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오세훈 유죄, 김건희 무죄…엇갈린 '명태균 여론조사' 재판

김건희는 1·2심 무죄…오는 24일 김건희 대법 선고

오세훈 서울시장이 22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정치자금법위반 혐의 1심 선고를 마치고 법원을 나서고 있다. (공동취재) 2026.7.22 ⓒ 뉴스1 이호윤 기자

(서울=뉴스1) 한수현 권진영 기자 = 정치 브로커 명태균 씨에게 여론조사를 의뢰하고 후원자에게 비용을 대신 지급하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오세훈 서울시장이 1심에서 유죄를 선고받았다.

명 씨의 여론조사와 관련해 김건희 특검팀(특별검사 민중기)이 기소한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와 오 시장 가운데 윤 전 대통령과 오 시장이 잇따라 1심에서 유죄 판단을 받은 것이다. 김건희 여사는 1·2심에서 무죄를 선고받고 오는 24일 대법원의 최종 판단을 앞두고 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조형우)는 22일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오 시장에게 벌금 1000만 원을 선고하고 2100만 원의 추징을 명령했다.

오 시장은 2021년 4월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명 씨로부터 10차례에 걸쳐 여론조사 결과를 제공받고, 자신의 후원자로 알려진 김 씨에게 조사비 약 3300만 원을 명 씨가 운영한 미래한국연구소에 대신 지급하게 한 혐의로 지난해 12월 불구속 기소됐다.

당시 오 시장 캠프 비서실장이었던 강 전 서울시 부시장은 오 시장의 지시를 받아 명 씨와 설문지를 주고받는 등 여론조사 실무에 관여한 혐의를 받는다.

특검은 오 시장과 강 전 부시장이 공모해 정치자금법에서 정하지 않은 방법으로 3300만 원 상당의 정치자금을 기부받고, 김 씨는 같은 금액을 기부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김 씨가 지급한 조사비 3300만 원 가운데 2100만 원에 대해 오 시장의 여론조사 의뢰와 김 씨의 대납 사실이 인정된다고 봤다.

재판부는 "김 씨가 대납하게 한 액수는 2100만 원으로 결코 작지 않다"며 "여론조사 의뢰 행위와 비용 납부 행위에 비춰 공직선거법에서 금지된 후보의 여론조사 실현 목적이 결부돼 죄질이 좋지 않다"고 밝혔다.

이어 "다년간 서울시장을 역임하면서 정치자금법을 잘 알고 있는데도 재판에서 여러 주장을 펼치며 책임을 제대로 인정하지 않는 태도로 일관했다"고 지적했다.

다만 재판부는 나머지 1200만 원 상당의 여론조사비 대납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로 판단했다.

오 시장은 선고 직후 취재진에게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면서도 "납득할 수 없다"며 항소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윤석열은 징역 2년·김건희는 무죄…엇갈린 판단

명 씨로부터 여론조사를 무상으로 제공받은 혐의로 기소된 윤 전 대통령과 김 여사에 대해서는 정반대의 결과가 나왔다. 윤 전 대통령은 1심에서 징역 2년을 선고받았지만 김 여사는 같은 혐의에 대해 1·2심에서 모두 무죄를 선고받았다.

김 여사 사건 1·2심 재판부는 명 씨가 윤 전 대통령 부부에게 제공할 목적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한 것이 아니라고 봤다.

김 여사 항소심 재판부는 "명 씨가 자신이 운영하는 미래한국연구소의 영업활동 또는 스스로의 정치적 성향에 따라 여론조사를 실시한 뒤 그 결과를 여러 사람에게 배포한 것으로 보일 뿐"이라며 윤 전 대통령 부부가 조사비 상당의 재산상 이익을 얻었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반면 윤 전 대통령 사건 1심 재판부는 윤 전 대통령이 2021년 6월 18일부터 같은 해 10월 21일까지 명 씨로부터 14차례에 걸쳐 2700여만 원 상당의 여론조사를 무상으로 제공받아 불법 정치자금을 수수했다고 봤다.

윤 전 대통령 부부와 명 씨 사이에 여론조사 무상 제공에 관한 순차적이고 암묵적인 의사 합치가 있었다는 게 재판부의 판단이다.

재판부는 "명 씨는 윤 전 대통령 부부에게 여론조사를 무상으로 제공하는 것을 비롯해 대선 전반에 관한 정치적 조언과 상담을 해줬다"며 "명 씨는 대통령 당선을 도와 추후 윤 전 대통령 부부를 통해 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하거나 확대하려 했고, 윤 전 대통령 부부는 명 씨로부터 결과 분석을 제공받아 선거 전략을 세우려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명 씨는 선거 여론조사업을 전문으로 했고, 윤 전 대통령은 공직에서 사퇴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선거 여론조사를 잘 알지 못했다"며 "윤 전 대통령이 여론조사의 구체적인 사항에 관한 결정권을 명 씨에게 일임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김건희 공동정범 판단도 엇갈려…24일 대법 선고

김 여사를 윤 전 대통령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에 대한 공동정범으로 볼 수 있는지를 놓고도 판단이 엇갈렸다.

김 여사 사건 1심 재판부는 김 여사가 정치자금법상 '정치활동을 하는 자'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경제공동체 논리를 전제로 하더라도 여론조사 결과라는 이익을 받는 과정에서 김 여사가 어떤 기능적 행위지배를 했는지 공소사실에 기재되지 않아 공동정범으로 인정할 수 없다고 봤다. 항소심도 이러한 1심 판단이 정당하다고 판단했다.

반면 윤 전 대통령 사건 1심 재판부는 김 여사가 정치자금법상 '정치활동을 하는 자'에 해당하지 않더라도 윤 전 대통령과 공모한 공동정범으로 볼 수 있다는 취지로 판단했다.

정치자금법 위반과 자본시장법 위반,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혐의로 기소된 김 여사의 상고심 선고는 오는 24일 열린다.

대법원은 애초 지난 16일을 선고기일로 지정했지만 윤 전 대통령의 1심 유죄 판결 이후 특검팀의 요청을 받아들여 선고를 연기했다. 특검팀은 윤 전 대통령 사건의 유죄 판단을 반영한 추가 의견서를 대법원에 제출했다.

ⓒ 뉴스1 양혜림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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