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차 이상 허리급 노렸네"…중수청 채용안에 검사들 셈법 분주
지검장급 1급, 차·부장급 2급, 10년 이상 3급, 10년 미만 4급
"공소청 남을까, 중수청 커리어 챙길까"…검사들 설왕설래
- 최동현 기자, 김민재 기자, 송송이 기자
(서울=뉴스1) 최동현 김민재 송송이 기자
"10년 차 이상 허리급 검사 노렸다."
행정안전부가 10월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 개청을 앞두고 '검사 영입'을 본격화하면서 검찰청이 술렁이고 있다. 중수청은 수사관으로 올 검사에게 '무시험 채용', '처우 보전' 혜택을 내걸었다. 이에 따라 검사들은 중수청이 제시한 연차별 대우와 향후 자신의 진로를 따져보며 분주히 계산기를 두드리는 분위기다.
4일 김민재 행안부 차관이 진행한 '중대범죄수사청 개청 진행 상황' 브리핑에 따르면, 중수청으로 자리를 옮기는 검사는 종전 보직과 법조 경력에 따라 1~4급 수사관(특정직공무원)으로 임명된다. 이 특례는 중수청 개청일인 10월 2일부터 2027년 4월 30일까지 한시적으로 적용된다.
구체적으로 △지검장급 검사는 1급 △차·부장급 검사는 2급 △법조경력 10년 이상 검사는 3급 △10년 미만 검사는 4급이 된다. 현행과 비교하면 차·부장검사(2급)과 10년 차 이상 검사(3급)는 직급 대우가 유지된다. 반면 차관급인 지검장(검사장)과 10년 미만 검사(3급)는 사실상 강등이다.
검찰 내부에선 "즉시 전력인 10년 차 이상 평검사를 정밀 조준한 채용안"이란 평가가 나온다.
중수청은 개청과 동시에, 78년 만에 문을 닫는 검찰청의 수사 기능(6대 중대범죄)을 이어받아 차질 없이 수행해야 한다. 시행착오를 줄이고 단기간에 수사 업무를 본궤도에 올리려면, 풍부한 수사 경험을 갖춘 '허리급 검사'를 최대한 확보해야 한다는 판단이 깔렸다는 분석이다.
재경지검의 한 부장검사는 "10년 차 이상 검사는 3급 직급을 그대로 유지한다는 것이 핵심"이라며 "당장 중수청에 와서 일(수사)을 할 사람을 위주로 뽑겠다는 전략 같다"고 봤다. 이 부장검사는 이어 "(10년 이상) 수사도 할 만큼 해봤고 유학도 다녀왔을 시기여서 동요하는 검사들이 꽤 많을 것 같다"고 했다.
공소청 검사와 중수청 수사관을 놓고 득실을 따져보는 기류도 조심스럽게 감지된다. 대검찰청이 지난해 말 실시한 조사에서 중수청 근무를 희망하는 검사 비율이 1%에도 미치지 못했던 것과는 사뭇 달라진 풍경이다.
한 검사는 "형사소송법 개정안도 오늘(4일) 통과됐으니, 검사들도 결정해야 하지 않겠나"라며 "공직에 뜻이 있는 검사는 공소청에 잔류하길 원하겠지만, 수사에 관심이 많거나 향후 변호사 개업을 고려한다면 중수청 근무를 경험하는 것도 좋겠다는 의견이 조금씩 나온다"고 귀띔했다.
중수청의 채용안이 검사들의 전직을 끌어내기에는 유인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여전하다. 특히 '검사'라는 타이틀을 내려놓는 마당에 4급으로의 직급 강등까지 감수해야 하는 경력 10년 미만 평검사들에게는 중수청 수사관으로 옮길 매력이 크지 않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한 검사장은 "직급만으로는 (전직 유인이) 해결될 문제는 아니다"라며 "근무 여건, 순환근무 여부, 유학 기회 등 다양한 요인들이 종합적으로 고려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다른 차장검사도 "가장 의욕 넘치고 한창 일할 시기인 저연차(10년 미만) 검사들에 대한 우대 조건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법조계는 중수청의 검사 임용 특례 규정이 내년 4월 30일까지인 만큼, 막판까지 검찰 내부에서 '눈치싸움'이 치열할 것으로 본다. 중수청이 10월 개청 후 안착할지, 먼저 중수청으로 옮긴 '선발대' 검사들의 처우는 어떨지 등을 보고 결정한다는 전략이다.
한 검사는 "검사 임용 특례 규정이 내년 4월까지니까, (검사들도) 선뜻 손을 들기보다는 그때까지 눈치를 보지 않겠냐"며 "생각보다 (중수청이) 잘 굴러간다면 수사관 전직을 긍정적으로 검토하는 사람이 많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수청 개청준비단은 이달 5일부터 부산·제주·창원·광주지검을 시작으로 전국 18개 검찰청을 순회하며 '채용 설명회'를 갖는다. 준비단은 중수청 조직과 인사, 예산, 청사 등에 관해 설명한 뒤 질의응답 시간을 가질 예정이다.
dongchoi89@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