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시설 주민과 공동활용…설계부터 동선·이용시간 분리(종합)

사회관계장관회의서 학교시설 복합화 개선안 논의
운영·관리책임 분담체계 등 올해까지 표준안 마련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11일 오전 경기도 화성시 동탄중앙이음터에서 열린 제14차 사회관계장관회의 참석에 앞서 시설 및 활동 참관을 하고 있다. 2019.10.11/뉴스1 ⓒ News1 조태형 기자

(서울=뉴스1) 권형진 기자 = 정부가 학교 안에 지역주민이 함께 활용할 수 있는 체육관이나 도서관, 어린이집 등을 설치할 때는 설계 때부터 학생·주민 출입구와 이용시간을 분리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학생 안전을 확보하기 위한 조치다. 학교 복합시설 관리·운영 주체에서 교직원을 제외해 학교 부담을 완화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은 11일 경기 화성시 동탄 중앙이음터에서 제14차 사회관계장관회의를 열어 이런 내용을 담은 '생활 밀착형 사회기반시설(SOC) 사업과 연계한 학교시설 복합화 개선방안'을 논의했다. 유 부총리와 이재정 경기도교육감, 이정옥 여성가족부 장관, 김용삼 문화체육관광부 1차관, 염태영 수원시장, 서철모 화성시장 등이 참석했다.

2016년 9월 동탄중앙초등학교에 개관한 중앙이음터는 학교시설 복합화 선도사례에 속한다. 지하 2층 지상 5층 건물은 도서관 외에도 어린이집, 공동육아실, 문화교실, 동아리실 등 다양한 마을공동체 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다.

교육부는 중앙이음터처럼 학교시설을 지역주민에게 개방하거나 학교 부지에 도서관과 체육관, 어린이집 등 공공시설을 복합적으로 설치하는 '학교시설 복합화 사업'을 중점 추진하고 있다. 정부가 지난 4월 발표한 '생활 밀착형 SOC 3개년 계획'의 일환이다. 정부는 2022년까지 총 30조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유 부총리는 이날 회의에서 "이제는 개발과 성장 중심의 대규모 SOC에 대한 투자를 넘어서 국민 한 명 한 명의 기본적 삶을 보장하고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한 투자가 필요하다"며 "자신이 사는 곳 가까이에서 배움과 돌봄, 문화와 예술과 같은 기본적인 서비스를 누리고 즐길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학생 안전 문제로 학교 현장에서는 복합시설 설치를 꺼려하고 있는 실정이다. 학교시설 복합화는 대부분 지방자치단체가 주도해 추진하는 경우가 많은데, 시설 운영과 관리책임은 학교에서 떠안아야 하는 것도 기피 요인이 되고 있다.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11일 오전 경기도 화성시 동탄중앙이음터에서 열린 제14차 사회관계장관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19.10.11/뉴스1 ⓒ News1 조태형 기자

이에 따라 새로 복합시설을 건립할 때는 설계 단계부터 학생의 학습권과 안전을 최우선적으로 고려하도록 해 학교와 학부모의 우려를 해소할 방침이다. 설계할 때부터 학생과 주민이 이용하는 시설과 출입구를 분리하고 이용시간대를 구분하는 등 학생 안전에 위협이 되는 요인을 사전 제거하겠다는 것이다.

유 부총리는 "설계 단계에서 사용자가 직접 설계 과정에 참여하도록 하고, 학생과 지역주민 이용시설의 동선과 시간을 서로 분리해 학생의 안전과 학습권을 최우선으로 보장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사업 발굴 단계에서는 지자체와 지역주민뿐 아니라 교육청과 학교 등 사용 주체들이 참여하는 협의체를 구성하도록 할 예정이다. 지역주민의 요구와 현장 여건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복합시설을 선정하기 위해서다. 지역에 꼭 필요한 사업을 발굴하고 시설을 효율적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교육부가 개별 사업별로 민간전문가를 지원한다.

복합시설 운영과정에서 학교와 지자체 등 이해관계자의 갈등을 최소화하기 위해 소유권과 운영, 관리책임의 분담체계를 명확하게 구분한 법적, 제도적 장치도 올해 안에 마련한다. 학교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복합시설 운영과 관리책임을 지자체가 맡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를 위해 학생 학습권과 안전 보장 방안, 시설 유지관리와 안전관리 책무, 지역협의체 구성 등을 규정한 '학교복합시설 설치·운영에 관한 법률'을 신속하게 제정할 예정이다. 현재 김한표 자유한국당 의원과 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발의한 관련 법안이 국회 교육위원회에 계류 중이다. 이와 별도로 '학교복합시설 설치·운영에 대한 표준 조례안'을 올해까지 마련해 각 지자체에서 활용하도록 배포할 계획이다.

유 부총리는 "동탄 중앙이음터는 각 부처가 협력해서 시민들과 학생들에게 의미 있는 공간을 어떻게 제공하고 지원할 것인가를 생생하게 배울 수 있는 공간이었다"며 "한 공간에서 아이부터 어르신까지 모든 세대가 함께 배우며 꿈을 키워갈 수 있는 포용적 혁신공간이 더 많은 지역으로 확산될 수 있도록 정부와 지자체가 함께 고민하고 노력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jinn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