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오세훈 유죄, 김건희 무죄…엇갈린 '명태균 여론조사' 재판
김건희는 1·2심 무죄…오는 24일 김건희 대법 선고
- 한수현 기자, 권진영 기자
(서울=뉴스1) 한수현 권진영 기자 = 정치 브로커 명태균 씨에게 여론조사를 의뢰하고 후원자에게 비용을 대신 지급하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오세훈 서울시장이 1심에서 유죄를 선고받았다.
명 씨의 여론조사와 관련해 김건희 특검팀(특별검사 민중기)이 기소한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와 오 시장 가운데 윤 전 대통령과 오 시장이 잇따라 1심에서 유죄 판단을 받은 것이다. 김건희 여사는 1·2심에서 무죄를 선고받고 오는 24일 대법원의 최종 판단을 앞두고 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조형우)는 22일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오 시장에게 벌금 1000만 원을 선고하고 2100만 원의 추징을 명령했다.
오 시장은 2021년 4월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명 씨로부터 10차례에 걸쳐 여론조사 결과를 제공받고, 자신의 후원자로 알려진 김 씨에게 조사비 약 3300만 원을 명 씨가 운영한 미래한국연구소에 대신 지급하게 한 혐의로 지난해 12월 불구속 기소됐다.
당시 오 시장 캠프 비서실장이었던 강 전 서울시 부시장은 오 시장의 지시를 받아 명 씨와 설문지를 주고받는 등 여론조사 실무에 관여한 혐의를 받는다.
특검은 오 시장과 강 전 부시장이 공모해 정치자금법에서 정하지 않은 방법으로 3300만 원 상당의 정치자금을 기부받고, 김 씨는 같은 금액을 기부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김 씨가 지급한 조사비 3300만 원 가운데 2100만 원에 대해 오 시장의 여론조사 의뢰와 김 씨의 대납 사실이 인정된다고 봤다.
재판부는 "김 씨가 대납하게 한 액수는 2100만 원으로 결코 작지 않다"며 "여론조사 의뢰 행위와 비용 납부 행위에 비춰 공직선거법에서 금지된 후보의 여론조사 실현 목적이 결부돼 죄질이 좋지 않다"고 밝혔다.
이어 "다년간 서울시장을 역임하면서 정치자금법을 잘 알고 있는데도 재판에서 여러 주장을 펼치며 책임을 제대로 인정하지 않는 태도로 일관했다"고 지적했다.
다만 재판부는 나머지 1200만 원 상당의 여론조사비 대납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로 판단했다.
오 시장은 선고 직후 취재진에게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면서도 "납득할 수 없다"며 항소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명 씨로부터 여론조사를 무상으로 제공받은 혐의로 기소된 윤 전 대통령과 김 여사에 대해서는 정반대의 결과가 나왔다. 윤 전 대통령은 1심에서 징역 2년을 선고받았지만 김 여사는 같은 혐의에 대해 1·2심에서 모두 무죄를 선고받았다.
김 여사 사건 1·2심 재판부는 명 씨가 윤 전 대통령 부부에게 제공할 목적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한 것이 아니라고 봤다.
김 여사 항소심 재판부는 "명 씨가 자신이 운영하는 미래한국연구소의 영업활동 또는 스스로의 정치적 성향에 따라 여론조사를 실시한 뒤 그 결과를 여러 사람에게 배포한 것으로 보일 뿐"이라며 윤 전 대통령 부부가 조사비 상당의 재산상 이익을 얻었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반면 윤 전 대통령 사건 1심 재판부는 윤 전 대통령이 2021년 6월 18일부터 같은 해 10월 21일까지 명 씨로부터 14차례에 걸쳐 2700여만 원 상당의 여론조사를 무상으로 제공받아 불법 정치자금을 수수했다고 봤다.
윤 전 대통령 부부와 명 씨 사이에 여론조사 무상 제공에 관한 순차적이고 암묵적인 의사 합치가 있었다는 게 재판부의 판단이다.
재판부는 "명 씨는 윤 전 대통령 부부에게 여론조사를 무상으로 제공하는 것을 비롯해 대선 전반에 관한 정치적 조언과 상담을 해줬다"며 "명 씨는 대통령 당선을 도와 추후 윤 전 대통령 부부를 통해 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하거나 확대하려 했고, 윤 전 대통령 부부는 명 씨로부터 결과 분석을 제공받아 선거 전략을 세우려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명 씨는 선거 여론조사업을 전문으로 했고, 윤 전 대통령은 공직에서 사퇴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선거 여론조사를 잘 알지 못했다"며 "윤 전 대통령이 여론조사의 구체적인 사항에 관한 결정권을 명 씨에게 일임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김 여사를 윤 전 대통령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에 대한 공동정범으로 볼 수 있는지를 놓고도 판단이 엇갈렸다.
김 여사 사건 1심 재판부는 김 여사가 정치자금법상 '정치활동을 하는 자'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경제공동체 논리를 전제로 하더라도 여론조사 결과라는 이익을 받는 과정에서 김 여사가 어떤 기능적 행위지배를 했는지 공소사실에 기재되지 않아 공동정범으로 인정할 수 없다고 봤다. 항소심도 이러한 1심 판단이 정당하다고 판단했다.
반면 윤 전 대통령 사건 1심 재판부는 김 여사가 정치자금법상 '정치활동을 하는 자'에 해당하지 않더라도 윤 전 대통령과 공모한 공동정범으로 볼 수 있다는 취지로 판단했다.
정치자금법 위반과 자본시장법 위반,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혐의로 기소된 김 여사의 상고심 선고는 오는 24일 열린다.
대법원은 애초 지난 16일을 선고기일로 지정했지만 윤 전 대통령의 1심 유죄 판결 이후 특검팀의 요청을 받아들여 선고를 연기했다. 특검팀은 윤 전 대통령 사건의 유죄 판단을 반영한 추가 의견서를 대법원에 제출했다.
shhan@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