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스파이 막으려 희생"…'일본도 살인' 아들 옹호한 父 2심도 '집유'
"중국 스파이 막기 위한 살신성인" 등 댓글 23차례
법원 "명예훼손 고의 인정…원심 형 바꿀 사정 없어"
- 권준언 기자
(서울=뉴스1) 권준언 기자 = 서울 은평구 아파트 단지에서 일본도를 휘둘러 이웃을 살해한 아들을 옹호하는 댓글을 여러 차례 작성해 피해자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60대 남성이 항소심에서도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서울서부지법 형사항소2부(부장판사 이동식·정성균·이현우)는 27일 오전 사자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백 모 씨와 검찰의 항소를 모두 기각하고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을 유지했다.
재판부는 백 씨가 피해자의 명예를 훼손하지 않았고 고의도 없었다는 취지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고 공소사실을 모두 유죄로 인정했다.
양측의 양형부당 주장에 대해서도 "원심 이후 양형 조건에 변화가 없고 원심이 정한 형이 너무 무겁거나 가벼워 변경할 필요가 있다고 보이지 않는다"며 모두 기각했다.
백 씨는 2024년 8월 27일부터 같은 해 9월 4일까지 일본도 살인 사건 관련 인터넷 뉴스 기사에 "중국 스파이를 막기 위한 살신성인" 등 아들을 옹호하는 댓글을 총 23차례 게시해 피해자 A 씨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를 받는다.
백 씨는 재판 과정에서 자신의 아들이 피해자를 살해한 사건과 관련해 피해자가 중국 스파이라는 취지의 주장을 담은 댓글 등을 반복적으로 작성한 것으로 조사됐다.
1심은 지난해 8월 백 씨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고 보호관찰과 사회봉사 120시간을 명령했다. 본인 명의나 계정으로 피해자와 유족의 명예를 훼손하는 글을 올리지 못하도록 하는 특별준수사항도 부과했다.
백 씨는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으며 항소심에서도 혐의를 부인했다. 지난 6월 열린 항소심 공판에서 백 씨는 "제가 어떤 의도에서 글을 썼든 간에 1심 재판부가 그렇게 판단했다는 것은 인정한다"면서도 "검찰이 주장하는 것처럼 마음을 먹고 범행했다는 부분은 증명할 수 있는 것이 없다"고 주장했다.
당시 피해자 유족도 법정에 출석해 엄벌을 호소했다. 피해자 부친은 "살인자가 중국 스파이 간첩을 죽였다고 주장했는데 피고인은 자기 아들 주장에 동조하면서 인터넷에 글을 올렸다"며 "너무 억울해서 밤잠도 자지 못하고 살기가 힘들다"고 말했다.
검찰은 항소심에서 백 씨에게 징역 2년을 구형했다.
백 씨의 아들은 2024년 7월 서울 은평구의 한 아파트 단지 정문에서 일본도를 휘둘러 이를 신고하려던 40대 남성을 살해한 혐의로 기소됐다. 아들 백 씨는 1·2심에서 모두 무기징역을 선고받았고 대법원에서 형이 확정돼 복역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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