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상 여론조사' 尹 1심 징역 2년…"대선 경선 영향, 민주주의 위해"

명태균 징역 1년 6개월…'증거인멸 우려' 법정구속
윤석열·명태균 측 "항소"…특검 "국민 법 감정 부합"

윤석열 전 대통령. (뉴스1 DB). 2026.7.9 ⓒ 뉴스1

(서울=뉴스1) 한수현 장시온 기자 = 정치 브로커 명태균 씨로부터 무상으로 여론조사를 받은 혐의로 기소된 윤석열 전 대통령이 1심에서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부장판사 이진관)는 13일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윤 전 대통령에 대해 징역 2년을 선고하고 1390만여 원의 추징을 명령했다.

함께 기소된 명 씨에 대해선 징역 1년 6개월 선고하고, 증거인멸의 우려가 있다며 그를 법정 구속했다.

재판부는 윤 전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명 씨로부터 제공받은 여론조사들 중 14회에 대해 정치자금법 위반 행위로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여론조사의 무상 제공은 여론조사 기관이 유착 관계를 형성해 왜곡할 수 있어 선거 자체의 공정성을 해하고 민주주의에 심각한 위해를 가할 수 있다"며 "비공표용 여론조사 4건은 명 씨가 표본을 허위로 부풀려 결과가 왜곡됐고, 공표용은 표본이 윤 전 대통령에게 유리하게 만들어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객관적인 여론조사인 것처럼 여러 정치인에게 전달돼 당내 정치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크고, 국민의힘 대선 경선에도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특히 윤 전 대통령이 여론조사를 무상으로 받고 2022년 6·1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의 공천과 관련해 영향력을 행사했다고 인정했다.

재판부는 "윤 전 대통령은 대선 출마를 선언하면서 김 여사를 통해 명 씨로부터 여론조사를 받고, 대선 전반에 대한 조언을 구하고 김 전 의원의 공천 관련해 명 씨의 부탁을 받고 장제원 전 의원을 통해 영향력을 행사했다"며 "여론조사를 받게 된 경위나 그로 인한 효과를 비춰보면 윤 전 대통령의 행위는 정치의 불신을 가중시켜 민주주의 발전을 저해시켰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양형 사유를 밝히며 윤 전 대통령의 태도를 지적하기도 했다.

재판부는 "객관적인 증거에도 불구하고 윤 전 대통령은 수사기관에서 '여론조사를 명 씨와 논의한 적 없다'고 했다"며 "법정에서 특검팀 신문에 '증거가 있나요', '증거가 있으면 대세요'라며 되물었다"고 전했다.

재판부는 명 씨의 양형 배경에 대해 "(여론조사) 표본 추출방식을 윤 전 대통령에게 유리한 방식으로 하거나 표본값을 부풀려 유리하게 나오도록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윤 전 대통령 부부에게 여론조사가 제공된 기간, 액수, 그로 인해 발생한 효과를 비춰보면 명 씨의 범행은 민주 정치의 건강한 발전을 저해하고 여론조사의 투명성을 훼손했다"고 밝혔다.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를 받는 '정치브로커' 명태균 씨가 13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정치자금법 위반 사건 1심 선고에 출석하고 있다. 2026.7.13 ⓒ 뉴스1 이호윤 기자

윤 전 대통령과 명 씨 측은 선고 직후 항소 의사를 밝혔다.

윤 전 대통령의 변호인은 "법리적으로나 사실관계 측면에서 받아들이기 어려운 부분이 다수 있다"며 "항소해서 다투겠다"고 말했다.

명 씨의 변호인은 "대법원 판례와 배치되는 법리 오해 부분이 있어 항소해서 바로잡을 것"이라고 했다.

김건희 특검팀(특별검사 민중기)은 "국민 법 감정에 부합하는 판결"이라며, 항소 여부에 대해서는 "판결문을 검토한 후 논의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특검팀은 윤 전 대통령에 대해 징역 4년을 구형했다.

윤 전 대통령은 김 여사와 공모해 2021년 6월부터 2022년 3월까지 명 씨로부터 합계 2억 7000만 원 상당의 여론조사를 무상으로 제공받은 혐의로 지난해 12월 기소됐다.

명 씨는 같은 기간 윤 전 대통령 부부에게 2억 7000만 원 상당의 여론조사를 무상으로 기부한 혐의를 받는다.

shha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