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재 "재판소원금지·심리불속행, 합헌"
헌재는 간첩활동을 한 혐의로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14년간 복역하다 가석방된 뒤 지난 2006년 사망한 이장형씨 유족들이 청구한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1항에 대한 헌법소원심판 사건에 대해 지난달 27일 재판관 전원 일치 의견으로 합헌 결정을 내렸다고 3일 밝혔다.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1항은 "공권력의 행사 또는 불행사로 인해 헌법상 보장된 기본권을 침해받은 자는 '법원의 재판을 제외하고' 헌법재판소에 헌법소원을 청구할 수 있다"고 규정해 재판소원을 금지하고 있다.
헌재는 "해당 조항 중 '법원의 재판을 제외하고는' 부분에 대해 이미 한정위헌 결정을 선고해 위헌 부분을 제거하고 그 나머지 부분은 합헌임을 여러차례 밝힌 바 있다"며 "해당 조항이 재판청구권 등을 침해해 헌법에 위반된다는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판시했다.
헌재는 1988년 출범 직후부터 이미 '법을 ~로 해석하는 한 위헌'이라는 한정위헌 등의 변형결정을 내리고 있다. 특히 헌재는 최근 한정위헌에 대한 헌법소원 청구는 적법하다는 판단을 내리기도 했다.
아울러 헌재는 이씨 유족이 청구한 사건에 대한 결정과 함께 이날 권모씨 등이 청구한 헌법재판소법 68조 1항에 대한 헌법소원심판 사건에 대해서도 같은 이유를 들어 합헌 결정을 내렸다.
한편 헌재는 이씨 유족이 재판소원금지 조항과 함께 위헌 여부를 따져달라며 낸 상고심절차에 관한 특례법 제4조에서 규정한 심리불속행제도에 대해서도 "헌법에 위반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심리불속행은 상고사건 가운데 상고대상이 아니라고 판단되는 사건은 더 이상 심리하지 않고 상고를 기각하는 제도다. 심리불속행 처리 결정이 날 경우 선고 없이 간단한 기각 사유를 적은 판결문만 당사자에게 송달된다.
헌재는 "심리불속행 조항은 상고심재판을 받을 수 있는 객관적 기준을 정함에 있어 개별적 사건에서의 권리구제보다 법령해석의 통일을 더 우위에 둔 규정으로서 합리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심리불속행 결정 시 기각사유만 전달되는 것에 관해서도 "심리불속행 상고기각판결에 이유를 기재한다 하더라도 심리속행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정도의 이유 기재에 그칠 수밖에 없다"며 "헌법에 위반되지 않는다"고 결정했다.
다만 기각사유 이유를 적지 않아도 되도록 한 조항에 관해 송두환·이정미·김창종 재판관은 "해당 조항은 판결이 과연 적정한지 판단유탈이나 잘못 판단한 점이 없는지에 대해 살펴 볼 가능성을 원천적으로 차단해 청구인들의 재판청구권을 침해하고 있다"며 위헌 의견을 냈다.
이장형씨는 1984년 영장 없이 체포돼 1984년 각종 고문과 구타 끝에 범죄사실을 자백해 1985년 반공법위반죄 등으로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뒤 14년간 복역하다 1998년 8·15 특사로 가석방돼 2006년 숨졌다.
이후 2008년 재심이 개시된 뒤 외국환관리법위반에 대한 유죄만 인정받아 벌금 50만원이 선고됐고 나머지 반공법위반 등에 대해서는 무죄가 선고됐다. 이에 유족들은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했고 일부인용 판결을 선고받았지만 항소했다.
항소심은 1심 인용금액보다 증가된 손해배상금 및 그에 대한 사실심 변론종결일부터 기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받는 내용의 판결을 선고했다. 유족들은 이후 상고했으나 대법원은 2011년 10월 상고를 심리불속행으로 기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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