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장실 점거 외대학생들 "면담 특별한 진전 없어"

점거 하루 지나…농성 지속 여부 고심

11일 오전 서울 동대문구 한국외국어대학교에서 학생들이 박철 전 총장의 명예교수 임명에 반대하며 총장실 점거를 이어가고 있다.2016.8.11/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서울=뉴스1) 정재민 기자 = 한국외국어대학교 학생들이 박철 전 총장의 명예교수 임명 소식에 반발해 전날 오후부터 총장실을 점거한 가운데 11일에도 학교 측과 의견 차이를 좁히지 못하고 점거농성을 지속하고 있다.

한국외대 총학생회 비상대책위원회는 이날 오후 외대 학생처장과의 면담에 대해 "특별한 진전이 없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현재 한국외대 총장실에는 전날과 마찬가지로 20여명의 학생이 농성을 진행 중이다.

비대위는 내주 김인철 총장과 다시 만나 면담 일정을 잡고 박 전 총장에 대한 철회 요구를 이어나갈 계획이다.

한국외대 총학생회 비상대책위원회는 전날 전체 학생대표자회의를 열고 총장실 진입을 시도했다. 학생들은 약 3시간 동안 교직원들과 대치하다 김인철 총장과 2시간가량 면담을 진행했지만 의견 차이를 좁히지 못하고 결국 총장실을 점거했다.

전날 면담에서 학교 측은 박철 전 총장의 명예교수 위임 건을 두고 "선 위임 후 대법원의 판결 결과를 보고 절차를 검토하겠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학생 측은 "박 전 총장은 '사립학교법 위반·업무상 횡령' 혐의 등으로 벌금 1000만원을 선고받는 등 학교의 명예를 실추시켰다"면서 "외대의 명예를 실추시킨 박 전 총장의 임용을 막고 명예회복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학생들은 학교 측에 박 전 총장의 명예교수 임명에 대해 지속적인 반대의 뜻을 밝혔다. 외대 총학생회는 지난 5일 박 전 총장의 임용 시도에 대한 항의방문을 진행했고 9일까지 시정요구를 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으면서 총장실 점거를 시도하게 됐다.

이들은 "많은 구성원이 기억하듯 박철 전 총장은 불통의 상징"이라면서 "이번 박 전 총장의 명예교수 추대로 인해 학교의 명예가 훼손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박 전 총장의 명예교수 임용 시도를 중단하고 학교 측은 벌금 선고 사실에 대해 박 전 총장에 책임을 묻고 징계하라"고 요구했다.

한편 박 전 총장은 재임 중 노조에 대응하기 위한 컨설팅 비용과 소송비, 기타 비용 등으로 수십억원을 교비에서 지출한 혐의로 고발돼 벌금 1000만원을 지난 6월 선고받았고 이에 항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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