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엘리엇 ISDS 환송중재 패소…660억 배상 책임(종합)
英 재판 승소 7개월만 환송중재 패소…"4849만 달러·이자 배상하라"
엘리엇 측 "총 배상액은 1억1300만 달러"…법무부 "후속조치 최선"
- 최동현 기자
(서울=뉴스1) 최동현 기자 = 한국 정부가 미국계 사모펀드 엘리엇과의 국제투자분쟁(ISDS) 환송중재에서 패소해 4849만 달러(약 660억 원)와 지연이자 등을 물어주게 됐다. 지난 2월 영국 법원이 국민연금공단을 국가기관으로 볼 수 없다며 기존 중재판정을 취소해 승소했지만, 사건을 넘겨받은 중재판정부가 다시 엘리엇의 손을 들어준 것이다.
법무부는 엘리엇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근거해 2018년 6월 제기한 ISDS 사건(엘리엇 ISDS 사건)의 환송중재판정부가 전날(30일) 오후 7시쯤(한국시각) 한국 정부 패소 판정을 선고했다고 1일 밝혔다.
원 중재 판정부와 동일한 3명의 중재인으로 구성된 환송중재판정부는 2015년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당시 한국 정부가 합병에 찬성하도록 개입한 행위와 엘리엇의 손해 사이 인과관계가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정부가 물어야 할 배상금은 원판정과 같은 약 4849만 달러에 지연이자 및 소송비용 등이다.
엘리엇 ISDS 사건은 2015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에서 시작됐다. 당시 삼성물산 주주였던 엘리엇은 합병에 반대했지만, 삼성물산 지분을 보유한 국민연금이 찬성하면서 합병안이 통과됐다. 엘리엇은 청와대와 보건복지부 등이 국민연금의 의결권 행사에 부당하게 개입해 손해를 입었다며 2018년 우리 정부를 상대로 ISDS 을 제기했다.
중재판정부는 2023년 6월 엘리엇의 주장을 일부 받아들여 정부에 약 4849만 달러와 이자 등을 지급하라고 판정했다. 이에 한국 정부는 국민연금의 의결권 행사가 한미 FTA상 한국 정부에 귀속되는 조치가 아닌 만큼 중재판정부에 관할권이 없다며 같은 해 7월 중재지인 영국 법원에 판정 취소소송을 제기했다.
영국 1심 법원은 2024년 8월 정부의 소송을 각하했지만, 영국 항소법원은 지난해 7월 정부의 항소를 받아들여 사건을 1심 법원으로 돌려보냈다. 환송된 1심 법원은 올해 2월 국민연금을 국가기관으로 볼 수 없다는 정부 측 주장을 받아들여 원 중재판정을 일부 취소했다.
그러나 한국 정부와 엘리엇 모두 영국 법원 판결에 항소하지 않으면서 사건은 다시 중재판정부로 넘어갔고, 판정부는 재차 엘리엇의 손을 들어줬다. 환송중재에서는 국민연금 자체의 행위를 국가 행위로 볼 수 있는지와 별개로, 정부의 합병 개입과 엘리엇의 손해 사이 인과관계가 인정되는지가 쟁점이 됐다.
한편 엘리엇은 이날 별도 발표를 통해 한국 정부가 물어야 할 총 배상액이 1억1300만 달러(약 1535억8960만 원)라고 주장했다. 법무부가 발표한 4849만 달러는 원판정 배상 원금으로, 이자와 법률 소송 비용을 포함한 부담액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판정문을 검토해 구체적인 배상액을 책정하고, 항소 등 후속 대응에 나서겠다는 방침이다. 법무부는 "정부는 관계 부처, 정부대리로펌 및 외부 전문가 등과 함께 본건 판정문을 면밀하게 분석하여 필요한 후속 조치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dongchoi89@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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