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문 정책쟁점 그것이 알고싶다 (12) 검찰 어떻게 개혁할 것인가

중수부 폐지 등 검찰권 축소는 '한 목소리'…세부방안은 다소 차이

서울 서초구 서초동 대검찰청사의 검찰 깃발. © News1 박세연 기자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연이어 터진 검찰비리 사건으로 유력 대선후보들의 검찰개혁 방안이 관심을 모으고 있다.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와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 모두 경쟁적으로 강도 높은 검찰개혁안을 공약으로 내세우고 있다.

두 후보가 지난 2일 한 시간 간격으로 기자회견을 열어 "검찰 권력을 국민에게 되돌려드리겠다"고 선언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특히 그동안 대검찰청 중앙수사부 폐지에 대해 '실익이 없다'며 반대 입장이던 박 후보도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중수부 폐지로 선회한 검찰개혁안을 내놓았다.

중수부 존폐를 두고 검찰 내부에서 갈등이 표출되는 등 내분이 커지자 박 후보 측에서도 중수부 존속이라는 기존 입장을 고수하다가는 검찰 개혁에 미온적이라는 이미지가 덧씌워질 수 있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문재인 후보의 경우는 일찌감치 중수부 폐지 방침을 확정한 바 있다. 이에 따라 두 후보 중 누가 대통령이 되든 차기 정부에서는 대검 중수부 폐지를 포함한 고강도 검찰 개혁이 불가피해졌다.

두 후보는 대검 중수부 폐지 뿐 아니라 검찰의 수사기능 축소, 인사제도 개혁 등 검찰 '힘빼기'에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다만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 설치, 검찰총장 인선 방식 등을 두고는 생각이 다르다.

박근혜 후보가 2일 강원도 강릉시청에서 안대희 위원장과 함께 나와 검찰개혁안을 발표하고 있다. 2012.12.2/뉴스1 © News1 이종덕 기자

◇ '공수처' 설치 엇갈려…총장 임명 방식도 의견차

두 후보의 검찰 개편안 중 가장 극명하게 갈리는 부분 중 하나는 중수부를 대체하는 방안이다.

박 후보는 상설특검과 특별감찰관제를 도입해 고위공직자 비리수사를 효과적으로 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반면 문 후보는 공수처를 설치해 고위공직자의 비리를 뿌리 뽑겠다고 약속했다.

4일 진행된 첫 TV토론에서도 두 후보는 이 문제를 두고 공방을 벌였다.

박 후보는 "대통령의 비리 척결 의지가 확고해야 한다"며 "특별감찰관제와 상설특검제로 수사기관이 외부 압력에 흔들리지 않도록 독립성을 보장하겠다"고 밝혔다.

국회가 추천하는 특별감찰관이 권력형 비리를 감시하고 만약 비리가 발견되면 대통령이 임명하는 상설특검에 넘긴다는 구상이다.

문 후보는 "국회의원, 판검사 등 고위 공무원과 대통령 친인척 비리 수사를 전담하는 공수처를 신설하고 반부패 종합대책기구인 국가청렴위원회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공수처장은 독립된 인사추천위에서 추천해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치고, 처장의 임기는 대통령 임기와 엇갈리게 만들어 외압에 흔들릴 여지를 차단한다는 설명이다.

박 후보 측은 공수처에 대해 "새로운 검찰이 하나 더 생기는 것에 불과하다"고 반박했고, 문 후보 측은 "상설특검제는 이미 검찰이 제시했던 안으로 검찰 견제 효과가 적다"고 비판했다.

검찰총장 임명 개편안에서도 두 후보는 차이를 보인다. 박 후보는 검찰총장후보추천위원회에서 추천한 인물을 임명하겠다고 했다. 현행 방식과 차이가 없다.

하지만 문 후보는 검찰인사위원회의 독립성 강화를 위해 위원 중 과반 이상을 사시 출신이 아닌 비법조인으로 하겠다고 밝혔다. 거기다 문 후보는 검찰총장직을 외부에 개방하겠다고 밝혔다.

문재인 후보가 2일 오전 서울 영등포 당사에서 검찰개혁 특별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2012.12.2/뉴스1 © News1 양동욱 기자

◇ 검·경 수사권 조정·기소재량권 제한 총론에선 '일치'

화두가 되고 있는 검·경 수사권 조정에 대해서는 두 후보 모두 검찰의 수사권을 축소하고 단계적으로 경찰에 수사권을 주는 방향에서 접근하고 있다.

박 후보는 "수사권 분점을 통한 합리적 배분을 추진하겠다"며 "중장기적으로 검찰의 직접 수사기능을 축소한다"고 밝혔다. 현장 수사 등 상당부분 수사에서 검찰의 직접수사를 배제하겠다는 설명이다.

문 후보는 "경찰은 수사, 검찰은 기소를 원칙으로 하겠다"며 "일부 특수범죄에 대한 수사권으로 검찰의 수사권을 제한하고 경찰에 단계적으로 수사권을 주겠다"고 공약했다.

검찰 수사권은 기소나 공수유지에 필요한 증거수집 등 보충 수사로 한정하겠다는 것이다.

두 후보는 또 나란히 검사가 독점적으로 기소 여부를 결정하는 기소재량권을 제한하겠다고 했다.

박 후보는 "검찰시민위원회를 만들어 검찰의 기소와 영장청구를 심사토록 하겠다"고 밝혔다. 문 후보는 "국민이 이삼중으로 재판에 시달리지 않도록 중대 범죄를 제외하고는 검찰의 항소권을 제한하겠다"고 했다.

'돈 검사', '성 검사', '브로커 검사' 등 잇따른 검사 비리 척결에는 두 후보 모두 나란히 강도 높은 공약을 제시했다.

박 후보는 검사의 적격 검사 기간을 7년에서 4년으로 단축하고 부적격자를 조기 퇴출시키겠다고 했다. 비리 검사들은 일정 기간 동안 변호사 개업도 금지하겠다고 밝혔다.

문 후보도 비리 검사의 변호사 개업 금지 기간을 연장하겠다고 공약했다. 아울러 법무부 내 상설·독립 감찰기구를 설치해 검사 비리를 뿌리 뽑겠다고 강조했다.

◇ 검찰권 축소 가능할까…공약 실현 여부 '미지수'

두 후보의 검찰 개혁안에 대해서는 시민사회 등에서 대체로 정치검찰의 폐해를 극복하고자 노력했다는 점에서 전향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다만 두 후보 모두 검찰 내부의 민주화와 상호견제 장치를 마련하기 위한 공약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참여연대는 논평을 통해 "중수부 폐지 등의 공약은 크게 환영할 만 하다"면서도 "평검사회의 등과 같이 내부적 참여와 견제의 틀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두 후보의 공약이 제대로 실현될 지는 미지수란 관측이 많다. 역대 정권마다 검찰을 개혁하겠다는 공약은 있었지만 실현되지 않았다.

검찰 고위 관계자는 두 후보의 공약이 발표된 다음날인 3일 "(검찰의 문제가) 무조건 제도의 문제로 볼 수는 없고 운영의 문제일 수 있다"며 "검사가 왜 탄생했는지 역사를 공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공수처든 상설특검이든) 수사를 하다보면 복잡한 문제가 많이 생길 것"이라며 "검사가 공수처로 가서 기소를 할 수 없고, 공수처에 있는 사람을 검사로 인정해 기소권을 줄 수도 없지 않겠느냐"고 덧붙였다.

재경지검 간부급 검사는 "제도라는 것은 심사숙고가 필요한 것인데 과연 두 후보의 개혁방안이 심사숙고해서 나온 것인지 좀 의문은 든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사실 지금 상황에서 검찰이 어떤 입장을 내놔도 '검찰이 나쁜 놈'이라고 할 텐데 무슨 말을 할 수 있겠느냐"고도 했다.

이처럼 이미 권한이 커질 대로 커진 검찰 조직이 "검찰을 무력화시키려는 의도"라며 집단 반발할 경우 어떤 식으로 제어할 수 있느냐가 공약을 이행하는 데 큰 숙제가 될 것이란 관측이 많다.

mjh@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