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대문구 162억 전세사기' 집주인, 1심 징역 12년…대학생 등 154명 피해

가짜 계약서 139장 꾸며 20억 4000만 원 대출도
재판부 "돌려막기식 자금조달…피해 회복 못 해"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2023.2.8 ⓒ 뉴스1 박정호 기자

(서울=뉴스1) 권준언 기자 한수민 수습기자 = 서울 동대문구 대학가 일대에서 100여 명의 임차인을 상대로 162억 원이 넘는 전세사기를 벌인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50대 집주인이 1심에서 징역 12년을 선고받았다. 집주인이 처음 재판에 넘겨진 지 약 1년 10개월 만이다.

서울북부지법 형사합의13부(부장판사 나상훈)는 27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사기 및 사문서위조 등 혐의로 기소된 A 씨(59)에게 징역 12년과 벌금 100만 원을 선고했다.

A 씨의 범행을 방조한 혐의로 함께 기소된 친누나 B 씨(67)에게는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A 씨가 추가 대출이나 새로운 전세계약으로 받은 돈으로 기존 채무와 보증금을 갚는 이른바 '돌려막기' 방식으로 임대사업을 운영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임대차계약이 만료되더라도 보증금을 반환할 수 없는 처지라는 점을 인지하면서도 이를 명확히 고지하지 않고 계속 계약을 체결해 보증금을 받아 편취한 것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밝혔다.

이어 "A 씨가 보유한 건물에 설정된 근저당권 채권최고액과 임대차보증금 등의 합계가 부동산 담보가치를 초과했던 것으로 보이고, 금융기관 연체도 발생하기 시작했다"며 "임대차계약이 만료될 경우 반환 재원이 될 현금이나 유동자산도 별도로 보유하고 있었다고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A 씨는 동대문구 일대에서 보증금을 반환할 의사나 능력이 없는데도 임대차계약을 체결해 154명으로부터 162억 원이 넘는 보증금을 가로챈 혐의를 받는다. 임대차계약서 139장을 위조해 새마을금고로부터 약 20억 4000만 원을 대출받은 혐의도 적용됐다.

재판부는 "피해자 상당수가 대학생과 사회초년생으로 경제적 피해는 물론 상당한 정신적 고통을 받고 있다"며 "피해 상당 부분을 회복하지 못했고 피해자 대부분으로부터 용서받지 못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다만 제3자 매각이나 경매 등을 통해 피해 일부가 보전됐거나 보전될 가능성이 있는 점을 고려했다고도 밝혔다.

재판부는 B 씨에 대해서는 그가 A 씨의 재정 상황이 좋지 않다는 점을 알면서도 자신 명의 부동산의 임대차계약을 체결하도록 해 12명으로부터 15억 2000만 원을 가로챈 것으로 판단했다.

A 씨는 2024년 10월 처음 재판에 넘겨진 뒤 관련 사건이 잇따라 추가 기소돼 모두 12건의 사건이 병합됐다. 검찰은 지난 13일 결심 공판에서 A 씨에게 징역 15년, B 씨에게 징역 5년을 각각 구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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