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 15분 거리에 축사…대법 "군청, 건축허가 반려는 정당"

원고 1심 패소→2심 승소→대법 파기환송
"환경오염은 일어나면 되돌리기 거의 불가능"

서울 서초구 대법원 청사 전경. ⓒ 뉴스1 박세연 기자

(서울=뉴스1) 문혜원 기자 = 환경오염 우려가 있는 경우 행정청이 건축 허가 심사를 보다 엄격하게 해도 된다는 취지의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3부(주심 이숙연 대법관)는 지난달 9일 A 씨 등 4명이 영광군수를 상대로 제기한 건축허가신청 반려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승소로 판단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광주고법으로 돌려보냈다.

A 씨 등은 2021년 4월 전남 영광군에서 연면적 8225㎡ 규모로 우사(牛舍)와 퇴비사 등 4개 동을 짓겠다며 건축 허가를 신청했다.

그러나 영광군은 2022년 6월 악취 등 주민 피해가 예상된다며 신청을 반려했다. 이에 A 씨 등은 영광군이 재량권을 일탈·남용했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1심 재판부는 2024년 5월 원고들의 청구를 기각했다. 1심은 "장래 발생할 수 있는 상황과 파급효과에 대한 영광군의 예측이 현저히 합리성을 결여했다고 보기 어려운 이상 처분은 폭넓게 존중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에 A 씨 등은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고 2심은 지난해 6월 1심 판결을 뒤집고 원고들의 청구를 받아들였다.

2심 재판부는 "영광군이 축사 신축으로 인해 악취 및 수질오염 문제가 발생할 우려가 있다는 것을 뒷받침하는 객관적·구체적 자료를 제시하지 못했고 처분 사유로 내세운 악취 발생과 수질오염 우려는 막연하고 추상적이다"라며 "합리적인 재량권의 행사라고 보기 어렵다"고 했다.

또 "설령 원고들이 축사를 운영하면서 수질오염이나 악취가 과다하게 발생한다고 하더라도 환경피해가 경미한 정도를 넘어서기 전에 사후적인 규제·감독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영광군이 반려 처분에 재량권을 일탈 또는 남용한 위법이 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며 판단을 다시 뒤집었다.

대법원은 부지 주변 환경을 판단 근거로 들었다. 원고들이 신축 허가를 신청한 부지는 마을과 1㎞ 정도만 떨어져 있다. 또 부지에서 약 40m 떨어진 곳에는 저수지가 있었고 바로 아래에는 개울이 흘렀다. 개울은 하천을 거쳐 농경지로 연결됐으며 약 600m 떨어진 곳에는 우물도 있었다.

대법원은 "신청지와 주변 마을은 걸어서 15분 정도밖에 안 떨어진 가까운 거리에 있고 바람 자체를 차단해 줄 만한 지형지물이 없다"며 "분뇨와 퇴비가 매일 대량으로 생산·축적되면 그 악취가 바람을 타고 쉽사리 곳곳으로 퍼져나갈 수 있음은 충분히 예상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바로 밑의 개울은 주변 주민들이 널리 생활용수, 농업용수 등을 공급받는 관정(우물)과 하천으로 이어지므로 집중호우 등 갑작스레 비가 많이 올 경우 분뇨, 퇴비 등 오물이 넘쳐 생활용수, 농업용수 등을 오염시킬 위험이 크다"고 했다.

특히 해당 부지가 하천 200m 이내에 위치한 점도 문제가 됐다. 신청 당시 적용된 '구 영광군 가축사육 제한구역에 관한 조례'에 따르면 축사가 연면적 2500㎡ 이상이면 200m 이내에 하천이 없어야만 소를 사육할 수 있다.

대법원은 "악취 확산, 수질 악화 등 환경오염은 한번 일어나면 되돌리기가 거의 불가능할 뿐 아니라 행정청이 환경오염을 파악하고 대처하는 데 상당한 시간이 걸리는 만큼 사후 조치는 그 한계가 뚜렷하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영광군은 행정청으로서 해당 지역 주민 모두가 건강한 삶을 누릴 수 있도록 환경 관련 건축 허가를 관계 법령에 따라 철저히 심사할 권한과 함께 이를 엄격하게 심사해야 할 책무가 있다"며 행정 처분이 적절하게 이루어졌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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