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사사법 대전환 코앞…법무부·공소청·중수청 '수장 없는 출범' 우려

김승원 법무장관 후보자 사퇴…인선 작업 원점으로
검찰총장 인선 움직임 없어…중수청장은 강경파 반대 거세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19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후보자직 사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6.9.19 ⓒ 뉴스1 김진환 기자

(서울=뉴스1) 문혜원 강서연 기자 = 코로나 신약 청탁 의혹부터 가족 특혜 의혹까지 각종 논란에 휩싸였던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결국 자진 사퇴하면서 새 형사사법체계 출범을 앞두고 수사·사법기관의 수장 공백 우려가 커지고 있다.

최악의 경우 법무부 장관은 물론 공소청장(검찰총장)과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장 등 주요 기관 수장이 모두 공석인 상태로 형사사법체계 대전환을 맞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20일 법조계와 정치권에 따르면 김 후보자는 전날(19일) 기자회견을 열고 "법무부 장관으로서 그 소임을 다하려던 걸음을 여기서 멈춘다"며 사퇴 의사를 밝혔다.

형사소송법 개정에 따라 오는 10월 2일부터 검찰청이 폐지되고 직접 수사권 없이 기소와 공소 유지 업무를 맡는 공소청이 출범한다. 동시에 출범하는 행정안전부 산하 중수청은 부패 범죄, 경제범죄 등 7대 중대범죄 수사를 담당한다.

2주 남은 공소청 전환…후보자 추천위도 아직

김 후보자의 사퇴로 법무부는 장관 공석 상태에서 형사사법체계를 안착시켜야 하는 과제를 떠안게 됐다. 공소청 전환까지 2주도 채 남지 않았지만 장기미제사건 처리 계획, 향후 공수처·중수청·경찰 간 사건 이송 기준, 기관 간 협업 방식 등이 구체적으로 정해지지 않았다.

공소청은 조직의 기본 틀인 직제안조차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앞서 법무부가 지난 4일 공소청 직제안을 입법예고한 뒤 이재명 대통령은 경찰이 불송치한 사건 기록을 검토해 재수사를 요구할지 판단하는 '사법통제부' 명칭을 수정하고 기존과 동일하게 유지되는 검사 정원(2292명)도 적정한지 다시 살펴보라고 주문한 바 있다.

법무부는 공소청 출범 이후 외부 용역 연구를 통해 업무 분석과 인력 진단을 거친 뒤 검사 정원 재조정 여부를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이런 상황에서 컨트롤타워 역할을 해야 할 법무부 장관 인선 작업은 김 후보자의 사퇴로 원점으로 돌아갔다. 이에 따라 법무부 장관이 제청권자인 검찰총장 인선 작업 역시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검찰총장은 법무부가 후보추천위원회를 구성해 3명 이상을 추천하면 장관이 1명을 대통령에게 제청하고,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 대통령이 임명한다. 그러나 공소청 출범이 임박한 현재까지 추천위조차 구성되지 않은 상태다.

심우정 전 검찰총장이 지난해 7월 퇴임한 뒤 노만석·구자현 등 대행 체제만 1년 2개월 넘게 이어지고 있다. 검찰총장 직무를 대행하던 구자현 대검찰청 차장은 검찰 보완 수사권 전면 폐지를 골자로 하는 형사소송법 개정안에 반발하며 지난 7월 사직서를 냈지만 아직까지도 수리되지 않았다.

한 지청장 출신 변호사는 "공소청은 어떤 업무를 어디까지 어떻게 하고 조직은 어떻게 정비되는 것인지 결정된 게 없다"며 "이런 상황이면 조직 내부가 동요되고 제대로 일할 수 있는 분위기가 전혀 아닐 것"이라고 지적했다.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의 모습. ⓒ 뉴스1
김지용 중수청장 후보자 지명 후 열흘 넘도록 감감무소식

지난 8일 초대 중수청장 후보자로 지명된 김지용 변호사의 인선 절차 역시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김 후보자가 2022년 대검찰청 형사부장 시절 이른바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입법에 반대하는 입장을 발표했다는 점이 알려지면서 '수사와 기소의 완전 분리'라는 검찰개혁 취지와 맞지 않는 인물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또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 직무배제에 반대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일각에서는 '친윤'(親尹)이라는 비판도 나왔다.

중수청 개청준비단장을 맡고 있는 김민재 행정안전부 차관은 최근 브리핑에서 "후보자는 당시 윤 전 총장 행위가 비위에 해당할 수 있으나 징계 절차 과정이 일부 부적정하다고 판단해 직무 정지와 징계를 재고해 달라는 취지의 성명에 동참했고 검수완박에 대해서도 수사와 기소 분리 취지 자체를 반대한 것이 아니라 사회적 약자와 범죄피해자의 권리보호를 위한 대책이 마련되지 않는다면 공백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했던 것"이라고 해명했다.

김 후보자를 둘러싸고 여권 강경파를 중심으로 반대 목소리가 커지면서 인사청문요청안은 아직 국회에 제출되지 않았다.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이 지난 7일 제청하고 이재명 대통령이 8일 지명한 것을 고려하면 열흘 넘게 진척되지 않고 있는 셈이다.

정부는 당초 중수청 개청 전인 이달 하순 김 후보자를 임명한다는 구상이었지만, 추가 검증 작업이 장기화할 경우 개청 전 임명을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 됐다.

초대 청장은 본청과 6개 지방청의 지휘 체계를 세우고 주요 보직 인사와 사건 배당 기준, 검찰 협력 체계 등을 정해야 한다.

그러나 출범을 불과 2주 앞둔 상황에서 수사 인력 확보 작업도 아직 진행 중이다. 모집 정원 2874명 가운데 특례임용 최종 신청자는 1761명(61.3%)에 그쳐 이날까지 2차 특례임용을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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