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재, '서부지법 난동 촬영' 벌금형 정윤석 다큐감독 사건 재판소원 심리

"예술, 표현, 언론·출판의 자유 및 평등권 침해"

지난 1월 19일 서울서부지법 난동을 기록한 정윤석 다큐멘터리 감독. ⓒ 뉴스1

(서울=뉴스1) 문혜원 기자 = '서울서부지법 난동 사태'를 촬영한 다큐멘터리 감독 정윤석 씨에게 벌금형을 확정한 법원 판결이 헌법재판소의 판단을 받게 됐다.

헌재는 지정재판부 평의 결과 정 씨가 유죄를 선고받은 재판들을 취소해달라며 낸 재판소원 사건을 전원재판부에 회부했다고 21일 밝혔다.

다큐멘터리 영화 감독인 정 씨는 지난해 1월 19일 서울서부지법 난동 사태를 촬영하다가 서울서부지법 경내에 침입했다는 혐의(건조물침입죄)로 1심과 2심에서 벌금 200만 원을 선고받았다.

재판에서 정 씨는 비상계엄 선포 관련 영상을 촬영하고 있었고 경찰에 물리력을 행사하지 않았다고 주장했지만 유죄가 인정됐다.

2심은 "역사적 현장을 촬영하겠다는 소명 의식에서 법원 경내로 진입했고 그들과 거리를 두고 촬영만을 했던 것으로 보이기는 한다"면서도 "진입 당시 법원의 객관적 사정, 정 씨의 인식·의식 등에 비춰 침입 고의 자체를 부정할 수는 없다"고 했다.

이어 "정 씨에게 다큐멘터리 영화를 찍을 표현·예술의 자유가 있더라도 타인의 법익을 침해하는 행위에 대해서는 법적 제재가 이뤄질 수 있다"고 판단했다.

대법원도 지난 4월 30일 원심 판단을 그대로 받아들였고 형이 확정됐다. 이에 정 씨는 지난 5월 28일 헌재에 재판의 취소를 구하는 재판소원을 청구했다.

정 씨는 "법원은 보호받아야 할 예술의 자유 등 기본권 행사와 책임을 물어야 할 범죄행위를 구분해야 함에도 다큐 영화 촬영을 위한 공익 목적으로 법원 경내에 진입한 행위에 대해 언론기관이나 기자가 아니라는 이유로 형법상 위법성 조각 사유인 정당행위를 인정하지 않았고 처벌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국민의 알 권리에 기여하는 기록 행위에 대해 '언론기관에 의한 경우'와 '예술인에 의한 경우'를 달리 취급하고 '폭력을 목적으로 한 침입행위'와 '현장을 기록하기 위한 진입행위'를 동일하게 평가했다"며 "재판들은 예술의 자유, 표현의 자유, 언론·출판의 자유, 그리고 평등권 등을 침해했다"고 했다.

헌재는 "다큐 영화감독으로서 청구인의 행위는 예술 행위의 일환이자 공적 기록이라는 성격을 동시에 가진다"며 "전원재판부에서 다각적인 검토가 이루어질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재판소원 도입(3월 12일) 이후 전날(20일)까지 접수된 사건은 총 1581건이다. 이 중 15건이 전원재판부에 회부됐고 1302건이 각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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