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차전지 주가조작' 前 경제관료 첫 재판 "공모 혐의 수긍 못 해"

알에프세미 전현직 대표 사기적 부정거래 등 혐의

남부지방법원 남부지법 로고 현판

(서울=뉴스1) 신은빈 기자 = 이차전지 열풍을 틈타 반복적 허위 공시로 자사 주가를 9배까지 띄운 반도체 소자 제조업체 '알에프세미'의 전·현직 대표가 주가 조작 공모 혐의를 부인했다.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5부(부장판사 노유경)는 10일 오전 자본시장법 위반(사기적 부정거래) 및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배임 혐의 등을 받는 알에프세미 전직 대표 A 씨(69)와 현직 대표 B 씨(58)에 대한 첫 공판기일을 열었다.

A 씨는 차관보급 경제 관료 출신으로, 검찰은 지난달 10일 이들을 구속 기소했다.

이들은 2023년 알에프세미를 인수한 뒤 이차전지 사업을 통해 국내에서 동남아시아·유럽·미국 등 해외 시장으로 확장할 것처럼 허위 내용을 공시해 주가를 조작한 혐의를 받는다.

이날 A·B 씨 측은 검사의 공소 내용에 대해서는 대체로 사실관계를 다투지 않겠다면서도, 주가 조작을 공모한 사실과 이차전지 사업 관련 허위 공시의 고의성은 없었다며 해당 혐의를 부인했다.

A 씨는 "알에프세미에서 이차전지 사업을 진정으로 추진하려 해서 B 씨 측 요청으로 대표를 맡았다"며 "재직기간 열심히 일했으며 검찰이 주장하는 여러가지 사안을 도저히 수긍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B 씨 측 변호인은 "(주가 조작) 공모 관계가 없다는 것을 전제로 한다"며 사기적 부정거래 여부, 이익 범위를 두고 이견이 있다고 밝혔다.

알에프세미 법인 측 역시 "공소사실을 부인한다"고 주장했다.

검찰 조사 결과 이들은 당시 자금난을 겪던 알에프세미에 이차전지 신규 사업을 빌미로 접근해 알에프세미의 경영권 주식 490만 주를 주당 4249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맺었다.

알에프세미는 고위급 관료라는 A 씨의 이력과, B 씨가 당시 운영하던 중국 유력그룹에서 투자자금을 마련하겠다는 자료를 믿고 회사를 넘겼지만 이들에게 투자 유치 자본력은 없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회사 대표이사가 된 A 씨와 최대주주가 된 B 씨는 이후 주가 부양을 위해 허위 호재와 공시 작업에 돌입했다.

B 씨는 중국 공장에서 이차전지를 매년 최소 5000만~최대 1억 개씩 약 10년간 공급받아 전 세계로 최대 6조 원 규모의 독점 판매를 할 예정이라고 허위 공시했다. 또 유상증자 대금 100억 원을 투입하고 600억 원 규모의 전환사채(CB) 발행이 임박한 것처럼 허위 공시를 반복했다.

거짓 호재에 2000원대 초반이었던 회사 주가는 최고가를 경신하며 최대 9배인 2만 9450원까지 치솟았다. 하지만 모두 허구로 밝혀지자 주식 거래가 정지되며 주가는 다시 2000원대로 급락했다.

이에 회사는 상장 폐지가 결정됐고, 소액 주주 1만 5000여 명이 막대한 피해를 입었다.

이외에도 이들은 이렇게 확보한 주식 대금을 강남 사채업자에게 빌린 100억여 원의 채무를 갚는 데 쓰는 등 개인적으로 유용한 혐의도 받는다.

bean@news1.kr