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후 계엄 선포문' 강의구 前 부속실장, 항소심도 1년 6개월(종합)
"12월 6일 작성 문건 12월 3일 완성된 것처럼 기재"
- 한수현 기자
(서울=뉴스1) 한수현 기자 = 12·3 비상계엄 이후 사후 계엄선포문을 작성한 혐의로 기소된 강의구 전 대통령실 부속실장에 대해 1심에 이어 항소심에서도 실형이 유지됐다.
서울고법 형사12-3부(고법판사 김민아 이승철 조진구)는 24일 허위공문서 작성 등 혐의로 기소된 강 전 실장에 대한 항소를 기각하고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한 1심을 유지했다.
재판부는 1심에 이어 강 전 실장의 혐의 대부분을 유죄로 인정했다.
재판부는 "(비상계엄 선포 후인) 2024년 12월 6일 작성해 한덕수 전 국무총리와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의 각 서명을 받은 후 윤석열 전 대통령의 서명을 받아 완성한 것임에도 12월 3일로 기재해 마치 12월 3일에 문서가 완성된 것처럼 기재됐다"며 "(강 전 실장의 행위는) 허위공문서 작성죄에서 말하는 허위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고의 및 사후 계엄선포문 행사의 목적이 없었다는 강 전 실장 측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강 전 실장은 한 전 총리에게 전달받은 선포문을 통해 12·3 비상계엄 선포가 국무총리, 국무위원의 부서가 이뤄지지 않아 절차적 위반이 있다고 인식했다"며 "비상계엄 표지 작성에 대한 허위성을 인지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강 전 실장은 (사후 계엄선포문을) 내부 참고를 위해 보관하고, 행사 목적이 없다고 주장하지만 서명 내지 부서는 문서 작성권자의 의사가 외부로 발현돼 내부로만 보관하려고 했다면 윤 전 대통령 등의 서명을 받을 이유가 없다"며 "행사할 목적은 미필적 인식이 있으면 충분하고, 당시 상황을 감안하면 탄핵 심판 절차나 재판 절차에서 행사할 목적을 미필적으로 가지고 있던 걸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강 전 실장 측은 특검법상 재판 과정에서 수사 조력자에 대한 필요적 감면 적용을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이 주장 역시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표지와 관련해선 한 전 총리가 검찰 피의자 신문에서 처음으로 진술한 내용에서 이 부분 범죄가 밝혀져 강 전 실장의 진술로 한 전 총리와 윤 전 대통령의 범행이 밝혀졌다고 보기 어렵다"며 "(강 전 실장은) 한 전 총리 사건에서 (자신에 대한) 유죄 판결 우려로 증언거부권을 행사한 점 등을 종합하면 재판 절차에서 다른 사람 범죄를 증명하거나 주요한 진술한 점 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다만 허위공문서작성 혐의 중 1심에서 무죄로 판단한 부분에 대해선 무죄 판단을 유지했다.
강 전 실장은 비상계엄 해제 후인 2024년 12월 6일 한 전 총리와 김 전 장관이 사전에 부서하고 윤 전 대통령이 서명한 문서에 따라 비상계엄을 선포한 것처럼 허위의 계엄 선포문을 작성한 혐의로 기소됐다.
해당 사후 문건은 한 전 총리, 김 전 장관, 윤 전 대통령 순으로 서명이 이뤄졌고 강 전 실장 사무실에 보관된 것으로 조사됐다.
내란 혐의 수사가 본격화하자 한 전 총리로부터 "사후에 문서를 만들었다는 것이 알려지면 또 다른 논쟁을 낳을 수 있으니 내가 서명한 것을 없었던 것으로 하자"라는 말을 듣고 문건을 파쇄한 혐의도 받는다.
앞서 1심 재판부는 강 전 실장의 대부분 혐의를 유죄로 인정해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다.
1심은 "구체적으로 행사할 목적이 있다고 단정하긴 어렵지만, 대외적으로 공개할 상황을 대비하기 위해 작성한 이상 행사의 목적을 부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윤 전 대통령의 사전 지시가 없었음에도 사후 계엄 선포문 표지의 형식을 작성하고 서명을 받는 등 범행의 주요 실행 행위를 담당했다"며 "지위와 범행의 경위, 내용을 볼 때 죄책이 무겁다"고 덧붙였다.
shha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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