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 성추행 혐의 진각종 전 간부, 항소심도 징역형 집유
재판부 "피해자 진술 구체적이고 일관돼"
- 소봄이 기자
(서울=뉴스1) 소봄이 기자 = 불교 종단 진각종 소속 여성 직원을 수십 차례 성추행하고 폭행한 혐의로 1심에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전 간부의 형이 항소심에서도 유지됐다.
서울북부지법 형사1-2부(부장판사 허경무·박효선·김태균)는 강제추행 및 폭행 혐의로 기소된 정 모 씨(60)에 대한 항소심에서 검찰과 정 씨의 항소를 모두 기각했다.
정 씨는 2017년부터 2019년까지 진각종 사무실에서 피해자의 어깨와 팔 등을 쓰다듬거나 주무르는 등 모두 29차례 강제추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피해자의 머리를 때리고 목을 감싸 흔드는 등 두 차례 폭행한 혐의도 받는다.
앞서 1심은 정 씨에게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과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수강 40시간을 선고했다. 검찰과 정 씨는 모두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다.
검찰은 1심이 공소기각한 부분도 공소사실이 충분히 특정됐다며 항소했다. 아울러 원심을 파기하고 징역 2년과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 신상정보 공개·고지, 5년간 취업제한을 명령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반면 정 씨 측은 추행 혐의를 부인하면서 "피해자 진술이 사실상 유일한 직접 증거이고 일부 목격자도 피해자와 가까운 친인척 관계이기 때문에 진술의 신빙성이 의심된다"는 취지로 무죄를 주장했다.
그러나 항소심 재판부는 "피해자가 직접 당하지 않고서는 진술하기 어려운 세부적인 내용까지 구체적으로 진술했고, 수사기관에서 원심 법정에 이르기까지 진술이 일관돼 믿을 수 있다"고 판단했다.
이어 "이 사건 강제추행은 장기간에 걸쳐 은밀하고 가벼운 접촉을 통해 지속된 특성이 있다"며 "개방된 사무실이라 하더라도 파티션 등으로 시야가 가려지는 측면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또 재판부는 정 씨가 성추행 제보가 아닌 부하 직원의 횡령 사건 때문에 총무국장 보직에서 해임됐다는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정 씨가 총무국장에서 보직 해임된 시점은 2018년 1월이고 총무과장에 대한 징계가 의결된 것은 같은 해 6월"이라며 "관련 종단 기록에도 횡령 사건과 관련해 정 씨가 언급돼 있지 않아 피해자가 2017년 말 강제추행 피해를 알린 뒤 종단 차원에서 보직 해임됐다는 주장을 믿을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원심판결 이후 양형을 변경할 만한 특별한 사정도 없다"며 원심의 형을 그대로 유지하고 검찰과 정 씨의 항소를 모두 기각했다.
진각종은 조계종과 천태종의 뒤를 이어 한국에서 3번째로 큰 불교 종단이다.
sb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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