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 발달장애인 자녀 사고에 부모 4억 배상 책임…위헌심판 제청 신청

부모에 성인 발달장애인 자녀 감독의무·배상책임 지우는 현행법
자녀 화재 배상 놓고 구상금 소송…"보호 의무자에 과도한 부담"

ⓒ 뉴스1 이승배 기자

(서울=뉴스1) 최동현 기자 = 성년 발달장애인의 부모에게 자녀가 다른 사람을 해치지 않도록 감독할 의무를 부과하고, 자녀가 발생시킨 손해에 대한 민사상 배상책임까지 지운 현행법이 헌법에 부합하는지 판단해 달라는 신청이 제기됐다.

사단법인 전국장애인부모연대 등은 30일 성인 자폐성 장애인 아들을 둔 부모 김 모 씨가 지난 28일 서울중앙지법 민사항소11-2부(부장판사 곽형섭 전서영 양형권)에 위헌법률심판 제청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핵심은 정신건강복지법 제40조 제3항이다. 이 조항은 정신질환자의 보호의무자는 정신질환자가 자신이나 타인을 해치지 않도록 유의하고, 정신질환자의 재산상의 이익 등 권리보호를 위하여 노력하도록 규정한다.

김 씨의 성년 자폐성 장애인 아들 A 씨는 아파트 분리수거장에서 화재를 일으켰다. 보험금을 지급한 보험회사는 부모에게도 책임이 있다며 구상금 소송을 냈고, 1심은 부모가 아들의 위해 행위를 막을 감독 의무를 다하지 않았다며 약 4억3000만 원의 배상 책임을 인정했다.

김 씨는 항소심에서 손해배상 책임의 근거와 범위를 다투고 있다.

전국장애인부모연대 등은 "해당 조항이 법률상 감독 의무와 손해배상책임의 근거로 작동하면서, 가족의 돌봄은 성년 가족의 행동을 감시하고 사고를 예방해야 하는 법적 부담으로 바뀐다"며 "성년 자녀를 둔 다른 부모에게는 요구하지 않는 책임을 장애인의 부모에게 지우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해당 조항의 위헌 여부를 헌법재판소가 판단할 수 있도록 위헌법률심판을 제청해달라고 법원에 촉구했다. 법원이 신청을 받아들이면 헌법재판소가 해당 조항의 위헌 여부를 심리한다.

dongchoi89@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