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대 범죄 피해자만 사회적 약자?"…법조계 "반쪽짜리 형사소송법"

보완수사권 폐지 우려해 온 정성호 "참모 통해 사퇴 의지 표명"
"검찰에 죽어도 수사권 못 주겠다는 뜻…제도 만신창이"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37회 국회(임시회) 법제사법위원회 제7차 법안심사제1소위원회 회의장에 형사소송법 개정안 법안심사 자료가 놓여 있다. 2026.7.24 ⓒ 뉴스1 유승관 기자

(서울=뉴스1) 문혜원 최동현 김민재 송송이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검사의 보완수사권 폐지를 당론으로 채택했다. 보완책으로 사회적 약자 대상 7대 범죄(이하 7대 범죄)만 전건송치해 검사가 최종적으로 판단하도록 했다. 그러나 법조계에서는 이같은 전건송치 기준이 자의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25일 법조계와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은 전날(24일) 의원총회에서 보완수사권을 비롯해 검사의 직접 수사를 금지하는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당론으로 추인했다.

7대 범죄(아동학대·가정폭력·성범죄·아동성범죄·스토킹·장애인학대·노인학대)는 경찰이 처리한 모든 사건을 검찰에 송치하는 '전건송치' 대상이다. 이는 형사소송법이 아닌 개별법 개정을 통해 추진한다. 특별사법경찰관(특사경)의 전건송치 의무도 남겨두었다.

또한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에 보완수사 전담 부서를 설치하고 7대 범죄에 한해 중수청이 보완수사할 수 있도록 했다. 이는 중수청법 개정으로 추진한다.

그간 민주당의 검찰 보완수사권 전면 폐지 방침에 우려를 표해왔던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사퇴 의지를 청와대 참모들을 통해 전달했다.

"보이스피싱·주가조작 피해자는 사회적 약자 아닌가"

법조계 전문가들은 7대 범죄를 정한 기준 자체가 모호하다고 입을 모았다.

한 재경지검 차장검사는 "7대 범죄 피해자 외에도 보이스피싱·주가조작 피해자가 있고 경찰 비리가 얽힌 범죄의 피해자도 있고 전 국민이 피해자인 마약범죄도 있다"며 "(경찰이) 제대로 수사하지 않으면 꼼꼼하게 따져 사회적 영향을 최소화해야 하는데 전건송치 범위가 너무 좁다"고 했다.

일선 지검의 한 현직 검사는 "7대 범죄 전건송치 제도가 아예 효과가 없다고 볼 수는 없지만, 경찰이 (7대 범죄에 포함되지 않는) 권력자들의 숨은 범죄나 뇌물 사건들을 송치하지 않고 덮어버려도 모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여성·가족 분야 블루벨트(대검 공인전문검사 2급) 인증을 받았던 차장검사 출신 권내건 법무법인 트리니티 변호사는 "(전건송치 대상을) '사회적 약자 대상 사건'으로 한정했다고 하는데, 그렇다면 7개 범죄 유형에 들어가지 않는 살인죄 피해자는 사회적 약자가 아닌가"라며 "범죄 피해를 당한 사람이면 당연히 사회적 약자"라고 했다.

"중수청 전담 부서에서 보완수사…신속 처리 불가능"

최근 '장윤기 사건'을 계기로 사회적 약자 보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를 반영해 7대 범죄에 대해선 중수청 전담 부서에서 보완수사가 가능하게 하는 방안이 제시됐지만, 그 실효성이 없을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재경지검 부장검사는 "반쪽짜리 형사소송법"이라며 "중수청으로 일부 사건을 넘긴다고 해서 장윤기 사태와 같은 사건을 막을 수 없다"고 했다.

이어 "장윤기 사태는 검사가 직접 사건을 검토해서 이상한 점을 느끼고 압수수색 등의 과정에서 확인된 것인데, 중수청에서 보완수사를 한다고 해서 아예 처음 보는 사건을 신속하게 수사해 처리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부연했다.

권 변호사도 "보완수사나 재수사가 필요하다는 검토를 검사가 하고 실제 수사는 다른 주체가 하는 것"이라며 "엄청난 비효율성을 가져올 것이 뻔하다"고 했다.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과 서울중앙지방검찰청의 모습. ⓒ 뉴스1
"특사경 사건만 전건송치?…수사 주체 따라 결론 달라"

특사경이 수사하는 사건만 전건송치할 합리적인 이유가 없고 수사 일관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한 차장검사 출신 변호사는 "똑같은 주가조작 사범이라도 금감원 특사경이 수사하면 전건송치를 해야 하고 경찰이나 중수청이 수사하면 전건송치 의무가 없다는 결론이 된다"며 "같은 범죄인데도 수사 주체가 다르다는 이유로 특정 사건만 전건송치 대상이 되는 셈"이라고 짚었다.

이어 "민주당이 벌이는 보완수사권 논쟁은 검찰에 죽어도 손톱만큼의 수사권을 못 주겠다는 것"이라며 "우리나라 형사 사법 제도가 만신창이가 돼가고 있다"고 했다.

전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법안심사1소위원회는 회의를 열고 축조심사를 진행했다. 주말 동안 조문안을 마련해 오는 27~28일 중 법사위 소위 논의를 마무리할 예정이다. 형사소송법 개정안은 이르면 오는 30일 본회의를 통과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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