. 시·도교육청들이 2학기 개학에 앞서 교육회복 세부 방안을 수립할 여유가 있었다는 이야기다.

교육부 관계자는 전날 출입기자단 온라인 백브리핑에서 이와 관련 "시·도교육청별 교육회복 자체계획은 (서울·인천교육청을 제외하고) 8월말쯤 수립될 예정으로 확인했다"고 말했다.

송경원 정의당 정책위원은 "시도교육감협의회가 먼저 교육회복 종합방안 필요성을 제기해놓고 아직도 내놓지 않는다는 것은 준비가 부족했다고 밖에 볼 수 없다"며 "가장 중요한 과밀학급 해소 관련 제대로 된 대책이 제시되지 않는 것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현장에서는 방역 인력 수급이 너무 어렵다는 호소가 나오는데 교육청들은 예산을 줄 테니 필요한 만큼 뽑아 쓰라는 식"이라며 "교육청이 직접 방역 인력을 채용해서 현장에 지원하는 등 학교 부담을 덜 실질적 대안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윤경 참교육을위한전국학부모회 회장은 "서울 노원구 '코벤져스' 사업을 비롯해 지자체가 방역 인력을 직접 학교에 지원하는 사업이 활발한데 정작 교육청들은 학교에 부담을 전가한다"며 "탄력적 학사 운영을 통한 전면 등교 이야기가 나오지만 과밀학급 해소 없이 어떻게 가능하겠느냐. 학교의 헌신에만 기대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hunhu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