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감사 기간 중 무단결근' 전 선관위 간부 파면은 정당"

'선관위 채용 비리' 의혹 감사 진행 중인데 무단결근·해외여행
법원 "공무원으로서 복무규율 준수 의지가 있었는지 의심스러워"

서울행정법원·서울가정법원

(서울=뉴스1) 권진영 기자 = 선거를 앞두고 해외여행 및 개인적인 용무를 처리할 목적으로 70일 이상 무단결근한 전 지역 선거관리위원회(선관위) 간부를 파면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처분은 적법하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21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2부(부장판사 공현진)는 지난 16일 전 강원도 선관위 간부 A 씨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위원장을 상대로 제기한 파면 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서기관(4급) 직급에 해당하는 A 씨는 홍보과장 및 사무국장으로 재직하는 동안 76일간 해외·국내 여행 등을 목적으로 무단결근하거나 허위 병가를 낸 사실이 드러나 파면됐다.

앞서 감사원은 2023년 선관위 내 자녀 채용 비리 의혹이 불거지자 인력관리실태 관련 조사에 나섰다가 A 씨의 복무 위반 사항을 적발했다. 감사원은 국가공무원법 규정에 따라 A 씨를 징계처분할 것을 요구했다.

감사원 조사에 따르면 A 씨는 근무지 무단이탈로 1874만 7300원의 부당 이득을 본 것으로 파악됐다. 또 허위 병가 및 무단이탈 시 소위 '셀프 결재'를 한 사실도 확인됐다.

중앙선관위 고등징계위원회는 이 같은 감사 결과를 검토한 후 A 씨를 파면했으나 A 씨는 이에 불복해 소송을 제기했다. 감사원의 직무감찰이 헌법 등에 의해 부여받은 중앙선관위의 권한을 침해한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재판부는 A 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감사원이 중앙선관위 및 그 직원에 대해 직무감찰 권한이 없다 해도 직무감찰 결과 자체는 사실인정의 근거로 사용할 수 있다고 봤다. 행정조사와 처분절차는 구분되며 근거 법령도 다르다는 지적이다.

또 "중앙선관위장이 A 씨에 대한 감사원의 감사 결과에 이견이 없다는 의견을 제출한 바 있고 객관적 자료만으로도 A 씨의 비위 행위는 충분히 인정된다"고 했다.

재판부는 A 씨의 무단결근 시기가 감사원이 선관위 채용 비리 의혹 관련 직무감찰에 착수한 시기와 겹치는 점을 들어 "공무원으로서 최소한의 복무규율 준수 의지가 있었는지 의심스럽다"라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이 사건 처분으로 A 씨가 입게 될 불이익보다 중앙선관위 소속 공무원들에 대한 복무기강 정비, 공직사회에 대한 신뢰 회복 등 공익상 필요가 훨씬 크다"며 "파면 처분 취소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기각한다"고 밝혔다.

realkwo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