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태어나도 전 선생님이 될 거에요"
제13회 신일스승상 수상자 이경란 인천동양중 교사
- 김현정 기자
(서울=뉴스1) 김현정 기자 = "저를 선생님이라 불러준 제자들이 있어 지금 이 자리에 있는 거겠죠. 유년시절부터 선생님이 되고 싶었고, 그 꿈을 이룬 지금 너무나 행복해요. 다시 태어나도 선생님이 될 거에요."
이경란(55·여) 인천동양중학교 교사는 '제13회 신일스승상' 수상소감을 이 같이 밝히며 모든 공을 제자에게 돌렸다. 교직생활에서 가장 보람된 순간에 대해 "너무나 많은 순간이 감동인지라…"하며 말을 잇지 못했다.
교편을 잡은 지 32년, 긴 세월만큼 제자들과 쌓은 추억이 많았다. 1984년 9월 인천 강화군에 위치한 삼량중고등학교에서 교직생활을 시작해 그곳에서 22년간 근무했다. 인천 서구 신현중학교를 거쳐 이곳 인천동양중에 부임한 지 올해로 5년째다.
어머니가 일찍 출근해 아침에 일어나기 힘들어하는 제자를 위해 직접 집을 방문해 깨우고 등교 준비를 돕는 것은 예삿일이었다. 출퇴근길에 학생들의 등하교를 책임지고, 비 오는 날 집에 가지 못하는 제자를 자취방에서 데리고 자기도 했다.
"지도하던 남학생 5명이 공중전화를 턴 일이 있었어요. 너무 화가 나서 경찰서에 안 온 부모님도 있었죠. 제가 부리나케 경찰서로 찾아가 데리고 나오면서 보호 관찰을 6개월 하기로 했어요. 그 아이들이 벌써 30대 아저씨가 됐네요."
말썽을 일으키는 제자가 있다면 수고스러울 법 하지만 그는 "아이들이 변화하는 모습을 보는 것이 흐뭇하기만 하다"고 했다. 그의 관심어린 손길에 감화한 학생들이 그를 마치 '애인'처럼 따르게 되자 이를 수필로 기록하기도 했다. 제목은 '내 애인'이다.
"지금은 고3, 자동차 정비 기술 배운다고 취업을 나갔다. 그런데 어제도 그제도 이렇게 매일 전화를 한다. "샘, 나 승한이, 월급 탔어요 저금 벌써 2,000,000원 했어요 하나도 안 써요. 기다리세요 제가 강화에 가면 밥 사드릴게요" 한다. 그리곤, "샘 정말 좋아해요, 죽을 때 까지 잊지 않을 거예요" 라고 말하곤 한다. 때론 전화로, 때론 메일로."('내 애인' 일부)
학생들의 생활지도뿐만 아니라 경제적인 지원도 아끼지 않았다. 급식비가 미납된 학생들을 일부 도와주고 매달 교직원장학회에 장학금을 기탁하고 있다.
"수학여행비를 내지 않아 가지 않으려는 학생인 줄 알았는데 수학여행 당일 여행 가방을 탁 매고 온 거에요. 어떻게 외면할 수 있겠어요. 그 자리에서 수학여행비를 입금해서 보내줬죠."
인터뷰 내내 그의 손에 들린 스승의 날 기념 상장이 눈에 띄었다. 상 이름은 '온새미로다솜상'이다. 국어교사인 그를 위해 아름다운 우리말 단어를 찾아 만든 이름이라고 했다. 온새미로는 '늘 한결같이', 다솜은 '사랑'을 뜻한다. 언제나 변함없이 학생들을 사랑하고 아껴주심이 감사하다는 의미다.
그의 핸드폰에는 학교에 있는 모든 학생, 학부모의 전화번호가 빼곡하게 담겨있다. 그들의 이름을 언제까지나 기억하기 위해서다.
"이름을 불러준다는 것은 존재감을 인정해주는 거고, 정체성을 부여해 학교 갈 의미가 생기는 일이라고 생각해요. 많은 사람이 학교에 왔다 가는데 안 왔던 사실을 아무도 몰라준다면 어떻겠어요. 잘난 학생이던 못난 학생이던 모두 끌어안아 주고 싶어요."
한편, 학교법인 신일학원은 오는 14일 오후 2시 서울 미아동 신일캠퍼스에서 '제13회 신일스승상' 시상식을 개최한다.
신일스승상은 신일학원 설립자인 고 이봉수 이사장의 뜻에 따라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교육현장을 굳게 지키고 있는 교사들의 노고에 보답하기 위해 지난 2002년 제정된 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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