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명 사상' 동대문구 빌라 방화범 2심서 징역 20년…"미필적 고의"

법원, 27년형 선고한 1심보다 7년 감형

서울 동대문구 소재 다세대주택 주차장 방화 용의자인 30대 남성 A씨가 지난해 8월 16일서울 도봉구 서울북부지법에서 열린 구속 영장 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2025.8.16 ⓒ 뉴스1 김명섭 기자

(서울=뉴스1) 권진영 기자 = 서울 동대문구의 한 빌라 주차장의 리어카에 불을 질러 15명의 사상자를 낸 혐의로 1심에서 징역 27년을 선고받은 30대 남성이 2심에서 7년을 감형받았다.

6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형사15-1부(고법판사 원익선 신종오 성언주)는 지난 28일 현주건조물방화치사상 혐의로 기소된 오 모 씨에게 징역 20년을 선고했다.

2심 재판부는 수사기관에서부터 1심에 이르기까지 범행을 부인하던 오 씨가 항소심에서는 리어카에 있던 폐지에 불을 붙인 사실을 인정한 점을 참작했다.

또 "피고인은 확정적 고의가 아닌 미필적 고의로 이 사건 범행으로 나아간 것으로 보인다"며 일부 피해자와 합의한 점, 동종 전과로 처벌받은 전력이 없는 점 등을 유리한 정상으로 고려했다.

다만 "오 씨의 범행으로 2명이 숨지고 13명이 다쳤으며 1억 원 이상의 재산 피해가 발생해 죄책이 매우 무겁다"며 범행 후 도주를 시도한 점은 불리한 정상이라고 지적했다.

1심 판단에 법리오인이 있다는 주장도 배척했다.

오 씨 측은 징역 27년을 선고한 1심 판결에 대해 우발적인 범행이었고, 리어카를 넘어 빌라까지 불을 지르려는 뜻은 없었다며 항소했다. 형량이 지나치게 무겁다고도 했다.

하지만 2심은 "최종적으로 이 사건 빌라에 화재가 발생했다면 이는 피고인의 현주건조물방화의 미필적 고의에 의한 범행이 기수에 이른 것이라 봐야 한다"며 오 씨의 법리오인 주장을 배척했다.

또 "피고인은 사건과 관련해 '화재'가 아닌 '방화'를 검색했고, 도주 정황이 보이는 점을 볼 때 오 씨 스스로도 화재 관련 책임이 자신에게 있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었음을 인정할 수 있다"고 했다.

오 씨는 지난해 8월 12일 오후 11시 51분쯤 서울 동대문구 제기동 소재 4층짜리 빌라 주차장에 있던 이웃 주민 A 씨의 리어카에 실린 폐지에 불을 지른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리어카에 붙은 불은 순식간에 빌라로 번졌으며 이 화재로 60대 남성과 여성이 각각 일산화탄소 중독과 쇼크사로 사망했다. 이 밖에 주민 13명도 화상 및 호흡곤란 등 상해를 입었다.

realkwo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