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투자자 상대 2600억대 국제투자분쟁 승소 확정…"혈세 수호"(종합)
청구인, 한국 정부에 원 중재 49억·취소 절차 5억 등 소송비용 지급해야
정부, 원 중재 판정 금액 환수 위해 중국 법원에서 강제집행 소송 진행
- 한수현 기자
(서울=뉴스1) 한수현 기자 = 중국인 투자자가 한국 정부를 상대로 제기한 2600억 원대 국제투자분쟁(ISDS) 사건에서 패소한 뒤 취소 신청을 냈으나 전부 기각되면서 정부 승소 판정이 확정됐다.
법무부는 중국인 투자자 펑정 민 씨가 한국 정부를 상대로 낸 ISDS 사건 판정 취소 신청에 대해 국제투자분쟁해결센터(ICSID)가 전부 기각(정부 승소) 결정했다고 13일 밝혔다. 아울러 ICSID는 한국 정부의 취소 절차 소송비용 약 15억 원과 취소 절차에 들어간 중재비용 약 5억 300만 원을 민 씨가 지급하라고 결정했다.
민 씨는 2007년 10월 중국에 있는 화푸 빌딩 인수를 위해 국내 법인을 설립하면서 금융회사에서 사업자금을 대출받았다. 우리은행은 해당 대출채권을 넘겨받으면서 주식에 근질권(채권 담보를 위한 권리)을 설정했다.
이후 우리은행은 6차례 채무 상환 기한을 연장해 줬으나, 민 씨가 대출금을 갚지 못하자 회사 주식을 외국 기업에 모두 매각했다.
이 과정에서 민 씨는 우리은행의 담보권 실행에 대한 적법성을 다투는 민사재판을 청구했으나, 2017년 7월 대법원에서 패소 판결을 받았다. 또한 민 씨는 횡령, 배임, 사기 등 혐의로 기소돼 2017년 3월 대법원에서 징역 6년의 판결이 확정됐다.
민 씨는 2020년 우리은행이 담보권을 위법하게 실행해 주식 소유권을 모두 상실했고, 한-중 투자 협정상 중국인 투자자를 보호해야 할 의무를 소홀히 한 한국 정부에도 책임이 있다며 ISDS를 제기했다. 민 씨의 최초 ISDS 청구액은 2조 원가량이었으나, 최종적으로는 약 2641억 원이 확정됐다.
2024년 5월 ISCID 중재판정부는 민 씨의 청구를 전부 기각하며 한국 정부에 대한 승소 판정을 내렸다. 원 중재판정부는 한국 정부의 주장을 받아들여 "민 씨의 국내 법인 설립 및 주식 취득은 금융기관 임직원에 대한 금품 공여로 대출을 조달하려는 불법적 계획을 실현하기 위한 투자"라며 "투자 협정상 보호되는 투자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이 사건에 대한 관할권이 없다고 판단해 민 씨의 청구를 기각하고, 한국 정부의 소송 비용 약 49억 1260만 원 및 그 이자를 지급하라고 명령했다.
이에 불복한 민 씨는 중재 판정의 취소를 신청했다. 취소 절차에서 민 씨는 그 사유로 △판정부의 명백한 권한 유월 △근본적 절차 규칙의 심각한 위반 △이유 불비를 주장했다.
구체적으로 민 씨 측은 자신이 국내 법인의 주식을 적법하게 취득했는데도, 원 판정부는 한중 투자 협정과 국내법을 잘못 해석·적용해 이를 불법 투자로 보고 관할권을 부정했다고 주장했다. 또한 투자의 불법성에 대한 입증책임·입증 정도의 기준을 제대로 설명하지 않는 등 절차 규칙을 위반하고, 한중 투자 협정의 문언을 한국 정부에 유리하도록 부당하게 확장 해석하고 이유를 명확히 밝히지 않는 등 판정 이유를 누락했다고 주장했다.
반면 한국 정부는 원 판정에 대해 취소사유가 전혀 존재하지 않는다고 맞섰다.
약 2년간의 치열한 공방 끝에 ICSID 취소위원회는 정부의 주장을 받아들여 민 씨의 취소 신청을 전부 기각했다.
취소위는 한중 투자 협정 해석이 문언에 근거한 합리적인 것이며, 민 씨 측에게 충분한 변론 기회를 보장했다고 판단했다. 아울러 투자 협정의 해석론을 면밀히 검토해 관할권을 부정한 이유를 명확하게 제시하는 등 이유의 누락이나 모순이 없었다고 인정했다.
이번 사건의 원 중재 판정은 정부가 본안 심리 절차까지 수행해 최초로 승소한 사건으로, 취소 절차에서까지 승소를 판단을 지키면서 2차 중재 가능성을 차단하게 됐다.
강준하 법무부 국제법무국장은 "외국인 투자자가 직접적으로 자신에 대한 한국의 사법절차 및 그 결과가 투자 협정 위반에 해당한다고 주장한 최초의 사건"이라며 "국제투자분쟁대응단을 중심으로 국내외 정부 대리 로펌, 학계 등과 긴밀히 협업해 최선을 다해 대응한 결과, 원 판정을 지켜내 2조 원 상당의 소중한 혈세를 수호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향후 법무부는 결정문을 심도있게 검토해 후속 절차가 진행될 경우 적극 대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현재 정부는 원 중재 판정에서 민 씨가 정부에 지급해야 하는 금액을 환수하기 위해 중국 법원에서 강제집행 소송을 진행 중이다.
shha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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