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진-김건희 만난적 없다"던 윤석열…2013년부터 '연결고리' 있었다
1심 "'선거 때 우연히 만난 사람' 해명 받아들이지 않아"
"선거인 판단 영향…윤우진 변호인 소개 부인도 유죄"
- 권진영 기자
(서울=뉴스1) 권진영 기자 = 건진법사 전성배 씨 관련 허위 사실을 공표한 혐의 등으로 기소된 윤석열 전 대통령이 1심에서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다. 1심은 윤 전 대통령의 허위발언으로 선거인의 올바른 의사결정이 침해됐다고 판단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부장판사 조순표)는 27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윤 전 대통령에 대해 "공소사실을 모두 유죄로 인정된다"며 이같이 선고했다. 윤 전 대통령에 대한 이번 선고 형량은 공직선거법상 당선무효형에 해당한다.
재판부는 윤 전 대통령에 대한 공소사실에 관해 "(당시) 후보자가 국정 운영에 있어 합리적 판단이 아닌 비공식적 영향력에 의존할 가능성이 있는지에 관한 것으로, 유권자의 관심이 대단히 높았던 사항에 관해 허위 사실을 공표해 그 죄질이 매우 무겁다"고 했다.
앞서 윤 전 대통령은 2022년 대선 후보 시절 김 여사와 함께 전 씨를 만난 적이 없다고 허위로 발언한 혐의로 기소됐다.
윤 전 대통령은 2022년 1월 17일 불교리더스포럼 출범식 인터뷰에서 전 씨는 "당 관계자가 소개해 인사한 스님"이라고 전했다. '배우자 김건희 여사와 함께 만났느냐'는 질문에는 "그건 아니다"라고 답했다.
이에 대해 윤 전 대통령 측은 재판 과정에서 해당 발언이 허위 사실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당 관계자의 안내로 전 씨와 인사했고 김 여사는 없었다는 취지로 답한 것"일 뿐, 전 씨와의 과거 만남에 대해서는 부인한 것이 아니라는 설명이다.
그러나 재판부는 윤 전 대통령 본인이 김 여사와 함께 전 씨가 운영하는 법당에 가거나 자신의 주거지에서 전 씨를 만난 사실을 인정하고 있다며 이 같은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에 따르면 윤 전 대통령은 2013년 12월쯤부터 김 여사를 통해 전 씨를 알게돼 자신의 검찰 내 징계 및 좌천 상황에 관한 조언을 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김 여사는 2016년 말 윤 전 대통령의 특검 파견 무렵과 2020년 추미애 당시 법무부 장관과의 갈등 국면에서도 전 씨로부터 관련 조언을 들어왔다.
재판부는 "무속 논란이 지지율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국면에서 해명으로 이뤄진 발언이란 점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은 발언 당시 그 내용이 객관적 사실과 다르다는 것을 인식하고 있었다고 봄이 타당하므로 허위사실 공표에 관한 고의도 인정된다"고 짚었다.
재판부는 특히 "선거에는 원래 다양한 분들이 오지 않냐. 그래서 저는 스님이라고 소개받았다"라는 윤 전 대통령의 답변에 주목했다. 이 답변이 "선거철 통상적으로 있을 수 있는 우연하고 피상적 만남에 불과하다는 인상을 강화한다"며 "후보자에 대한 선거인의 공정한 판단에 영향을 줄 만한 행위에 해당된다"고 것이다.
전 씨와 관련해서는 통상적인 승려로 볼 수 없다고도 했다. 전 씨가 운영하는 법당이 정식 사찰이 아닌 단독 주택 2층에 위치하고 있으며, 배우자를 둔 전 씨가 고인이 된 모친의 상을 모신 방에서 돈을 받고 점을 봐 줬다는 이유에서다. 재판부는 "전 씨는 통상적 불교 승려와는 구분되는 점술적 방식으로 조언을 하는 성격을 가진 인물로 봄이 타당하다"고 했다.
이밖에 2021년 윤우진 전 용산세무서장에게 변호인을 소개한 사실이 없다고 한 윤 전 대통령의 발언 역시 허위로 인정했다.
재판부는 윤 전 대통령이 진술을 통해 2012년 모 언론사 기자와의 통화 및 2019년 검찰총장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등 총 두 차례에 걸쳐 스스로 변호인을 윤 전 세무서장에게 연결해 준 사실을 인정했다고 짚었다.
또 변호인 소개 과정에서 "실제 접촉이 성사되도록 한 직접적 매개는 피고인 윤석열의 이름과 신뢰였다"며 이는 "이름 사용을 무기로 한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닌, 사건 관계인과 변호사 사이의 접촉을 성사시키는 구체적인 방법을 제공한 것"이라고 봤다.
즉 윤 전 대통령 자신이 주도한 구체적인 경험에 관한 허위 사실을 공표한 것에 대한 고의가 인정된다고 본 것이다.
재판부는 "허위사실 공표죄가 보호하고자 하는 법익인 선거인의 올바른 의사결정이 이 사건 각 범행으로 인해 침해됐다고 보기엔 충분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윤 전 대통령 측은 1심 판결을 놓고 "사실인정과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공표죄의 법리 적용에 중대한 오류가 있다"며 항소 의사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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