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상원 비화폰 전달' 김용현, 항소심서 무죄 주장…특검 "형 가벼워"
1심, 징역 3년 선고…金·특검 모두 항소
"고의로 재판 지연 vs 여론 호도 통한 내란 몰이"
- 한수현 기자
(서울=뉴스1) 한수현 기자 = 대통령 경호처를 속여 비화폰을 받은 뒤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에게 전달한 혐의 등으로 1심에서 징역형을 선고받은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측이 항소심 첫 공판에서 무죄를 주장했다. 김 전 장관은 "본연의 임무에 충실한 경호처 요원들에게 불이익이 없도록 잘 살펴봐 달라"고 호소했다.
서울고법 형사12-2부(고법판사 조진구 김민아 이승철)는 11일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 방해, 증거인멸 교사 혐의를 받는 김 전 장관의 항소심 첫 공판을 열었다.
이날 내란 특검팀(특별검사 조은석)은 김 전 장관에게 징역 3년이 선고된 1심의 양형이 너무 가볍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징역 5년을 선고해 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특검팀은 "비화폰은 해킹, 도청이 불가능하도록 암호성을 극대화한 것으로 대통령 등 비밀 취급의 인가를 받은 극히 일부에만 지급한다"며 "그럼에도 김 전 장관은 무자격자인 노 전 사령관에게 비화폰을 지급하기에 이르러 국가 비밀 통신 체계의 심각한 손해를 가한 점, 범죄로 인한 위험성이 고려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김 전 장관은 계엄 선포문, 포고령 등 주요 문건 작성에 관여했으나 김 전 장관으로부터 어떠한 계엄 관련 자료를 확보할 수 없었다"며 "김 전 장관은 내란 사건의 실체 규명에 있어 가장 핵심적인 증거를 인멸했다"고 지적했다.
특검팀은 김 전 장관이 고의로 재판을 지연시키고 있어 이 부분이 양형에 반영돼야 한다고도 주장했다.
특검팀은 "김 전 장관은 총 7회에 걸쳐 기피 신청을 했고, 이에 1심 재판부는 5개월이 지나서야 1회 공판을 진행해 1년이 지나서야 선고했다"며 "김 전 장관은 정상적 증인신문을 불가능하게 방해하는 등 이러한 사정이 원심 판결에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반면 김 전 장관 측은 특검팀의 항소 이유에 대해 "추정과 여론 호도를 통한 내란 몰이"라고 반박했다. 아울러 증거 인멸 혐의의 공소사실에 대해서는 "특검팀이 증거를 추정하지 못하고, 과장됐다"고 주장했다.
김 전 장관의 변호인은 "안보폰은 정상적 절차를 통해 사용됐다"며 "내란에 사용됐다는 주장은 안보폰의 성격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특검팀은 법정에서 (김 전 장관의 행위에 대해) 부적절하다고 프레임을 짜고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증거 인멸 교사 혐의에 대해 "핵심 증거가 무엇인지 입증하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범죄 이중 처벌의 위험성도 문제"라며 "특검팀은 확정되지 않은 관련 판결문과 증거를 내고, 법원에서는 인용하고 있어 결국 공소장 일본주의 위반으로 본건 양형 기준에 반영돼선 안 된다"고 했다.
김 전 장관 측은 재판부의 증거 채택을 문제 삼기도 했다. 김 전 장관의 변호인은 "관련성을 판단해 결론을 내린 것 아니냐"고 말했다.
이에 대해 재판부는 "결론 이야기가 왜 나오냐"며 "그런 취지가 아니다"라고 잘랐다.
김 전 장관은 직접 발언 기회를 얻어 "(저를) 거짓말쟁이로 몰아세운 특검팀의 행태와 원심 판단에 참담하다"며 "김성훈 전 경호처 차장에게 전화해 예비폰 한 대가 필요한지 문의한 것이고, 달라고 한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지급 가능하다는 회신을 받고 추가로 받은 것"이라며 "경호처 요원을 비롯해 동료, 직원들에게 불이익이 없도록 잘 살펴봐 주실 것을 부탁드린다"고 강조했다.
재판부는 9월 1일 다음 공판을 열고 김성훈 전 경호처 차장을 증인으로 소환할 계획이다.
김 전 장관은 비상계엄 하루 전인 2024년 12월 2일 대통령 경호처를 속여 비화폰을 지급받은 뒤 노 전 사령관에게 전달한 혐의로 기소됐다.
노 전 사령관은 비상계엄 당시 민간인 신분으로, 제2수사단 운영에 관여하며 해당 비화폰을 사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아울러 김 전 장관은 계엄 직후 수행비서 역할을 한 측근 양 모 씨에게 계엄 관련 자료를 없애라고 지시한 혐의도 있다.
1심 재판부는 김 전 장관의 혐의를 모두 유죄로 인정하며 징역 3년을 선고했다.
1심은 김 전 장관의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 방해 혐의에 관해 "'김 전 장관이 이 사건의 수사 등에 필요한 조언을 하면 받겠다면서 비화폰을 교부했다'는 취지로 노 전 사령관이 진술한 점을 고려하면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 방해의 고의가 인정된다"고 밝혔다.
아울러 김 전 장관에게 증거인멸 교사의 고의도 인정되고, 유출 위험성 등에 대한 위법성이 조각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김 전 장관 측과 특검팀은 1심 판단에 모두 불복해 항소했다.
shha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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