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재검토 지시' 촉법소년 연령 하향…전문가 "시스템 보완 우선"
최근 5년 소년부 송치 81% 증가…성폭력 사건 송치 86%↑
2022년에도 하향 추진했다가 무산…대법원·인권위 등 반대 의견
- 송송이 기자
(서울=뉴스1) 송송이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정부의 촉법소년 연령 '조건부' 하향 방안에 대해 재검토를 지시하면서 관련 논의가 다시 본격화되고 있다.
16일 법조계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지난 14일 국무회의에서 강력 범죄에 대해서 촉법소년 연령을 1세 낮추는 방안에 대해 "특정 범죄에 대해서만 1살만 낮추자는 건데 너무 미약하지 않느냐"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중대·강력·반복 범죄에 대해서만 연령을 낮출지, 1세 혹은 2세를 낮출지 등에 대해 다시 국민의 의견을 수렴해 보자고 제안했다.
촉법소년 연령 하향 요구는 2017년 '부산 여중생 집단 폭행 사건' 등 소년 강력범죄가 발생할 때마다 확산했다. 최근에는 촉법소년 범죄를 다룬 넷플릭스 드라마 '참교육'의 흥행으로 공론화했고, 이 대통령이 언급하면서 논의에 불이 붙은 모양새다.
촉법소년은 범죄를 저질렀으나 형사책임능력이 없다고 간주되는 만 10세 이상 14세 미만의 소년을 말한다.
경찰청에 따르면 최근 5년 사이(2021~2025년) 촉법소년의 소년부 송치 건수는 약 81%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인 수치는 △2021년 1만 1677건 △2022년 1만6435건 △2023년 1만 9653건 △2024년 2만814건 △2025년 2만 1095건을 기록했다.
범죄 유형 가운데에는 성폭력 사건이 같은 기간 398건에서 739건으로 86%가 늘어났다.
다만 이러한 증가 추세가 실제 범죄의 증가로 단정하기는 어렵다는 반론도 제기된다.
현행 소년법상 경찰서장은 사건의 경중과 상관없이 모든 촉법소년 사건을 소년부로 송치해야 한다. 소년부 송치 사건 가운데 혐의가 인정되기 어려운 단순 신고나 오인 신고 사건까지 포함될 가능성이 있는 셈이다.
이 때문에 경찰에 접수된 사건의 수가 곧 실제 범죄라고 해석할 수는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또 소년부에 송치된 촉법소년 사건 가운데 중대 범죄로 분류되는 살인과 강도 등은 발생 건수 자체가 크다고 보기는 어렵다.
살인은 2021년과 2025년 각각 2건과 0건에 불과했고, 강도는 각각 11건과 6건에 그쳤다.
앞서 법무부는 지난 2022년에도 형사미성년자 연령을 14세에서 13세로 낮추는 소년법·형법 개정을 추진했다.
소년범죄 흉포화로부터 국민을 보호하고, 보호처분을 받은 촉법소년 중 13세 비중이 약 70%에 달하기 때문에 연령 하향이 필요하다는 취지였지만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해 입법화하지 못했다.
당시 대법원 법원행정처는 아동 발달에 대한 이해를 간과한 채 연령을 낮추는 것에 반대한다며 "13세 소년이 형사책임능력을 갖췄다고 단정 짓기 어렵다"는 의견을 국회에 제출했다.
또 국가인권위원회는 연령 하향이 "국제인권기준이 요구하는 소년의 사회복귀와 회복의 관점에 반한다"며 교화·교정시설 확충과 보호관찰관 인원 확대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밝혔다.
이번 논의에서도 엄벌주의적 접근이 아닌 소년범죄에 대응하기 위한 시스템과 인력을 전문적으로 구축하는 안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서울의 한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현재 소년원 시설, 교육 자원, 인력 모두 태부족한 상황"이라며 "소년부 판사도 25명밖에 안 된다. 이런 여건을 개선하지 않은 채 처벌 연령만 낮추는 것은 해법이 될 수 없다"고 말했다.
mark83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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