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소청·중수청 개청 앞두고 검찰 인사이동…주요재판 줄줄이 연기

김건희특검 "파견검사들, 공소청 전환 업무부담"
한전 입찰 담합·전분당 담합 재판도 10월로 밀려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 2021.2.25 ⓒ 뉴스1 민경석 기자

(서울=뉴스1) 장시온 기자 = 오는 10월 공소청·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 개청을 앞두고 특검과 검찰이 조직 전환과 소속 변경 등에 따른 공판 준비 부담을 이유로 주요 재판의 기일 연기를 잇달아 요청하고 있다.

27일 법조계에 따르면 김건희 특검팀(특별검사 민중기)은 전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1부(부장판사 박준석) 심리로 열린 '양평고속도로 특혜 의혹' 관련 국토부 서기관 공판에서 내달 23일로 예정된 공판을 미뤄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특검팀은 "공소유지를 담당하는 파견검사들은 특검 소속이 아닌 검찰청 소속"이라며 "10월 2일 검찰청이 공소청으로 전환되는데 임박한 시점에 처리할 업무들이 있다"는 이유를 들었다.

재판부는 특검팀 요청을 받아들여 내달 23일 공판을 열지 않기로 했다. 이에 따라 9월 9일 공판을 진행한 후 약 한 달간 재판이 멈추게 됐다.

같은 이유로 재판이 밀린 사례는 또 있다.

6700억 원대 입찰 담합 혐의를 받는 효성중공업·HD현대일렉트릭·LS일렉트릭·일진전기 등의 재판에서도 유사한 일이 발생했다.

검찰은 최근 공판에서 "중수청·공소청 개청 준비로 공판 준비가 어렵다"는 취지로 재판부에 기일 변경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사건은 수사를 담당했던 검사와 수사관도 공판에 관여하고 있는데, 이들 가운데 일부가 중수청으로 이동할 예정이어서 공판 준비의 어려움을 호소한 것으로 파악됐다.

재판부가 검찰 요청을 받아들이면서 9월로 예정된 공판기일은 모두 10월 중순 이후로 연기돼 9월에는 재판이 열리지 않게 됐다. 재판이 사실상 두 달가량 멈추게 된 셈이다.

효성중공업 등은 2015년부터 2022년까지 한국전력공사에서 발주한 6770억 원 규모의 입찰 145건에서 사전에 낙찰자 및 투찰 가격을 합의해 부당하게 경쟁을 제한한 혐의(공정거래법 위반)를 받고 있다.

대상·사조CPK·삼양·CJ제일제당 등이 연루된 10조 원대 전분 및 당류(전분당) 가격담합 사건도 비슷한 상황에 놓였다.

검찰은 최근 공판에서 '9월 말 검찰청 사정'을 이유로 다음 달 예정됐던 공판준비기일을 연기해달라고 요청했고, 재판부가 받아들여 다음 공판준비기일은 공소청 출범 이후로 늦춰졌다.

CJ제일제당 등은 전분당이나 옥수수 부산물 판매 가격을 미리 맞추고, OB맥주·서울우유 등 대형 수요처 입찰 과정에서 가격을 합의한 혐의(공정거래법 위반)를 받는다.

수도권 법원의 한 판사는 "중요 사건의 경우 검찰 수사관도 공판에 관여하는 경우가 있는 것으로 안다"며 "공소청·중수청 개청 준비와 맞물린 인사이동 등으로 인해 재판 준비의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행정안전부 중수청 개청준비단에 따르면 검찰청 소속 검사와 수사관 등을 대상으로 중수청 특례임용 희망 신청을 받은 결과 2375명이 접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수청은 수사·기소 분리를 골자로 한 형사사법체계 개편에 따라 오는 10월 2일 행안부 소속으로 출범한다. 부패, 경제, 방위사업, 마약, 내란·외환, 사이버 범죄 등 6대 중대범죄 수사와 사회적 약자를 대상으로 한 7대 범죄의 보완수사를 맡는다.

같은 날 공소청도 개청 예정이다. 수사권 없이 공소제기·유지, 형 집행, 범죄수익 환수 등 소추기관으로서의 역할을 하게 된다.

이진수 법무부 장관 직무대행은 전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공소청 출범과 관련해 "10월 2일 개청에 맞춰 직제안 등 협의가 진행되고 있고 출범에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zionwkd@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