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상 여론조사' 윤석열 1심 징역형, 김건희 1·2심 무죄…뭐가 달랐나

'尹부부 여론조사 전속 귀속 여부' 등 쟁점마다 판단 엇갈려
김영선 공천 연관성 판단도 배치

정치 브로커 명태균 씨로부터 무상으로 여론조사를 받은 혐의로 기소된 윤석열 전 대통령이 13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1심 선고공판에서 선고 내용을 듣고 있다. (서울중앙지방법원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2026.7.13 ⓒ 뉴스1

(서울=뉴스1) 한수현 기자 = 정치 브로커 명태균 씨로부터 무상으로 여론조사를 받았다는 혐의로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가 각각 기소됐으나 결과는 정반대였다. 김 여사는 이 혐의에 대해 1·2심 모두 무죄를 선고받은 것과 달리, 윤 전 대통령 1심 재판부는 징역형을 선고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부장판사 이진관)는 13일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윤 전 대통령에 대해 징역 2년을 선고하고 1390만3600원의 추징을 명령했다.

함께 기소된 명 씨에 대해선 징역 1년 6개월 선고하고, 증거인멸의 우려가 있다며 그를 법정 구속했다.

金 1·2심 "여론조사 배포받는 상대 중 하나" vs 尹 재판부 "암묵적 의사 합치"

김 여사 1심 재판부는 여론조사의 실시 여부 및 방법, 여론조사 결과의 공표나 배포 등에 관해 명 씨가 김 여사의 지시를 받았다는 자료가 없으므로 여론조사 결과가 전속적으로 윤 전 대통령 부부에게 귀속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김 여사 1심 재판부는 "만약 여론조사가 김 여사의 지시 내지 의뢰에 따라 이뤄진 것이라면 명 씨는 여론조사 실시 전에 설문내용, 공표 여부 등에 관해 지시를 받고, 그 결과를 김 여사에게 먼저 보고한 다음 배포 상대방 등에 관해 김 여사의 지시를 받았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윤 전 대통령 부부는 명 씨가 실시한 여론조사를 배포 받는 상대방 중 하나였을 뿐"이라고 덧붙였다.

김 여사 항소심 재판부도 명 씨가 윤 전 대통령 부부에게 제공하기 위해 여론조사를 실시한 것이 아니라고 봤다.

김 여사 항소심 재판부는 "자신이 운영하는 미래한국연구소의 영업활동의 일환 또는 스스로의 정치적 성향에 기인해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를 여러 사람에게 배포한 것으로 보일 뿐"이라며 윤 전 대통령 부부가 여론조사 비용 상당의 재산상 이익을 취득한 것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반면 윤 전 대통령의 사건을 심리한 재판부는 윤 전 대통령이 명 씨로부터 2021년 6월 18일~2021년 10월 21일 14회에 걸쳐 2700여만 원 상당의 여론조사를 무상으로 제공받아 불법 정치자금을 수수했다고 봤다.

아울러 윤 전 대통령 부부와 명 씨 사이에 여론조사 제공에 관한 순차적·암묵적인 의사 합치가 있었다고 인정했다.

재판부는 그 근거로 △윤 전 대통령 부부와 명 씨가 만나게 된 경위 △만남 당시 윤 전 대통령의 정치적 상황 △주고받은 메시지와 통화 내용 △만남 이후 윤 전 대통령에게 유리하게 여론조사의 표본추출 방식을 변경하고 일부 여론조사의 결과를 허위로 작출해 결과를 왜곡한 점 등을 들었다.

재판부는 "명 씨는 윤 전 대통령 부부에게 여론조사를 무상으로 제공하는 것을 비롯해 대선 전반에 관한 정치적 조언과 상담을 해줬다"며 "대통령 당선을 도와 추후 윤 전 대통령 부부를 통해 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하거나 이를 확대하기 위한 목적으로, 윤 전 대통령 부부는 명 씨로부터 결과 분석을 제공받아 선거 전략을 세울 목적으로 여론조사 무상 제공에 관한 합의를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명 씨는 선거 여론조사업을 전문으로 하던 자였고, 윤 전 대통령은 공직에서 사퇴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선거 여론조사에 대해 잘 알지 못했다"며 "여론조사의 구체적인 사항에 관한 결정권을 명 씨에게 일임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金 1·2심 "여론조사-공천 연관성 없어" vs 尹 재판부 "공천에 영향"
김건희 여사가 지난달 26일 서울 서초구 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알선수재) 부정청탁및금품등수수의금지에관한법률위반 증거인멸 등에 대한 1심 선고 공판에 출석했다.(서울중앙지방법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6.6.26 ⓒ 뉴스1 이호윤 기자

여론조사의 대가로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의 공천을 약속했는지에 대해서도 앞선 김 여사 1·2심 재판부와 윤 전 대통령 재판부의 판단이 엇갈렸다.

김 여사 1심 재판부는 "명 씨가 김 여사로부터 여론조사 비용을 받는 대신 김 전 의원에 대한 공천을 약속받았다는 취지로 이야기했으나, 만약 김 여사가 공천을 확언했다면 여러 사람들에게 지속적으로 연락해 공천을 부탁하진 않았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 여사 항소심 재판부도 "명 씨와 김 여사 사이에 오고 간 문자 메시지 내용 및 통화 내용 등을 모두 모아 보더라도 명 씨가 김 전 의원의 공천을 위해 상당한 노력을 한 사실이 인정될 뿐, '여론조사 내지 여론조사 비용'을 김 전 의원의 공천과 연관 지을 수 있게 하는 내용이 포함돼 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반면 윤 전 대통령 사건을 심리한 재판부는 "윤 전 대통령은 명 씨의 부탁에 따라 김 전 의원의 공천을 위해 상당한 노력을 한 것으로 보인다"며 "윤 전 대통령 부부는 명 씨에게 14회에 걸쳐 여론조사를 무상으로 제공받았는 바, 이는 윤 전 대통령이 공천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데 있어 일부 영향을 미쳤던 것으로 보인다"고 짚었다.

윤 전 대통령 부부의 혐의에 대해 공동정범 인정도 달랐다.

김 여사 사건의 1심은 김 여사가 정치자금법상 '정치 활동을 하는 자'에 해당하지 않고, 경제공동체 논리를 전제하더라도 윤 전 대통령의 여론조사 결과라는 이익 수수에 있어 김 여사의 기능적 행위지배 내용이 무엇인지 공소사실에 기재가 없어 공동정범으로 인정할 수 없다고 봤다. 2심도 이러한 1심 판단이 정당하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윤 전 대통령 사건 재판부는 "김 여사가 '정치활동하는 자'에 해당하지 않더라도 정치자금법상 공동정범의 책임을 진다"고 밝혔다.

한편, 정치자금법 위반과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알선수재) 혐의를 받는 김 여사의 상고심 선고기일은 오는 16일로 예정돼 있다.

shha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