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무마' 대가 억대 뇌물 수수한 관세청 특사경, 1심서 징역 9년

마약밀수 사범 부모에게 접근해 "불구속 수사 도울 테니 대가 달라"
법원 "세관 조사관 수행 공무 공정성 훼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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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한수현 기자 = 특별사법경찰관(특사경) 권한을 남용해 마약 사건 피의자 부모에게 억대의 뇌물을 받고 수사 편의를 제공한 혐의로 기소된 전직 관세청 수사팀장이 1심에서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20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조형우)는 지난달 20일 특정범죄가중법 위반 혐의(뇌물) 등으로 구속기소된 A 씨에 대해 징역 9년과 벌금 4억 원을 선고했다. 아울러 1억4500만 원의 추징을 명령했다.

A 씨는 서울세관 조사1국에서 수사 업무를 담당하던 2023년 9월부터 2024년 8월까지 마약밀수 사범 및 관세법 위반 사범 등 5명으로부터 불구속 수사, 사건 무마 명목으로 총 1억4500만 원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에 따르면 A 씨는 담당 사건 피의자의 집과 사무실을 압수수색 해 직업·가족관계·재력 등을 파악한 뒤 사건의 중대성을 강조하며 '구속되거나 거액의 벌금이 부과될 수 있다'는 취지로 겁박한 것으로 조사됐다.

구체적으로 A 씨는 마약밀수 사범의 아버지에게 전화해 "아들이 마약밀수 혐의로 체포영장이 발부돼 있다"며 "불구속 수사하는 방향으로 도와주겠다. 그 대가로 5000만 원을 달라"는 취지로 말한 뒤 자신의 계좌로 돈을 지급받았다.

또한 내사 중이던 기업 대표에게 전화해 "관세 포탈로 처벌받으면 벌금과 세금을 수억 원 내야 한다"며 "조사를 잘 마무리해 줄 수 있는데, 그러려면 윗선 결재를 받아야 하니 대가로 5000만 원을 달라"고 요구했다.

재판부는 A 씨의 혐의를 모두 유죄로 인정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높은 수준의 청렴성이 요구되는 관세청 공무원으로서 고도의 공정성·청렴성·도덕성을 요구받는 지위에 있었으나, 오히려 이러한 지위를 악용해 협박한 뒤 사건 무마 대가로 합계 1억4500만 원을 수수했다"며 "이 사건 범행으로 인해 세관 조사관이 수행하는 공무의 공정성 및 불가매수성에 대한 사회의 신뢰가 크게 훼손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뇌물을 지급한 마약사범에게 이후 수사 진행 상황을 알려주면서 대응 방안을 함께 상의하는 등 범행 수법이나 범행 후의 정황이 매우 불량해 엄중한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A 씨에게 자녀의 마약 사건을 잘 처리해 달라는 명목으로 뇌물을 건넨 B 씨와 C 씨의 뇌물공여 혐의에 대해서도 유죄로 판단해 각각 벌금 500만 원, 벌금 1000만 원을 선고했다.

이러한 1심 판단에 A 씨는 불복해 항소장을 제출했고, B 씨와 C 씨는 그대로 확정됐다.

shha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