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폭력 이유 자격정지 1년' 축구감독 등록 영구 불가 규정 무효"
심판 목·가슴 밀쳐 징계…지도자 재등록 신청 거부
"실형도 5년 뒤 등록 가능…영구 제한은 지나치게 가혹"
- 이장호 기자
(서울=뉴스1) 이장호 기자 = 판정에 불만을 품고 심판을 밀쳤다는 이유로 자격정지 1년 이상의 징계를 받은 지도자의 재등록을 영구적으로 제한하는 대한체육회 규정은 무효라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6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1부(주심 천대엽 대법관)는 전 대학 축구 감독 A 씨가 대한축구협회를 상대로 낸 징계처분무효확인 상고심에서 축구협회 상고를 기각하고 "A 씨가 축구협회 소속 지도자 자격이 있음을 확인한다"고 판결한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
A 씨는 2022년 12월 축구협회로부터 자격정지 1년의 징계를 받았다. 2022 대학축구 U리그 왕중왕전에서 자신이 이끄는 팀이 패배하자 주심의 목과 가슴을 밀치며 언성을 높이는 등 폭력 행위를 했다는 이유에서다.
A 씨는 자격정지 기간이 끝난 2023년 12월 지도자 등록을 신청했으나 거부당했다. 대한체육회 경기인 등록규정에는 '관계단체로부터 폭력·성폭력 등 사유로 자격정지 1년 이상의 징계처분을 받은 사람은 지도자 등으로 등록할 수 없다'고 정하고 있기 때문이었다.
A 씨는 자신에 대한 징계처분과, 지도자 등록 거부 처분이 무효라며 축구협회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1심은 자격정지 1년 징계는 정당하다고 판단하면서도 지도자 등록 거부 처분의 근거가 된 체육회 규정 자체가 민법 103조에 위반해 무효라고 판단했다.
민법 103조는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위반한 사항을 내용으로 하는 법률행위는 무효'라고 정하고 있다.
재판부는 "폭력을 사유로 자격정지 1년 이상의 징계처분을 받은 사람은 영구적으로 대한민국 내에서 지도자로서 업무에 공식적으로 종사할 수 없게 되는 큰 불이익을 입게 된다"며 "그런데 이 등록규정은 '폭력'에 의미에 대해 어떠한 내용도 규정하지 않고 있어 그 대상이 지나치게 광범위하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폭력도 대상, 경위, 폭력에 사용한 도구 등에 따라 그 종류가 매우 다양한데, 해당 규정은 폭력으로 자격정지 1년 이상 징계를 받은 사람은 어떠한 예외도 없이 지도자 등록을 할 수 없다고 해 그 대상이 지나치게 넓은 문제가 있다고 했다.
또 "금고 이상의 실형을 선고 받은 경우 5년 이상이 지나면 지도자 등록이 가능한데, 폭력을 이유로 자격정지 1년 이상을 받은 사람은 영구적으로 등록을 할 수 없는 것은 균형 측면에서 매우 불합리하다"며 "경미한 폭력 1회만이 있더라도 영구적으로 지도자 등록을 할 수 없게 하는 것은 징계대상자에게 지나치게 가혹하다"고 강조했다.
2심과 대법원도 1심과 같은 취지로 판단, 축구협회의 상소를 기각했다.
ho86@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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